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족학교 후기] 아빠 역할의 중요성

아빠 역할의 중요성

2021 서울가족학교 우수후기 공모전 아버지교실 우수 (노원구센터/이재진)

 

두 아들을 둔 아빠의 삶은 쉽지 않다. 맞벌이 부부이고 양가 부모님도 지방에 계시거나 몸이 불편하셔서 육아에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와이프와 난 일/육아를 온전히 둘이서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이들은 첫째는 7살, 둘째는 4살이며 이 둘은 절대로 지치지 않는다. 아파트에 살고 있다 보니 아래층 집에 죄송한 마음에 작지만 선물을 전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심지어 그분들이 불만을 제기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아이들은 분명 나에게 정말 소중한 존재이며, 가장 큰 행복이며, 내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둘을 동시에 케어하는 건 정말 힘들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 난 이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아빠이고 싶고 더 나아가서 아이들의 롤모델이 되고 싶기도 하다. 내가 나의 아버지를 바라봤듯이 말이다.

두 아이 모두 한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고 그 어린이집에서 노원구에서 주관하는 ‘아버지교실’을 소개 및 추천해줬고 사실 특별한 기대 없이 참관해보게 되었다. 더구나 난 이 수업을 듣기 전까지 난 나 자신이 정말 좋은 아빠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난 내 나름대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육아에 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과 놀아주고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 맞추어 소통해왔다. 난 내 몸이 힘들어질수록 아이들에게 헌신한 것이기 때문에 그거면 좋은 아빠가 되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수업을 듣고 내 가치관에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 수업 초반 부분에 부모는 크게 4분류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아이에 대한 애정과 통제 정도에 따라 허용적 부모, 권위 있는 부모, 무관심한 부모, 독재적인 부모로 나뉜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내용이었다. 나를 굳이 한 부류로 표현하자면 허용적 부모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의 와이프는 권위 있는 부모라고 볼 수 있다. 난 이런 식으로 엄마, 아빠 모두 애정은 필수적이며 한 명은 허용적, 한 명은 권위 있는 부모가 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아이들이 집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도 주로 엄마가 훈육하고 내가 다독여주는 역할을 맡았었다. 경찰업계에서 주로 말하는 “Bad cop, good cop” 역할을 나눠서 했던 것이다. 난 부모가 이런 식의 role을 맡아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가정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강사분께서 이런 경우에는 아이들에게 혼돈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가장 이상적인 부모는 두 사람 모두 권위 있는 부모가 되어 일관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훈육 뒤에는 감정을 읽어주고 다독여주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 그동안 집에서 있었던 아이들의 행동들을 곱씹어보니 실제로 아이들이 엄마와 아빠를 대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다른 모습이 고착화 되면 앞으로 가정이 아닌 다른 곳에 갔을 때도 상대방 성향에 따라 아이들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강사분의 말씀처럼 권위 있되 아이들의 감정을 잘 이해해주는 아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서 엄마, 아빠가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TV에서 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가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내용을 접했다. 아직 많이 어린 아이들이라서 많은 것들을 대신해주고 있지만 하나씩 하나씩 직접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아이들이 뭔가 시도했을 때 잘 안되면 속상해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서 대신해주고는 했지만 앞으로는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스스로 해결할 때 느끼는 성취감을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약간의 도움 정도만 주려고 한다.

한 드라마에서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니까”라는 말이 굉장히 복잡한 감정을 가지게 한 적이 있다. 난 아직 서툰 아빠이다. 하지만 좋은 아빠, 본받을만한 아빠, 믿음직한 아빠가 되기 위해서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예전에도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번 강의가 내가 아빠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한층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내가 스스로 깨우치는 것도 좋지만 앞으로 이런 강의와 같은 다양한 외부교육을 통해서도 많이 배우고 성장한다면 언젠가는 나 스스로 나에게 꽤 괜찮은 아빠라고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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