청소년기 자녀와의 의사소통 방법

아이와 대화가 힘들어요.

청소년기 부모교육을 강의하며 가장 많이 질문을 받고 또 강의 후에 상담해드렸던 주제는 ‘어떻게 하면 자녀와 대화를 잘할 수 있고, 내 이야기를 자녀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즉 ‘자녀와의 의사소통’이지요. 그래서 오늘은 지면으로나마 의사소통에 대한 몇 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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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이렇게 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말은 하는 것도 듣기도 참 어렵습니다. 저같이 상담을 전공한 사람들도 공부하는 과정 이외에 수년간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면서 말을 하고 듣는 것에 대한 훈련을 받지만, 늘 조심스럽고 또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특히 가장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을 많이 드러내고 지내는 ‘가정’에서의 ‘의사소통’은 자칫 신경 쓰지 않고 평상시 습관처럼 말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잘못 듣기도 하고 잘못 전달되기도 합니다. 특히 자녀들이 ‘사춘기 청소년’인 부모님의 경우는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시기도 합니다. ‘이 녀석들이 예전에는 말도 참 잘 듣고 착했는데, 요즘은 잘 듣지도 않고 말을 하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씀하시지요. 이런 경우처럼 사춘기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님들께는 다음과 같은 의사소통 팁을 참고해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쿨(cool)해지세요

의사소통은 기본적으로 면대면(face-to-face)으로 이루어지거나 의사소통 대상자들 간의 서로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만 말을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집에서는 어떠신지 잘 떠올려 보세요. 엄마나 아빠는 아이를 쫓아가며 아이 뒤통수에 대고 이야기를 하시거나, TV를 보거나 설거지를 하면서 아이에게 큰 목소리로 말씀하시거나, 밥 먹는 아이 앞에서 취조하듯 혼자 묻고 답하기를 하지 않으시나요? 쿨해지십시오.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상대에게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듣지 않는 것’이 아니라 ‘들리지 않게’ 됩니다. 앞으로 이렇게 말씀해보세요. “○○야, 엄마/아빠가 (*****)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은데 지금 말해도 될까? 아니면 조금 있다가 네가 시간 괜찮을 때 말해주면 그때 하고 싶은데 어떠니?” 그리고 아이 방에서 나오시든지, 아니면 하시던 일을 계속하시면 됩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들을 준비가 된 자녀의 의사를 확인하고 말씀을 전달하셔야 합니다.

잔소리할 것 같으시면 말씀을 하시지 마시고 고개만 끄덕이십시오

어떤 날은 아이가 부모에게 이야기하는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 ‘기회는 이때다’하시면서 일장 연설을 하시지 않으셨나요? 아이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조언이 아닌 ‘잔소리’가 될 것 같으면 차라리 아무 말씀 하시지 마세요. 우리 성인들의 삶에서도 무작정 나의 속 깊은 이야기를 하는 친구를 만나서 고민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날이 있지요. 그 친구의 반응을 잘 떠올려보십시오. 그 친구는 아마도 내가 이야기하는 동안 나를 지지하거나 동정하는 눈빛과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아 그랬구나, 네가 힘들었겠구나’하면서 맞장구 쳐주지 않았나요? 우리 아이들도 부모에게 와서 어떤 이야기를 할 때 이렇게 무작정 들어주며 고개를 끄덕이고 ‘아, 그렇구나, 네가 힘들었겠구나, 그래도 우리 ○○가 참 잘해냈네’를 듣고 싶었을 것입니다. 오늘부터는 ‘조언’을 해주시보다는 고개 끄덕이기와 ‘아 그랬구나’라는 말씀만 하시면 됩니다.

부모님의 오늘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먼저 시작해보십시오

늘 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친구들과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시다는 이유로 자꾸 캐묻지 않으셨나요? 아마 아이들은 그 질문에 형식적으로 ‘좋았어요, 아무 일 없어요’라고 대답하거나 아예 아무 말 하지 않거나 했을 것입니다. 아마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미처 몰랐을 자녀도 있고, ‘취조’라고 느껴지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일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다면 부모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으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오늘 내가 회사에 갔었는데 옆자리에 앉은 ○○가 자꾸 말을 걸고 시끄럽게 해서 좀 짜증이 나기도 했었어. 같이 밥 먹으러 가기 싫었는데 따라오고 그래서 좀 그랬다니까. 너도 학교에서 이런 일 있지?’ 정도로 해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도 ‘어떤 식으로 이야기해야 하는지, 이런 일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내게 되고 부모들도 부담 없이 아이들의 일상을 들을 수 있게 됩니다. 더 나아가서 아이들은 ‘우리 엄마 아빠도 사람이구나. 저런 일도 경험하고 저런 생각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경험도 될 것입니다. 부모에 대한 이해가 더 넓어지고 깊어진다는 이야기이지요.

화가 나면 ‘나’ 이야기만 하세요

아이랑 대화를 나누시다가 화가 나시면 ‘야단’,‘훈계’를 목적으로 막 퍼붓지 않으신가요? 이럴 경우 ‘나’ 이야기만 해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스마트 폰으로 게임이나 SNS를 과도하게 하여 눈에 거슬린다고 가셔서 ‘폭풍 잔소리’를 쏟아놓기보다는 ‘○○야 엄마, 아빠가 네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다고 느껴져, 그래서 혹시 중독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어쩔 땐 화도나.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해보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인 ‘나’의 이야기만 하는 것입니다. 절대 자녀를 비방하거나 욕하지 마세요.

작은 수첩을 활용해보세요

늦은 밤까지 공부하거나 부모의 경제활동으로 아이를 잘 만나지 못하는 경우에는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이 없습니다. 이럴 때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문구점이나 마트에 가셔서 손바닥 정도 크기의 수첩을 구매하신 후 꼭 하고 싶은 ① 한 가지 이야기를 ② 5줄 내외로 적으셔서 아이 방에 가져다 놓으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야 요즘 힘들지? 엄마/아빠가 너랑 이야기 하고 싶은데 시간이 잘 안되는구나.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고 일어날 때마다 짜증을 내서 속상한 적이 참 많아. 어떻게 깨워주면 될까 나도 생각해볼게. 너도 짜증 내는 것에 대해 생각해주면 좋겠다.’라고 해보시면 됩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잘 듣고 잘 말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아마 평생에 걸쳐 연습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 과제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대로 밖에 나가서 하게 됩니다. 부모가 잘 듣고 잘 이야기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고, 가족 내의 원활한 의사소통으로 행복이 꽃피는 가정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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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최총명 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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