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부모교실 후기(2019년도)

작성일 : 2019.12.31

청소년기 부모교실 후기(2019년도)

'아이보다 나를 먼저 되돌아보게 한 소중한 시간' 최우수상 수상자 성동구 이민식 

학교에서 부모교실 안내 문자를 받았다. 무엇보다 커리큘럼 중 ‘자녀 디지털 사용지도’라는 문구에 관심이 갔다. 집에만 오면 컴퓨터 게임에, 잘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아들이 떠올라 늘 그렇듯 집사람에게 미루듯이 재전송을 했다 요즘 일이 많아서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는 집사람의 대답에 한동안 고민을 했다. 예전 같으면 그냥 없었던 일로 잊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학교 입학하고 전보다 말이 없고 신경질도 부쩍 부리는 아들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혀 용기 내어 전화했고 아빠들도 많이 오신다는 선생님의 한 마디에 대뜸 신청을 하였다.

첫 수업 날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학교로 향했다. 집에서 얼마 멀지 않는 무학중학교라고 적힌 교문을 들어설 때 새삼 처음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입학식 때도 못 와보고 벌써 몇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언제나 아이일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낯선 교복을 입고 매일 아침 힘겹게 집을 나서는 집을 자서는 아들이 향하는 그곳으로 들어설 때 미안함과 설레임 그리고 표현 못 할 여러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음을 느꼈다. 복도에 전시된 학생들의 미술 작품들에서 초등학교 때와는 수준 차이가 느껴진다. 교실의 풍경에서도 이제 ‘학생’이라는 느낌이 확 와닿는다. 아들이 하루 대부분을 생활하는 환경이 몇 달 사이에 이렇게나 변했는데 왜 아들의 변화에만 그렇게 만감했던 것인가.

강의장인 세미나실에 들어서 출석 체크를 하고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함께 성장하는 부모, 바람직한 부모의 역학’이란 첫 수업 주제가 펼쳐져 있었다. 부모로서의 나를 생각해본다. 작년 말에 아들이랑 둘이서 간 동유럽 여행이 먼저 떠오른다. 그 전에는 오사카, 캐나다 등 커가는 아들에게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덤으로 집사람에게 자유도 줄 겸, 아들과 단둘이 여행을 많이 다녔다. 집에서 게임 PC를 사는 대신 주말에 같이 PC방 가기, 신작 마블 영화는 빼놓지 않고 같이 보기 등 아빠로서 점수는 80점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니었다. 난 항상 내 눈높이에서 아들을 바라보고, 이에 미치지 않을 때는 쉴새 없이 잔소리하고, 화가 나서 큰소리를 친 적도 제법 있는 아빠, 아들이 공부하지 않는 것을 나무라며 실상 문제 푸는 것 도와달라고 할 때 귀찮아했던 아빠, 바쁘다는 핑계고 육아나 학업과 관련한 것들을 집사람에게 모두 미루어온 아빠로 잘해야 50점짜리 아빠였다.

무엇보다 아들 나이 때의 나를 떠올려 보는 시간, 나 또한 친구들과 어울려 동네 오락실에서 한나절을 살았고, 공부하라는 엄마 잔소리 듣기 싫어 귀를 막았고, 호기심에 어른 흉내도 내고 그러지 않았던가? 나름 학교생활에 힘들었고 이리저리 스트레스도 많았고 어렴풋한 장래에 대해 걱정 또한 많지 않았는가? 그때보다 환경은 많이 좋아졌지만, 학교만 다니면 되었던 그때 나와 달리 아들은 주중은 물론이고 주말까지 학원을 다니고 있지 않나? 어쩌면 예전의 나보다 더 힘들고 스트레스 받고 미래를 걱정하고 있을지 모른다.

첫 수업은 그랬다. 그때의 나로 돌아가서 아들을 바라보는 시간, 그래 쉽지는 않겠지만 잘못을 나무라지만 말고 왜 그랬는지 이해를 먼저 해보자. 나 또한 그 나이에는 그러지 않았는가? 그렇게 2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그 교문을 나설 때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그래 오기 잘했어 다음 주에도 꼭 와야지 다짐하며 아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했다. 두 번째 수업, 그날은 회사에서 힘든 일이 있었다. 40대 후반의 직장 생활 무엇보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하루를 힘들게 만든다. 술 한 잔 생각이 간절했다. 수업에 가기 싫었다. 오늘 주제는 자녀와의 대화법, 다른 건 몰라도 아들과의 대화는 자주 하니까. 핑계를 찾고 있는 나에게 지난 수업에서의 뿌듯함이 스쳐 갔다. 왜지 술보다 수업이 나를 더 위로해 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시 그 교문을 들어섰다. ‘자녀와 소통하기, 청소년 마음으로 通하는 대화를 위하여’, 소통이란 단어가 식상하게 느껴졌다. 회사에서 항상 듣는 소리, 상사와 부하와의 소통, 부서와 부서와의 소통 그렇게 매일 강조하면서도 또 잘되지 않는 것이 소통이다. 서로 처한 상황이나 욕구하는 바가 다른데 어떻게 원활한 소통이 되겠는가? 소통의 기본은 경청이라는데 내 이야기를 안 하고, 남의 이야기만 들을 수 있을까? 소통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직장인들의 숙제 같은 것이다. 그러나 아들과는. 넓게는 가족들 간에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데 다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는데 무엇이 소통을 어렵게 하는 것일까? 해답은 간단했다. 소통은 서로같이 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동안 자녀와 소통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을 해왔던 것이었다. 우리는 대화를 한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은 잔소리로 생각을 했다. 다 너를 위한 거라고 했지만 정작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듣고자 하지 않았다. 이제 부터는 내 이야기부터 하지 말고 아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자 간단 하지만 명료한 다짐으로 두 번째 수업을 마무리했다.

숙제가 있었다. 아들에게 편지쓰기, 평소 고마웠던 것 미안했던 것 그리고 사랑한다는 단 몇 줄만 적어서 아들에게 전달하는 것인데 그동안 했던 어떤 일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수업일이 거의 다되어서 어렵게 적은 편지를 아들 책상에 두고 출근했다. 그리고 반응이 궁금했다. 저녁때쯤 아들한테 전화가 왔다. 아빠 어디야? 언제와? 그것으로 끝이었다 편지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래 나였더라도 쑥스러워서 그랬을 것이다. 먼저 전화를 한 것이 아들의 대답일 것이다.

마지막 수업이다. 기다렸던 ‘청소년의 삶과 디지털 기기 사용지도’ 교육은 심플했다. 스마트폰 중독(과의존)인 내 모습이 아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너무 자명했다. 나부터 밥 먹을 때 그리고 화장실 갈 때 핸드폰을 손에서 놓았어야 했다. 이미 늦었다 생각 말고 나부터 습관을 바꾸어 가자. 이제 생활에서 떼놓을 수 없는 디지털기기를 아들이 더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

그렇게 3주는 참 빨리 지나갔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교문을 나서면서 학교를 뒤돌아봤다. 그동안 정이든 것 같은 느낌에 가끔은 아들과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라도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교문을 들어설 때와 지금 표면적으로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아직 나는 배운 것들, 다짐한 것을 다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아들에게는 항상 바쁜 아빠일 것이다. 하지만 아들에 대해서 알고자 찾아간 곳에서 나에 대해 뜻하지 않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 50점짜리 아빠는 이제 70점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100점을 받기 위해서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 부모수업은 ‘아이보다 나를 먼저 되돌아보게 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발달장애 청소년의 진로와 성의 이해' 우수상 수상자 영등포구 고미라 

저는 자폐성 발달장애 6학년 남자아이 유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동발달 영역 중 언어와 사회성 발달이 매우 느리게 자라는 유진이는 5학년부터 표현언어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 일방적 소통은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형성이 어려워 본의 아니게 타인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합니다. 게다가 사회적 기술도 영유아 수준에 머물러 있어 타인을 인식하지 않는 불편한 행동으로 인해 일상에서 많은 오해와 배제를 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유진이에게 비장애 아동들과 똑같이 이차성징이라는 것이 왔고, 현재 사춘기의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아이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반에 발달장애 성에 대해 지식이 없는 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서 몇 차례 연락이 왔습니다. 유진이가 손이 자꾸 아래로 가고, 바지 아래쪽이 부풀어 오르는데 그걸 가리지 못한다고,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놀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임시방편으로 큰 바지와 상의로 교체해 아래를 가릴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또 어느 순간 자기 방에서 꼼지락거리더니 스스로 자위를 하고, 팬티를 들고나와 “팬티에 오줌 묻었어. 세탁기 넣어야 돼.” 하고 말하는데, ‘아이가 다 컸구나.’ 하는 기특한 생각과 동시에 많은 걱정이 생겼습니다.

우선 주변 선배 어머님들에게 발달장애 아이들이 자라면서 성적인 부분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경험담과 대처법을 들었는데, 아이의 특성마다 또 어머님의 성격에 따라 대처법이 달라 혼란스럽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답변에 대해 무작정 받아들일 수 없어 점점 고민이 깊어갔습니다. 저는 성교육 있는 교육장들을 찾아다니며 발달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성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발달장애 청소년 당사자들도 학교나 기관에서 성교육을 받고 있으나, 이 아이들의 특성상 실질적 교육은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하기때문에 부모의 성교육은 필수적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중에 유진이가 다니고 있는 문래청소년수련관 내 방과후활동 ‘희애뜰’에서 서울가족학교 ‘학부모 성교육’ 진행한다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학기 청소년의 이해, 관계형성, 소통에 열강해 주신 박○○ 선생님의 강의라는 말에 많은 어머님들이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성교육하기 전 발달장애인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발달장애인은 사회적 관계의 경험이 절실히 부족한 발달장애인들은 복지관, 기관, 가정 등 자신의 옹호집단에서 주로 성장하기 때문에 지시나 명령, 정해진 일상에 익숙해져서 자기이해가 부족하다는 설명해주셨는데, 자기이해를 성격, 흥미, 가치관, 능력으로 분류해 알려주셨습니다. 이런 강의는 저의 양육방법을 점검하는 시간을 갖게 하였는데요, 나는 과연 유진이의 관심사와 신념을 공감하려고 하였는가, 적성과 개성에 맞게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였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행복하게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집중해서 할 때 우리의 발달장애 아이들도 행복해진다는 것을 좀 더 깊이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의 성은 비장애인과 똑같이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다.’로 시작된 성에 대한 강의는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는 발달장애 아이들의 사례와 특징을 다양하게 설명해주시고, 거기에 따른 대처 방법을 간결하고 이해가 쉽게 알려 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먼저 청소년 발달장애인의 성적 행동은 장애 행동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사춘기 행동에서 온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스스로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가정에서 이해와 도움, 가르침이 절실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환경 구분 없이 행하는 성적 행위로 주변을 당혹하게 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이 가진 장애의 문제가 아니라 성 매너를 배우지 못해서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 발달장애인 당사자의 다각적 교육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여러 예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기나 항문을 만지는 습관이 있는 발달장애인에게 성교육 인형을 활용해 ‘이런 행동은 불편하고 싫어요.’를 인형이 하게 하면서 ‘이런 행동은 좋지 않다.’라는 보여주셨는데, 시․지각이 강한 자폐성 발달장애인에게 정말 효과적일 것 같았습니다. 각 학교나 기관에 이런 성교육용 인형을 배치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 해 보았습니다. 또 한 예로 남자아이의 자위와 음경 청결 관리를 배웠는데, 청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질병하고 연결되는 부분이라 이런 구체적 배움은 정말 유용했습니다. 발달장애아들이 자위할 때의 가족이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하는지도 배웠습니다. 엄마이기 때문에 절대 알 수 없는 여러 대처 방법을 알려 주셔서 이 부분은 현재 남편과 공유해 계속 실천 중에 있습니다.

부적절한 스킨십에 대한 대처 방법도 설명해주셨는데, 요즘 유진이가 말이 트이면서 얼굴을 상대방 얼굴에 들이대고 말하는 습관이 생겨 많이 난감해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하게 하라.’ 복지관, 기관 등 허용이 많은 시설에서의 생활시간이 긴 발달장애인은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고 합니다. 발달장애인에게 거절할 때는 너도 거절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시키면서, 하지만 ‘너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줘라’라고 알려 주셔서 바로 저희 아이에게 실천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얼굴 들이대고 말하는 행동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으나 빈도수가 현저히 줄었고, ‘하면 싫어’라고 거절하면 입을 가리는 행동을 합니다. 이렇듯 사실은 이해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들을 모르면 망막하고 막연한 상황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깨닫는 소중한 교육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우리 유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여러 변화를 겪고 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좀 더 유진이에게 맞는 대처법으로 응할 수 있게 되어 마음이 훨씬 가볍습니다. 요즘 저는 발달장애인을 키우고 있는 다른 부모님들께도 말씀을 드립니다. 꼭 자녀를 위해 성교육을 받으시라고 발달장애는 부모가 먼저 알아야 자녀에게 제대로 성을 가르칠 수 있다고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 ‘사람의 신체, 다름을 비교하고 놀리는 것이 가장 나쁘다.’ 저는 이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우리가 가진 겉모습, 성격은 다 다릅니다. 장애가 있는 분들의 모습과 행동은 비장애와 비교하면 다릅니다. 다름을 이해하고 배려하지 않으려 한다면 한 시대, 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가 얼마나 힘들까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선 교육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장애인의 성교육은 사실 장애인 당사자, 가족뿐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함께 배우고 경청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절실히 해 봅니다. 박○○ 선생님께서 감정표현에 어려운 발달장애인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비용이 들지 않는 감정카드를 자체 제작 중이라고 하셨습니다. 일부 카드도 메일로 보내 주시고 공유해 주셨습니다. 지적 재산을 나눔 하시는 선생님께 정말 감동받았고, 이 글을 통해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내가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고 건강해야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해 봅니다. 내가 나아지고 건강해 지면 나보다 못한 사람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선생님과 많은 배움을 갖게 된 알찬 교육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점점 더 나은 부모가 되기까지' 우수상 수상자 도봉구 박진희 

사랑방처럼 들르던 공동육아나눔터에 왔다가 게시판에 청소년기 부모교실이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다. 그전에도 아주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바로 신청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항상 그렇듯 친절한 안내 문자와 전화가 왔고 설레는 마음으로 참석했습니다. 늦은 저녁 시간이라 출출한 배를 채워줄 간식거리와 음료를 준비하신 담당자분들이 반갑게 맞아주셔서 더 좋았습니다. 유머러스하고 열정적인 강사님과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부모교육을 몇 번 들었던지라 아는 내용이겠지… 라는 약간은 우쭐한 마음은 강의가 시작됨에 따라 반성으로 바뀌었습니다. 1주 차 수업은 ‘청소년기의 이해’였고 안다고 생각했던 청소년기의 특징들이 ‘응?’에서 ‘아!’로 바뀌었습니다. 7~12세 아동에게 필요한 부모의 역할은 격려자인데 3~7세에 필요한 훈육자의 역할에만 머물러 있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또 뇌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아서 얼굴 표정을 성인만큼 인식하지 못해서 엄마의 무표정이나 슬픈 표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영상을 보면서 약간의 충격도 받았습니다. 아이가 집에서 물건을 떨어뜨려서 다쳤을까 봐 걱정돼서 다가갔는데 ‘엄마 미안해. 놀랬지 괜찮아 내가 치울게요.’ ‘아니야 아니야 안 다쳤어? 괜찮아? 같이 치우자.’ 하고는 강의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정말 무표정이나 슬픈 표정이 부정적으로 느껴지는지 물었습니다. ‘네. 무섭게 느껴질 때도 있고, 화난 것 같을 때도 있어요’, ‘그랬구나 그렇게 생각하는지 몰랐어. 엄마가 피곤하거나 멍때릴 때 무표정일 수 있는데, 화난 게 아니야. 그리고 우리 딸이 아프거나 걱정되거나 해서 슬픈 표정인 거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보는게 아니야. 그러니까 그런 생각이 들면 꼭 말해줘. 그럼 엄마도 엄마 기분이 어떤지 이야기할게. 몰랐어. 엄마도 계속 공부하고 노력할게. 우리 계속 이야기하자’ 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몰랐던 부분이었습니다. ‘화났어요?’ ‘아니야. 자~스마일’ 종종 이런 대화를 지금도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주신 팁을 저희 집에도 적용한 부분이 있는데요. 문화의 날을 목요일로 정해서(그날 학원이 없습니다) 좋아하는, 서로 추천하는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도봉문화정보도서관에서 DVD 대여가 되더라고요). 극장을 가거나 DVD를 빌려서 같이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도 저도 아주 좋아하고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정해진 시간이 있으니 시간 될 때 영화나 공연 보러 갈 때와는 다른 명확한 장점이 있습니다. 이제 한 달이 됐는데, 바쁘다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루거나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예정입니다(추천 감사합니다!).

2주 차 주제는 ‘바람직한 부모역할’이었습니다. 뼈 맞는다는 표현이 있지요? 제가 그랬습니다. 아이의 재능을 과대평가하거나 어떤 재능이 있는지 미리 평가하지 말라시는데… 우리 애는 뭘 못하고, 뭘 잘하고 그거 우리 엄마들이 굉장히 쉽게, 자주 하는 말 아닌가요…? 단정 짓고 평가하면 안 된다고 하시는데 반성, 반성의 연속이었습니다. 지금 아이들은 자신들이 배운 것으로 진로를 결정할 수 없는 세대가 될 것이고, 지금 아이들의 65%는 지금 생기지 않은 직업들을 갖게 될 것이라는(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가 얘기했다고 하네요) 자료 화면을 보여주시면서 미래 직업을 위해 구체적 계획을 ‘함께’ 대화하며 나누고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 직업이 아닌 진로에 대해 ‘코칭’하는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아이들이 노력하는 것처럼 부모님들도 끊임없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학부모가 아닌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그런데 이게 참 어렵죠? 하시는데 다들 공감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로에 관해서(저도 아이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계속 책도 많이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며 찾아갈 예정입니다. 3주 차 수업은 ‘자녀의 성교육 및 성 평등 교육’이었는데요. 제일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성폭력과 피임에 집중된 생각이 ‘젠더감수성’, ‘관계(사람과 사람 사이의)’, ‘자기결정권’으로 명확해졌습니다. 특히나 ‘자기결정권’이라는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영상과 자료를 보면서 더 느끼게 되었고, ‘선택’이라는 것이 얼마나 훈련되어왔는지 생각하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간식 정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얼마나 많은 선택의 기회가 있었는지… 반성했습니다. ‘선택’과 ‘책임’을 많이 접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저부터 바뀌어야 하겠더라고요. 또 여러 나라의 성교육 사례 중에 미국에서 AI 아기 인형 키우기 프로그램이 인상 깊었습니다. 생명존중과 책임감을 키우고 그러면서 피임 교육을 하는 부분은 우리도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3주간의 부모교육 수업을 들으면서 알면서 잊었던 것들을 다시 되새기고 몰랐던 것들을 기억하고 노력하는 엄마가 되어보려 합니다. 시간이 가며, 또 잊고 예전으로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매학기마다 있는 부모교육을 믿고 힘을 내봅니다. 잊고, 돌아가더라도 다시 또 수업 듣고 노력하다 보면 점점 더 나은 부모가 되어가지 않을까요?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신 담당자님 늘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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