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

남자아이들은 활동적이라 같이 오래있는 것도 힘들어요.

김영란
아빠육아교육과정 강사

맞벌이 부부로서 감당해야 하는 가사나 육아 분담에 대해서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참여하는 아빠 중에서도 유난히 힘들어하는 부분이 아이와 함께 놀이하기이다. 그래서 아빠들은 청소나 설거지 혹은 빨래와 분리수거 등을 자청하여 맡고, 정작 육아의 부분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거나, 목욕을 시키는 등 엄마의 부탁에 의한 소극적인 참여에 머물게 된다. 진정 마음으로는 아이들과 잘 지내고 싶고,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굴뚝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보내야 할지가 고민이다.

놀이에도 계획이 필요하다!

평일 저녁 아빠들은 회사 일을 마치고 별일이 없다면 대체로 7시 30분에서 8시 30분 사이에 귀가한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짧게는 1시간 또는 2시간 정도를 지내게 된다. 그 시간에 무엇을 할까에 대한 계획을 세워보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훨씬 수월해진다.

남자아이라면 무조건 몸을 쓰고 놀아야 할까? 아이가 저녁 식사를 하고 목욕을 마친 상태로 만나게 될까? 아니면 저녁 식사도 하지 않은 상태로 아빠를 만나게 될까? 아이들이 저녁에 하는 일과를 생각해 본다. 저녁 식사, 목욕, 놀이, 잠자리... 1시간 또는 2시간에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목욕하면서 욕조에서 물놀이하면 어떨까? 또는 목욕 전에 음악에 맞추어 체조나 율동 혹은 큰 블록 쌓기 등 신체를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놀이를 해주고 목욕 후에는 퍼즐을 맞추거나 책 읽기 등 정적인 활동을 함께 하는 계획을 세우면 좋겠다. 아이들의 일과를 거스르지 않고 놀이를 계획한다면 놀이시간을 더욱 알차고 수월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아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배워볼 것을 활용하라!

평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짧은 편이지만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된 주말의 경우에는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매우 길다. 1~2시간을 어떻게든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데, 토요일 일요일 온종일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것은 정말로 힘들다. 놀이공원을 가는 것도,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매주 하기에는 경제적 비용이 부담스럽고, 동네 혹은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나 대형마트나 쇼핑몰에서 온종일 보내는 것도 피곤하고 지치는 일이다. 남아들은 지치지도 않고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뛰어다니고, 사달라고 졸라댄다. 아이를 다루는 것과 함께 지내는 것이 서툰 아빠들에게 온종일은 너무 긴 시간이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매주 주말마다 아이들과 무엇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들이 아빠와 충분히 신체를 활용하여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을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거주지역 내의 문화센터나 한강시민공원 등에서 진행하는 인라인스케이트나 수영, 배드민턴 등을 장기간 함께 배우면 운동 자체를 배우는 즐거움과 함께 아이들과 더 친해지고, 건강도 증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라면 바둑이나 체스 또는 미술, 악기, 동요(노래) 등을 아빠와 함께 매주 배우는 것도 꽤 흥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무엇인가를 배우면서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고 이야기할 거리가 많아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대화가 많아지는 계기가 된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하는 일상을 행복하게 즐겨라!

아이들과 놀이한다는 것은 과거와 달리 어떤 노력이 필요한 비일상적인 행위가 되고 말았다. 가전제품이 가정생활을 지배하기 이전의 부모들은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힘든 노동 속에 살았다. 그러나 그런 바쁜 일상 중에도 아이와 공유하는 시간과 놀이가 충분했었다. 여름이면 개울에서 멱을 감고, 겨울에는 뒷동산에 올라 연을 날리는 아빠가 그다지 특별한 부모는 아니었다. 해가 지면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는 밤이 찾아오는 하루였다. 이런 예전의 우리 가정에는 어른에 대한 공경과 예절이 분명하고, 때로는 엄격하게 아이들을 훈육하던 시절이지만 부모와 아이는 일상과 놀이를 공유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나라의 일환이 된 지금의 우리는 사줄 수 있는 경제력은 풍부하지만, 부모의 여유 있는 마음과 아이와 나눌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해졌다. 그렇다고 요즘 부모들이 아이에게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비하면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들인다. 그러나 그 대부분이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감독하고, 데려다주는 일을 한다.

부모는 아이들과 일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아이들과 반드시 잘 놀아줄 필요는 없다. 그냥 놀면 된다. 재미난 이벤트나 근사한 장난감의 준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차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터이니 하루의 일상을 하루의 일과를 같은 공간에서 편안히 나누는 것을 즉 함께 있는 것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놀이동산을 비롯한 각종 체험공간을 방문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신나고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더 필요한 것은 일상 속에서의 놀이이다. 저녁 식탁에 앉아 오늘 일과를 돌아보고, 함께 봤던 TV 프로그램과 놀이터에 갔던 이야기, 저녁 반찬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을 함께하면 된다. 또 아빠가 어릴 때 하던 놀이를 아이에게 보여주거나 들려주고, 아이가 하는 놀이에 맞장구치면서 시간을 보내면 된다. 더없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다. 아빠 역시 이런 시간이 행복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면 이런 아빠의 표정과 마음이 아이에게 전달된다. 이러한 경험들은 아이가 밝고, 자신감 넘치고, 행복하게 자라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아이들과 놀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결국 아빠들에게는 '숙제' 같은 것이다. 주말에 해야 하는 숙제... 하기 싫은 것은 아니지만, 왠지 어려울 것 같고 자신 없는 숙제. 평일에는 회사 일로 힘든 일상을 보내는데 주말이라도 맘 편하게 보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이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무리하지 않게 일상과 함께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고 시작해 보기를 권한다. 또 온종일을 보내야 하는 주말에는 아이들과 무언가를 배우고 공통의 관심사를 개발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놀이한다는 것은 대단히 특별한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의 일상을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느끼고 나누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소소함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아빠가 된다면 아이들도 밝고 행복하게 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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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김영란 강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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