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우수후기 장려 '활동을 통해 함께 배운다'

활동을 통해 함께 배운다

2018 부자유친프로젝트 우수 참여후기 장려상 / 관악구센터 김경환


 

어느 날 아이 엄마가 아이와 함께 주말 체험활동을 제안하였다. 다름 아닌 아빠와 떠나는 교과서 여행. 학창시절에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까닭에 이번 주제가 ‘과학’임을 알고는 흔쾌히 동의하였고, 사실 속으로는 아이보다 내가 더 기다렸던 것 같다. 체험 장소 또한 아이가 돌쯤 되었을 때 걸음마를 연습하기 위해서 갔었던 과학전시관과 최근 주말마다 체험 수업을 참여하고 있는 관악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여서 마음도 가벼웠다.

날씨가 쌀쌀한 탓에 든든히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대략 열 가족이 모였을까. 낯설던 가운데 우리 아이가 한 아이에게 손을 흔들며 달려갔다. 같은 초등학교 친구를 만나서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활동지를 받아든 아이는 과학전시관 지도를 보면서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한 장소로 달려갔다. 사실 학창시절에 과학 좀 한다는 나였지만 생태관, 암석관, 천체관 등 해당 장소의 설명문을 보기 전에는 답을 떠올리지 못했다. 마음이 급한 아이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답을 찾는 데 분주했다. 주상절리. 학창시절에 외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활동지에서 사진과 설명을 들어도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내가 배운 것은 주상절리라는 이름과 간단한 특징 한 두개이니 책이나 시험지가 아닌 밖에서 보면 전혀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활동지의 답을 다 채운 후에는 과학 전시관 옆에 있는 체험활동장에서 이런저런 과학 체험을 해보았다. 아이가 어렸을 적 자주 왔었던 기억은 있지만 어떻게 이렇게 생소할까? 아이와 함께 도르레에 앉아서 줄을 당겨보고, 물레방아로 물도 올려보고, 멀리 떨어진 관 양끝에서 서로 말도 해보고. 사실 그 곳에 있는 과학 체험 기구들은 적어도 중학교 이전에 수업시간에 배우게 되는 과학 원리들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리 처음 해보는 것처럼 재밌고 신기한 걸까.

그렇다. 2-30년 전만 해도 모든 수업은 교실 안에서, 책 한 권을 가지고 이뤄졌다. 과학책 한 권, 수학책 한 권. 배운 원리를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문제집, 시험지. 이제 우리 아이는 몇 년이 흐른다고 해도 도르레의 원리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도 시험지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기억하고 이를 삶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교과서 여행을 통해 아이가 배우는 지식을 외부에서 활동으로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 교육에도 매우 효과적이고 얼마나 즐거운 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아이를 문제집과 시험지 밖에 있는 살아있는 지식을 배우게 해주고 싶다. 도플러 효과 공식을 외워서 진동수를 계산 할 수 있는 아이가 아니라, 경찰차가 다가올 때 사이렌 소리가 높은 이유는 도플러 효과에 따라 진동수가 커지기 때문이라는 원리를 가르쳐 주고 싶다. 이를 위해 앞으로 주말은 쉬는 날이 아니라, 피곤하더라도 아이 손을 잡고 함께 밖으로 나가는 날로 정하기로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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