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한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있는 프로그램들

나는 중국사람이야? 한국사람이야? 아이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때 방법이 있을까요?

전종미
금천구 건강가정지원센터 센터장 
김춘화
다문화 이해 교육 강사

 (취재 - 블로그 기자단 10기 최용석)

김춘화 강사의 한 마디

제가 그동안 참여했던 센터의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와 아빠가 함께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아빠가 밤에 일하는 터라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센터의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 외에 또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된장·고추장 만들기와 김치 담그기였습니다. 이주 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중의 하나가 언어와 음식 문제인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한 이주 여성을 위한 금천구 센터의 프로그램에 거의 다 참여하면서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문화 이해 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한 뒤 이주 여성들의 한국 적응을 돕는 활동가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온 이주 여성들의 경우 가장 많이 겪는 언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주변과 교류하기가 어려워 자신감도 떨어지고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주변의 낯선 시선도 한국 생활을 어렵게 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저는 금천구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한국어 실력도 많이 늘었습니다.

이주 여성들이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 중의 하나가 언어와 음식 문제인데
음식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아이 양육에 관한 부분은 사실 좀 더 문제가 복잡합니다. 외부적으로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근거 없는 오해와 편견에 대한 것입니다. 학교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에게 의심의 눈길을 보내곤 하는데, 이런 다문화 가정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이들 학교에 가서 수업한 적이 있는데 고맙게도 반 친구들과 부모님들이 잘 이해해줘서 지금은 차별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정체성에 대한 점은 여전히 걱정스럽습니다. 아이가 “엄마, 나는 중국 사람이야? 한국 사람이야?” 하고 물어본 적이 있어 아이가 성장하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종미 센터장의 한 마디

금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역사회의 다문화 가족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가족 통합 교육, 자조 모임 육성 등의 프로그램으로 다문화 가족의 적응 및 사회·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천구는 서울시 25개 구 중에 다문화 가정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다문화 가정과 이주 여성들의 사회 적응 교육에 대한 욕구에 비해 지원이 충분치 않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점은 다문화 가정을 콕 집어 구분하는 우리 사회의 편견입니다. 다문화 가정이 급증하던 초창기에는 그들을 지원하는 통로로서 이러한 구분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다문화 가정의 증가 추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에 정착한 만큼 일종의 낙인 효과가 될 수도 있는 일반 가정과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인식 개선 교육은 일반 가정 아이들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기회가 되고,
반대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는 자긍심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도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차별하려는 의도가 아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차별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아이들의 발달 단계상 교육 효과가 가장 큰 초등학교 4학년들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새로 4학년이 된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작년에 교육을 이수한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화 교육을 하였습니다. 또 고등학교로도 사업을 확대하여 현재 학교 측의 협조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시행 중입니다.

인식 개선 교육은 일반 가정 아이들이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기회가 되고, 반대로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는 자긍심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금천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5년째 진행하고 있는 ‘금나래 가족 문화페스티벌’은 금천구의 다문화 가족과 일반 지역민들과의 화합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금천구청 광장에서 3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이루어졌으며 다문화 요리 체험, 놀이 체험 등을 통한 건전한 가족 체험의 장으로써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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