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어머님! 저희 아이 돌봐 주실거죠? 얘들아! 우리의 삶도 중요하단다

자식들의 손주 양육부탁 어떻게 해야하나요?

권희정
서울가족학교 중장년기교육 강사

손자녀가 태어나고 자녀들이 아이를 돌봐달라고 요청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만일 돌봐준다면 언제까지, 어떻게? 돌봐주지 않게 되면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어떻게 돌보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까요.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의 마음은 비슷합니다. 부모의 입장으로는 자녀의 빠른 경제적 자립이나 자녀가 마음 놓고 직장생활을 하는 걸 돕고 싶고, 조부모 입장에서는 손자녀가 귀엽고, 보고 싶어서, 손자녀를 남에게 맡기는 게 불안하거나, 잘 키워주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돌봐 주자니 조부모 자신이 힘들고, 안 돌봐 주자니 자녀가 힘들고 조부모 자신의 삶도 중요하고 자녀에게 도움도 되고 싶고, 조부모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양육보상과 양육비용

손자녀 양육 보상

1세대가 3세대를 교육하는 격대교육은 지식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 가르치는 우리나라의 전통 교육방식입니다. 퇴계 이황 선생은 손자 안도에게 125통의 편지를 보내어 바른 인성과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을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손자녀 양육 비용

조부모의 개인 시간 부족, 자녀와의 육아 방식 의견 차이에서 오는 갈등, 신체적 노화로 인한 어려움, 자녀가 손자녀 양육에 대해 고마움을 모르는 태도를 보일 때 서운함, 재취업기회 상실, 조부모 자신의 삶에 대한 다양한 기회 상실 등이 있습니다.

조부모의 선택, 돌봐줄 것인가 거절할 것인가

조부모의 삶, 자녀의 삶, 손자녀의 삶 모두가 중요하기 때문에 손자녀 양육과 조부모 자신의 돌봄 사이의 균형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거절하기

만약 손자녀를 돌보는 것이 어렵다면 손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자녀가 임신 전에 손자녀를 돌볼 수 없음에 대해 의사 표현을 하는 게 좋습니다. 좀 더 바람직한 방법은 자녀가 결혼하기 전부터 손자녀를 돌볼 수 없음을 미리 이야기하여 자녀가 일찍부터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샬 로젠버그는 거절은 거절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존재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다른 수단과 방법을 선택하고 있음의 표현이라고 했습니다.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보는 것을 거절하는 것은 자녀나 손자녀가 싫어서가 아니라 조부모 자신의 삶과 몸을 돌보기 위한 것입니다. 평생 자녀를 위해 헌신해온 부모로서 자신의 삶을 돌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 번뿐인 삶을 조부모도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손자녀 돌보기를 위한 울타리 세우기

손자녀를 돌보는 것을 선택할 경우에 조부모는 자신의 삶과 손자녀 돌봄의 균형을 위해 울타리를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울타리는 조부모와 자녀, 그리고 손자녀 모두를 보호하게 됩니다.

  1.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볼 시간과 기한을 정한다. 조부모의 여가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자녀도 손자녀를 위해 시기에 따른 적절한 준비를 할 수 있다.
  2. 조부모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 시간을 가진다. 조부모들이 손자녀를 돌보는 데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없어야 더 잘 돌볼 수 있다.
  3. 조부모는 미리 자녀와 손자녀 양육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의논하고 합의점을 찾아야 갈등을 줄이게 된다.
  4. 조부모는 손자녀를 돌봄에 대해 적절한 양육비를 받도록 한다. 이후에 손자녀를 위해 쓰더라도 양육비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이다. 

얘들아! 너희 아이만큼 내 인생도 중요하단다

조부모들이 손자녀를 돌보면서도 조부모의 삶을 함께 즐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손자녀 양육 이전에 조부모가 자녀와 함께 울타리를 세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물론 이미 손자녀를 돌보고 있는 상황에서도 자녀와 의논하여 상황에 맞는 울타리를 세울 것을 제안합니다.

‘나는 손자녀를 돌보는 거 힘들어서 못 해’라고 하는 조부모들 또한 이미 자녀를 돌보면서 부모 역할을 충분히 하셨으니 죄책감 느끼지 마시고 당당하게 자신의 인생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권희정 강사 이미지

이미지 출처: 권희정 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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