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아들아, 사랑한다! 함께 크자

아들아, 사랑한다! 함께 크자

2022 아자프로젝트 우수후기 공모전 최우수 (정해덕 | 구로구가족센터)

 

[구로구 아자프로젝트 ‘아빠의 육아일기 - 아빠는 육아휴직중’]

저는 2022년도 1월에 육아휴직을 하게 된 정해덕이라고 합니다. 정도영(6살), 정한영(3살) 씩씩한 두 아들의 아빠입니다. 남자아이들 둘이 집에 붙어있다 보면 조용하던 집이 갑자기 시끄러워 질때가 많습니다. 같은 장난감에 꽂혀 서로 놀겠다고 싸울 때면 꼭 한 명이 울어야 싸움이 끝날 때가 많지요.

‘둘이 싸우지 않고 신나게 놀게 뭐 없을까? ‘

찾는 중에 구로구 아자프로젝트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아빠는 육아휴직중,

우리 아이랑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금방 커버릴 우릴 아이의 소중한 모습을 아빠가 직접 남겨보세요.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게 육아일기 제작과 다양한 활동을 지원합니다.』

 

아이들이 아빠와 추억을 쌓으며 마음도 튼튼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육아휴직을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청소, 요리, 아이들의 건강(변비, 야뇨증)도 챙기면서 놀기도 해야 하니 참 해야 할 게 많더라고요.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그것을 잘 조절하지 못해 첫째 아들에게 불같이 화를 낸 적도 많습니다. 쑥쑥 크는 것이 보이는데 잘해주다가도 크게 상처 주는 것이 반복되는 것 같아 너무 미안했습니다. 둘째 아이를 더 감싸고 보호하려다 첫째 아이의 마음을 무시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첫째 도영이와 단둘이 더 추억을 쌓고 ‘아빠가 널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어 아자프로젝트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특별했던 아자프로젝트]

한 번으로 끝나는 프로그램은 많이 참여해봤습니다만, 이렇게 7회기에 거쳐 길게 참여한 구로구 아자프로젝트가 저에겐 정말 특별했고 감사했고 인상 깊었습니다.

1) 육아휴직 아빠들의 참여 : 딸 둘을 정말 사랑하시는 아빠, 비 오는 날 숲 체험에 몇 개월 되지 않은 아기를 매고 오는 아빠, 말이 잘 통하지 않아 힘드실 텐데 꾸준히 열심히 참여하시는 외국인 아빠 등등.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할 땐 제가 상대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열정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아빠들을 보면서 참 많이 배웠습니다.

2) 실내활동 실외활동이 버무려진 프로그램 맛집 + 피드백의 시간들

63빌딩 아쿠아리움에선 인어쇼도 보고 옥토넛 친구들과 물고기도 구경했습니다. 에릭슨 사진전에선 도영와 같이 신기한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항동수목원에서 숲 체험 땐 숲해설가분들이랑 다니며 구경도 하고 새 모양의 피리도 만들고 꿀벌 놀이도 하고 놀았고요. 온라인 zoom 활동에서는 풍선, 비닐봉지 등으로 애착 놀이하며 깔깔거리며 도영이와 같이 놀았습니다. 만들기 선생님과 미술 시간도 가지고 마지막엔 도영이와 흑백 self 사진관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프로젝트 시작 전에 아빠들끼리 만나 게임도 하고 마지막엔 프로젝트 기간 동안 자신이 만든 육아일기를 서로에게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하고요. 저는 마지막 모임에 참여하지 못해 나중에 선생님과 1:1로 프로그램 나눔을 하였는데요. 프로그램에 대해 단순한 설문조사 한 두 줄 쓰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며 피드백을 하고 육아에 대해 자신감 없어지고 ‘내가 좋은 아빠일까?’란 질문에 참 복잡한 마음이 드는 제가 선생님의 격려도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3) 운영해주시는 선생님

운영해주신 선생님께 정말 감사한 게 많습니다. 외부로 나갈 때면 손수 간식도 챙겨주시고 아이들 사진도 찍어서 각자에게 사진도 보내주시더라고요. 프로그램 중간중간 전달 사항이나 변동사항 같은 것도 꼼꼼하고 확실하게 알려주셔서 좋았고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시고 관심 가져주시니 좋았고, 선생님께서 진짜 애써주신다는 느낌을 항상 받았습니다.

4) 맘스다이어리

첫째 아이가 막 태어났을 땐 참 열심히 썼던 육아일기인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선 꾸준히 쓴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작성 마감일 전날 몰아서 썼던 일기이지만 사진들을 편집하고 글을 다듬고 책 표지와 뒷커버에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마음을 정리하다 보니 너무나 소중하고 뿌듯한 첫 육아일기를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남은 육아휴직 6개월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아이와의 관계가 몇 프로 더 좋아지고, 아이가 몇 배 더 행복해한다, 화내는 횟수가 줄었다. 이런 것이 수치로 딱 정해지고 나빠지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 후에 아이가 더 말 잘 듣는 아이가 되고 내가 기분이 UP & DOWN 되어도 아이가 잘 견뎌낸다는 이런 식의 변화도 제 욕심이겠지요. 가장 큰 변화는 남은 육아휴직 6개월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계획하고 있는 제 모습인 것 같습니다.

내가 좋은 아빠일까? 아이는 나와 있으면 행복할까? 아이는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울까? 란 질문에 참 자신 있게 대답하긴 어렵지만 ‘내가 행복해지면 되겠구나. 내가 삶을 더 충실하고 알차게 보내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에너지가 전달되겠구나’란 확신이 생겼습니다.

단발성 프로그램으로 끝났다면, 그리고 이렇게 선생님과의 이야기나 후기 쓰는 것을 통한 피드백이 없었다면 아이들의 성장을 바라는 아빠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제가 행복해지고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여러 계획들을 적어보자면

첫째,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육아일기를 꾸준히 쓰려합니다.

둘째, 어린이집이나 육아종합지원센터에 하는 부모교육에 꾸준히 참여하려 합니다.

셋째, 어린이집에서 일일교사도 해보려 하고요.

넷째, 육아에 열심인 아빠들이 모인 카페 ‘아빠학교’에서 활동을 다시 시작해 보려 합니다.

다섯째, 제가 아이들에게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배우자에게 잘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렵지만, 계획해서 노력해보려 합니다. 저랑 와이프가 행복하면 아이들 행복은 그냥 따라오는 것 같더라고요.

남은 육아휴직 6개월 동안 와이프랑 제가 더 행복해지면 좋겠습니다.

 

[TO도영]

도영아, 아빠가 진짜 부족한 아빠라 너한테 상처줄 때가 많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꼭 아빠도 같이 성장할게. 6년이란 시간 동안 너가 신체적으로 클 수 있도록 도운 것은 많지만 마음이 더 클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주었다고는 자신 있게 말하기가 어렵네. 동생 생기고 형으로서 힘든 게 참 많았을 텐데 아빠가 이 핑계 저 핑계 대매 그 마음 다 헤아려 주지 못해 미안하다. 첫째 아들 힘내자!

사랑한다~ 함께 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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