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우수후기 우수 '함께하여 행복한 우리'
함께하여 행복한 우리
2018 부자유친프로젝트 우수 참여후기 우수상 / 강동구센터 서정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좋은 엄마, 좋은 아빠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부모가 되기는 알면서도 실천하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비록 주변 사람들로부터 좋은 엄마, 아빠라고 얘기를 듣는 부모일지라도 자녀들에게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 ‘좋은 부모가 돼야지...’하는 생각은 하면서도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와 이런 저런 상황들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과 아이의 말을 들어주고 대화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원치 않는 감정으로 아이를 대할 때가 많아져서 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었는데 안사람이 강동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아빠랑 나랑 건축학교” 프로그램이 있는데 큰 아이와 참여하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주말에 쉬고 싶은 생각에 그리 내키지는 않았지만 반강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건축학교가 시작되어 어색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귀찮다는 생각을 하면서 강동구청에 가니 스텝 선생님들이 친절히 맞이해 주셨다. 그 친절함에 긴장감은 다소 해결되었지만 첫 날이라 그런지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배정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아이들이 살고 싶은 집을 그리고 실제로 만들어 보는 ‘건축가 역할놀이’... 방이 5개이고 창이 넓고 연못을 가지고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데,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왜 그럴까 궁금하였지만 애초에 건축교실에 참여하면서 ‘내 생각보다는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고 아이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고 생각을 존중해 주자’고 마음먹었기에 참고 아이가 하자는 대로 해주며 집을 만들어 나갔다. 그 궁금증은 활동 말미 발표 시간에 해결되었다. 방이 5개인 이유는 우리 4가족은 물론이고 할머니가 자신들을 키워 주시고 있으니 할머니, 할아버지 방도 있어야 하고 제일 큰 방을 드리겠다는 얘기를 들으며 항상 애기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가 크게 성장했다는 생각에 대견함과 미안함의 감정이 섞이며 뭉클하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아이가 했던 이야기들을 생각하니 흐뭇함에 자꾸 아이에게 시선이 가게 되는 것을 느끼며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과 함께 안사람에게도 너무 좋다는 말을 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수업을 가야하는 날 첫 번째 시간엔 가기 싫어하던 사람이 과제물도 함께 만들고, 수업에 늦으면 안 된다며 빨리 가자고 한 주 만에 아이를 채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던 안사람의 웃으며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받으며 참여하였다. ‘건축과 도시’라는 주제의 활동으로, 우리 지역에 있는 선사유적지와 생태공원에 대해 알아보고 첫 번째 시간과 비슷하게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집을 만들고 꾸미고, 그런 하나하나의 집들을 모아 모둠별로 마을을 만들고 발표해 보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이 만들고 싶어 하는 집을 위해 재료를 준비하다 보니 수수깡과 종이를 자르는 등 칼을 다뤄야하는 일들이 많아 위험한 일들은 아빠들이 대신 해줘가며 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이가 지붕을 만들겠다며 수수깡을 잘라 달라기에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너무 앞섰는지 활동 전 안전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바닥을 칼에 베이게되 었다. 상처가 다소 깊어 스텝 선생님들과 함께 가까운 병원으로 가서 일곱 바늘을 봉합하게 되었다. 선생님들이 병원에 가고 봉합하는 동안 겁먹은 아이를 안심시켜주고 센터 선생님이 병원까지 오셔서 처치가 다 끝날 때까지 함께 해주고 걱정하는 모습에 미안함과 부주의했던 나 자신에 대한창 피함에 몸 둘 바를 모르게 되었다. 상처가 다 아물고 실밥을 제거하는 보름동안 매일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불편한 곳은 없는지, 다친 곳은 어떤지 안부를 확인해주는 센터 선생님의 세심함에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갖게 되었다.
세 번째 수업은 ‘신문지 공간의 탄생’으로 신문지를 얇지만 튼튼하게 말아 구조물을 만들어 보는 시간으로 4번의 주제 중 제일 기대되었던 활동이었다. 붕대를 감아 불편한 왼손으로 종이를 마는 모습에 함께한 모둠의 다른 아빠들이 더 많이 만들어 주어 아이들이 재밌어하는 얼굴을 보며 마칠 수 있었다. 마지막은 ‘아지트 만들기’로 목재를 이용해 의자와 신발장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실내에서 했던 앞의 세 번의 시간과는 다르게 야외에서 활동을 하니 상쾌한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의자를 만들어 집으로 가져올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이 조금은 들었지만 즐겁게 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아이와 함께하는 4주 내내 좋은 부모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큰 전환점이 되었다. 한다고는 했지만 아이에게 우리가 좋은 부모인지, 내가 좋은 아빠인지. 내 기준에 좋은 부모가 아이 눈에도 좋은 부모였을지... 처음 시작은 안사람의 반강요였지만 아이들에게 항상 관심은 있으면서도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았던 나를 돌아보며 아이의 말을 더 들어주려고 하고 칭찬하고 격려해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고맙게도 아이도 이런 변화를 느꼈는지 평소에 아빠와는 하지 않던 친구들 이야기, 학교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어떤 거라는 이야기들을 하는 아이를 보며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더 가지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알고 있는 것이 지식이 아니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지식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는 것을 실천하고 공감하는 부모가 좋은 부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함께하며 부모와 자녀간의 소통이 행복한 우리 가족이 되는 길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일찍 퇴근해서 아이들과 저녁을 함께 먹으며 행복한 대화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기회를 마련해 준 강동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