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이 다툴 때, 현명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들 간의 다툼,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고광숙
- 서울가족학교 찾아가는 아버지 교실 강사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자식 농사라 했다. 그만큼 부모 노릇 하기가 힘들다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자녀가 둘 이상 있는 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들끼리의 다툼이다. 더군다나 그것이 잦은 일상이라면 더욱 그렇다. 자녀들 간의 다툼을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부모가 최대한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고 아들러는 말한다. 그러나 한 명이 죽을 듯이 울기라도 하면 결국 참지 못하고 개입하게 된다. 물론 부모의 심한 방임적 태도 또한 옳지 않다. 그럴 경우, 자녀의 입장에서는 부모로부터 관심과 지지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모에 대한 애정 관계가 깨지게 된다. 그렇다면 자녀들 간의 다툼에 개입도 방임도 아닌 현명한 부모의 역할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다툼에 대한 부모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자녀 간의 다툼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게 우선이다. 자녀 간의 다툼은 부모의 사랑을 더 얻기 위한 싸움이다. 부모의 사랑을 둘 이상이 나누어 가져야 하는데, 아이는 안다. 부모가 누구를 더 애틋하게 생각하는지... 아마도 말 안 듣고 늘 싸우려고 하는 아이는 덜 사랑받은 아이일 것이다. 말 안 듣는 아이는 없다. 덜 사랑받은 아이가 있을 뿐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부모가 된 지금 어떤 손가락은 아플까 봐 깨물지도 못하는 손가락도 있음을 솔직히 고백한다. 그것을 자녀는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부모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부모는 끊임없이 개입하고 판결을 내리고 스스로 객관적으로 잘 처리했다고 안도하지만, 자녀는 더 큰 상처를 받을 뿐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녀 간의 다툼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게 우선이다.
자녀들 간의 다툼은 성장의 중요한 기회
외동 자녀의 경우, 큰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장점, 작은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단서가 있다. 부모가 성숙할 경우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상에 성숙하고 완벽한 부모가 얼마나 될까? 그러므로 자녀들 간의 다툼이 잦은 그들은 갈등을 통해서 오히려 인간발달에 필요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자녀 간의 관계를 통해서 자녀는 타인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자신의 욕구를 인정받으면서도 타인의 욕구에 대해서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자녀의 폭력이나 폭언에 현명하게 개입하는 법
문제가 생겼을 때 폭력과 폭언이 아닌 방법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그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부모가 개입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자녀는 부모를 신뢰하며 부모를 통해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울 좋은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멈추게 하라
폭언이나 폭력 등은 일단 단호하게 멈추도록 요구해라.
들어라
누구의 편도 들지 말고 한 명씩 다른 공간에서 그들의 상황을 경청해라. 잘잘못을 가리지 말고 아이의 입장에서 공감하며 들어줘야 한다. 어른들의 실수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만 지적했지 감정을 들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의 마음을 깊이 이해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여유를 갖게 되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저분이 하는 말, 따르고 싶다.’고 생각하며 부모의 말에 협력할 마음이 생기게 된다.
대화하라
충분히 공감을 통해 경청해 주고 아이의 감정이 정상이 되었다면, 조언과 충고보다는 부모의 생각을 전달하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또한, 이때 주의할 것은 억지로 사과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을 이야기 나누며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에 대해 한계를 설정하고 규칙을 정한다. 또한, 어겼을 시를 대비해 벌칙을 동시에 정한다. 이때 자녀와 함께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정하고 약속을 해야 실천 가능성이 높고, 벌칙을 집행했을 때 억울해하지 않고 받아들이며, 다음에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할 수 있다.
표현하라
끝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너희를 사랑한다.’는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자녀들에게 표현해 준다.
이미지 출처: 고광숙 강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