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가족학교-아버지교실 참여후기] 우리 가족의 건강한 성장의 레시피
우리 가족의 건강한 성장의 레시피
2024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장려상 / 서울가족학교(아버지교실) (노원구가족센터_진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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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생각을 하던 중에 노원구 가족센터에서 <2024 서울가족학교 아버지교실-우리 아빠의 특별한 레시피>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노원구 가족센터는 제가 육아휴직을 하고있는 동안 ‘가족 사랑의 날’과 ‘육아 상담’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면서 많은 좋은 정보들을 얻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엄마 휴직과 달리 육아와 살림 정보를 주위에서 쉽게 얻기 어려운 아빠 휴직이라 가끔 막막한 기분이 들 때마다 큰 도움을 얻고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은 2024년 9월 14일 10시에서 12시까지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1부는 ‘효과적인 훈육’이라는 주제로 아버지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을, 2부는 부-자녀 요리 활동으로 ‘부리또 만들기’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요리의 경우 재료를 손질하고 볶은 다음 또띠아에 싸서 가볍게 굽기만 하는 거라 초등 4학년, 2학년 아들딸도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신청했습니다.
특강이 있기 전날 서울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중랑천을 신나게 달려 노원구 가족센터에서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수령했습니다. 담당 선생님께서 미리 햄과 파프리카, 옥수수, 치즈, 또띠아, 케첩 등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소분해서 잘 준비해주셔서 재료들을 한눈에 보며 완성된 요리를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토요일 아침, 아이들과 난생 처음으로 함께 요리 할 생각에 아빠 혼자 들떠서 아침부터 조리도구를 준비하고 재료를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교시는 아버지만을 대상으로 하는 아버지교육 특강이었습니다. 요리할 생각에 들떠 아버지교육은 잊고 있었는데 서울시가족센터 아버지교실 전문강사이신 권희정 강사님께서는 아버지로서의 훈육 원칙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효과적인 조언을 전해주셨습니다. 훈육이라고 하면 자칫 무섭고 엄하게 야단치는 것이 떠올라 조금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막상 아이들을 훈육하려고 하면 어떻게 내 생각을 잘 전달하고 이해시키며 아이들에게 규범과 예절을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가 많았는데 강사님께서는 훈육은 사랑과 같은 것으로 부모의 당연한 역할이자 감정과 이성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훈육을 할 때에도 첫 번째 원칙은 우선 아이의 감정을 충분히 잘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강사님의 말씀은 아이들이 서로 싸울 때마다 아이들에게 훈육을 한다고 각자의 생각과 행동을 바라보게 하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따지고 판단하는데만 집중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늘 원칙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며 답답해하고 있었고, 아이들은 감정이 북받쳐 제 이야기는 듣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 반복해서 말하다 더 속상해하곤 했던 것이었습니다. 결국 훈육이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확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아이에게 행동의 한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세워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강사님의 말씀을 듣고는 이어서 진행되는 요리시간에 바로 아이들에게 적용해보리라 생각했습니다. 요리를 시작하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재료를 손질하며 칼을 사용할 때의 주의점을 얘기해보라고 하고 서로 확인한 다음 재료를 볶고 구울 때는 가스레인지를 직접 조작하지 못하도록 하고 화상에 주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물론 신나고 재미있는 점들은 언제든지 이야기하며 나눌 수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또 평소 힘들게 출근하는 엄마를 위해 오늘 다 같이 힘을 합쳐 특별한 음식을 대접하자고 하자 아이들은 호기심에 비장함까지 갖춘 눈빛을 보였습니다. 온라인으로 열다섯이나 되는 가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그램에다 식탁과 주방을 오가며 두 아이와 함께 처음으로 하는 요리라 조금은 부산하고 정신이 없었지만, 미리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행동의 한계를 분명히 설정하고, 예상되는 위험 요소들을 함께 점검하고 난 터라 그런지 아이들도 행동을 조심하면서도 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저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고 요리의 과정을 함께 즐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프로그램을 신청했을 때는 제가 주도적으로 요리를 하고 아이들이 가볍게 거들며 참여할 수만 있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활동의 의미도 부여하고, 주의할 점도 확인하고, 역할도 분담해서 진행하니 재료 손질에서 볶기, 싸기, 굽기까지 모든 과정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오롯한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항상 아직 어리다고만 여겨 늘 부모의 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아들도 딸도 모두 어엿한 한 명의 가족 구성원으로서 의젓하게 제 몫을 단단히 해낼 수 있도록 잘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모든 활동을 마치고 아이들은 엄마에게 자신이 만든 요리를 대접하며 무척 뿌듯해하고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여겼습니다. 비록 한 시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아빠와 함께하는 특별한 토요일 아침 활동으로 온가족의 즐거운 점심식사도 마련하고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2024 서울가족학교 아버지 교실-우리 아빠의 특별한 레시피>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저는 훈육이 그저 아이를 혼내고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따듯하게 이해하고 공감하며 아이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정립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와 제 앞에 턱 하니 놓인 요리라는 낯설고 새로운 과제 앞에서 불안해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함께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러한 제 생각의 변화 덕분이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이와 저의 관계와 역할을 재정립하고, 가족이 힘을 합쳐 한가지 목표를 위해 즐겁게 협동하며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고, 요리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을 이야기하며 즐겁게 교감하고, 서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인정하며, 자신의 수고로 만든 음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함께 배울 수 있었던 ‘우리 가족의 건강한 성장의 레시피’를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