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우수후기 장려 '아빠와 재은이가 함께 만드는 한 해'

아빠와 재은이가 함께 만드는 한 해

2018 부자유친프로젝트 우수 참여후기 장려상 / 노원구센터 안세영


 

올해 초 노원구건강가정지원센터 선생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아버님 서울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게 있는데 한 번 참여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 그것이 올 해 부자유친 프로젝트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빠들이 다시 모이게 되었고 2018년 한 해, 매월 한 번이지만 아이들과 어떻게 보낼 지에 대한 계획이 세워졌습니다. 우선은 모임 진행할 때 월별 계획은 정해져 있으니, 다달이 주체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세우고 그 아버님이 모임을 이끌어 가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결정된 대로, 센터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신청서와 계획서를 올리게 되었고, 이 후 선생님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을 때는 우리가 세운 안이 채택 되어,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우리가 계획한대로 1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SNS를 통해 모두에게 이 기쁜 소식을 나누고 실행하는일 만 남게 되었습니다.

부자유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한 아빠들의 모임은 ‘아자! 무지개’입니다. 풀어 쓰면 [아]빠와 [자]녀들의 모임이고, 모이게 된 가정이 일곱 가족이라 거기에 덧붙여 [무지개]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만난 가족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아빠들의 다른 직업, 환경을 다 떠나서, 아빠들의 나이 차이가 폭이 넓었습니다. 아빠들 나이 차이 보다 아이들의 나이차는 더 커서, 11살부터 3살 아이들까지 집집마다 성별 구성도 다양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이 모임을 시작하면서부터의 하나의 문제점으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과연 이렇게 이질적이고 다른 구성원들이 만나서 엄마도 없이 아빠와 아이들과 소통하고 아이들끼리도 서로 공감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특히나 저희 집은 딸아이 한 명 밖에 없어서, 형제자매들이 있는 아이들을 만나서 치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갖 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안심이 됐던 것은, 아빠들과 모여서 얘기를 나눈 결과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엄마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롯이 아빠와 아이들만이 시간을 보내며 그 시간이 각 가정에게 색다른 경험이면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는 데 다 동의하였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아빠들과 센터 선생님의 도움도 한 몫 해서 특별한 모임이 될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4월이 되어 부자유친 프로젝트로는 첫 번째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1박2일로 펜션을 빌려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었는데, 만만한 게 없듯이, 숙소가 다른 사람들과 겹치는 바람에 나중에 예약된 저희가 숙소를 옮겨야 했습니다. 4월 담당 아빠를 중심으로 다른 곳을 찾고 부랴부랴 1시간을 더 이동해서 숙소를 잡고, 센터에서 연락해 둔 놀이선생님께도 장소가 바뀌었다고 연락드렸습니다. 드디어 놀이선생님이 오시고 함께 하는 시간, 쭈뼛쭈뼛 있던 아이들과 아빠들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커다란 공을 옮기기도 하고,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게임도 하고, 파라슈트를 펼쳐서 함께 모아진 힘이 어떤 것인지도 알게되 고, 2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어서 4월 담당 아버님이 준비한 에어로켓으로 아이들과 돌아가며 펜션 앞마당에서 보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떼를 쓰며 자기가 먼저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지만, 아이들끼리 스스로 서로 양보도 하고 순서도 정해서 노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딸도 어느 순간 자기보다 어린 아이들에게 자기 순서를 내주기도 하였습니다.

이 후 저녁식사 시간은 아빠들이 힘들여야 할 시간입니다. 한 쪽에선 고기를 굽고 상추도 씻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꺼내고, 아이들이 놀고 있는 사이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모두 아이들 한자리에 모여 파도가 쓸고 지나간 모양새로 식사를 했고, 아이들끼리 시간을 보내는 동안 아빠들은 한 숨 돌리고 식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식사 이후엔 또 아빠들과의 놀이시간, 집에선 엄마들 눈치 보느라 할 수 없었던 베개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빠들과 싸우기도 하고, 아이들끼리 싸우기도 하면서 아빠들은 서로 다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써가며 놀이를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엔 함께 모여 아침식사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주변산책을 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4월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부자유친 프로젝트를 통해, 때로는 체험도 하고, 때로는 1박을 하며 물놀이도 하고, 어떤 때는 아이들과 아빠가 편이 나뉘어서 놀이를 하고, 아이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놀기도 하고, 매번 계획대로 된 것은아 니었지만, 아이들과 아빠들이 서로 내 아이 남의 아이 가리지 않고 서로를 돌보고 아이들 간에도 서로 사이좋은 관계가 형성되어 올해의 부자유친프 로젝트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특히 같은 나이의 친구가 없던 9살 저희 딸은 모임이 매월 있을 때마다, 언니들이 생기고 남동생, 여동생을 새로얻 게 된 것처럼, 때론 언니들과 어울려 놀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동생들을 챙기고 돌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가끔 아빠를 찾기도 하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었지만, 그런 모습 속에서 아이가 부쩍 커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제 자신도 모임을 참여하고, 준비하면서 아이들과 교감을 더욱 많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고, 제 딸에게 물어보면서 아이들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무엇보다도 엄마가 먼저 이번 달은 어떤 모임을 진행 하냐고 물어보는 것으로 봐서는 엄마에게도 이 부자유친 프로젝트가 가져다 준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딸아이는 아빠들과 부자유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계속 다음 달은 어떤 것을 하냐? 누가 준비를 하느냐? 어떤 아이가 못 올 것 같다고 얘기하면 왜 못 오냐? 물어보면서 먼저 챙기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더욱 자연스럽게 저와 딸아이 단둘이서, 아빠들이 서로 공유한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행사나 장소를 찾아다니고 새로운 곳을 찾기도 하면서 둘만의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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