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가족상담지원사업 참여후기] 도봉에서 1000일 그리고 ‘동반자’ 가족센터
도봉에서 1000일 그리고 ‘동반자’ 가족센터
2024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우수상 / 가족상담지원사업 (도봉구가족센터_조현기)
#다름 #인정 #행복 #불안 #결혼 #출산 #새로운 생명 #부부상담 #도봉구가족센터
'1000일'
지난 3년. 인생에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가 겪었고 겪고 있는 변화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변화였지만 동시에 가장 힘든 변화'입니다.
도봉구가족센터는 지난 1000일 동안 저와 저희 가족의 '동반자'였습니다. 힘든 역경 속에선 함께 아파하고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감정적인 공감을 넘어 정책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까지 도움의 손길을 주셨습니다. 기쁨의 순간에도 가족센터는 곁에서 함께 했습니다.
■달라서 끌렸지만 달라서 어려운 결혼
‘출생·결혼·죽음… 인생의 가장 큰 변곡점 3가지다.’ 누군가 제게 해준 말입니다. 한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겪는 가장 큰 변곡점이라는 뜻입니다. 이 중에서도 출생과 죽음은 제가 선택하는 문제가 아닌 하늘이 정해준 문제지만, 결혼이야말로 한 개인이 유일하게 선택해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혼이란 수십 년 동안 각자 부모의 삶 아래서 자라오면서 굳어진 성격·습관·가치관이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살기로 약속하면서 24시간 365일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인생에서 타인의 다름을 깊게 공감하고 그 다름을 맞춰가는 것을 배우거나 실천해본 적이 적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대다수 집에서는 '자식 이기는 부모없다'며 결국은 자식의 뜻에 따르고, 사회에서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은 '거리 두기'를 하면 해결되곤 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다름'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않고 결혼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 역시 다른 부부와 마찬가지로 결혼 후 이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 존재가 가족센터였습니다.
가족센터의 부부 상담을 통해 저희 부부는 ‘다름을 인정하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상담사 선생님께서도 정말 저희 부부를 위해 다양한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며 도움을 주셨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니 그 사람의 행동과 생각이 이해되고, 이해가 되니 더 사랑스러워졌습니다. 사랑하니 자연스럽게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에게 새로운 생명이 찾아오게 됐습니다.
■인생 가장 기쁜 순간이자 가장 힘든 순간
올해 초. 가장 추웠던 하루로 기록됐던 영하 18도의 날. 저희 부부에게 가장 소중하고 따뜻한 선물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출산 직전 아내는 중환자실로 들어갔습니다. 본인의 생명을 잃을 순간에도 아기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습니다. 아기는 세상이 빨리 보고 싶어서인지 570g 초미숙아로 나오게 됐습니다. 이로 인해 아기는 수많은 수술을 해야 했고, 위험한 상황에 계속 직면하게 됐습니다. 최근에도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 벌어지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습니다. 새벽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소리가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의 분신인 2세가 태어나는 순간이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합니다. 저와 아내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희 부부에게는 동시에 가장 행복이자 곧 가장 큰 걱정과 두려움으로 밀려오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정말 많이 힘들었고, 지금도 힘듭니다. 하지만 잘 이겨내고 있고, 잘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려움 속에서 큰 힘이 되어준 곳은 바로 가족센터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부부 상담의 효과와 그리고 새로운 가족 구성원인 2세를 위해 부부·가족 상담을 꾸준히 진행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마침 저희 상담 시점에 아기가 태어났고, 저희 부부를 꾸준히 상담해주셨던 선생님과 함께 상담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저희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셨던 선생님께서는 저희를 위한 맞춤형 상담을 해주셨습니다. 우울·불면·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큰일을 겪으면 일어날 수 있는 반응에 대해 전문적인 방법을 활용해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또 돌봄·지원 등 국가 정책으로도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도 함께 추천해 주시고 연계해주셨습니다. 가족센터의 노력과 관심으로 저희 부부는 한 걸음 한 걸음씩 위기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함께 하세요
누군가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 뭐냐고 물으면 저는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내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요즘에도 주변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거나, 결혼 등 중대한 인생의 변화를 앞둔 사람들에게 상담을 적극 추천 합니다. 여러분들도 가족센터 그리고 주위의 전문적인 상담사님과 함께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