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가족담쟁이 “힘내라, 워킹맘!!” 이야기 공모 당선작 - <아기는 부모의 거울이다>
행복가족담쟁이 “힘내라, 워킹맘!!” 이야기 공모 당선작입니다. ^^ 제목 - 아기는 부모의 거울이다 작성자 - 최주연 지금은 밤 12시. 정훈이가 칭얼거리면서 잠투정을 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울어버린다. ‘기저귀는 깨끗한데... 배가 고픈가?..’ 분유를 타서 황급히 달려왔다. 하지만 아기는 물지 않는다. 계속 울기만 한다. 눈에 넣어도 안아플 내 아가지만, 요새는 너무 힘들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정훈이는 이제 백일이 지났다. 다른집 아가들은 보통 20시간정도 잔다는데 우리정훈이는 안자고 여기저기 쳐다보다가 거의 1시간간격으로 배고프다고 울기만 한다. 잠도 3~4시간 밖에 안자는 데 말이다. 그렇다고 낮에 놀이방에서 잠을 잘자는지 물어보면, 그것도 아니다. ‘너 나한테 왜그래? 너 때문에 지쳐 쓰러지겠다.’ 남편은 지방발령을 받아 우린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다. 남편이 있을때도 많이 도와주는 것은 아니였지만, 옆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의지가 되었던것 같다. 남편은 임신5개월이 될 때쯤 지방발령을 받았다. 발령을 받았을때 아내가 임신을 해서 힘들것 같다는 말만 했어도, 남편이 갈 발령이 아니였다. 하지만 남편은 그러지 않았다. 아무리 일에 의욕적이라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임신한 아내를 두고 갈 수가 있지?’ 지방에 내려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을 했지만, 설명을 하면서 미안해 하는 표정들이 가증스러웠다. 꼭 남편에게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회사를 다녀오는길에 아이용품점에 들러서 이것저것 둘러보았다. ‘우리아가가 이옷을 입으면 얼마나 이쁠까? 아마 너무 이뻐서 사람들이 만져보고 싶다고 달려들면 들지도 몰라.. ’는 등의 상상에 빠져 항상 행복해하던 시절이 지나갔다. 남편이 내려간 이후로.. 혹시 아가가 잘못되지나 않을까? 아무도 없는 빈집에 도둑이라도 들면 어쩌나 너무도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항상 ‘119’를 매직으로 손바닥에 적어놓고 잠을 자야만했다 혹시라도 너무 정신이 없으면 119번호도 잊어버릴수가 있으니까.. 어쩔땐 내가 배를 부둥켜 안으며 울고있는 내모습이 꿈에 나오기도했다. 그러면 그뒤로는 잠을 잘수가 없었다. 너무 무서웠다 혹시 그 꿈이 현실이 되지는 않을까? 내가 예지몽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잘수가 없었던 것이었다. 그러면 배가 톡톡 아파왔다. 난 잘지내고 있으니 걱정말라고 하는 것 같았다 . 그렇게 정훈이와 나는 함께했다. 회사에서는 항상 몽롱한 표정이었다. 악몽을 꾸는 날도 많았고, 혹시라도 낯선사람이 우리집에 들어오지나 않을까 두려움에 잠을 거의 편하게 잔 적이 드물었다. 그래서 몽롱한 표정을 짓고있었는데, 회사사람들은 너무 무서웠다고 한다. 그럴수밖에 .... 옆에서 재미있는 농담을 해도, 티비에서 본 너무 슬픈얘기도.. 표정의 변화가 없이 듣고만 있으니, 속으로는 이러다가 산송장을 하나 치르는것은 아닌가 싶었다고 한다. 그렇게 정훈이는 나에게..우리에게 왔다. 정훈이가 나올때는 이 힘든시간이 끝났다고만 여겨졌다. 하지만 정훈이는 태어난지 얼마안된 아기같지 않았다. 다른아가들은 잠도 잘자고 하는데도 정훈이는 항상 깨어있었다 이것저것 보기 바쁘기도 했고, 갓난아기가 혼자 무슨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기도 했다. 너무 무서웠다. 다른아가들은 울기도 잘 울고, 잠도 잘 잔다는데 정훈이는 너무 반응이 없었다. 너무 걱정되서 조퇴를 하고 급하게 달려와서 병원에 가보면.. 아가가 좀 늦을수도 있다며 걱정말라고 했다. 그래서 밤에 정훈이를 안고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 정훈이에게 나쁜생각이 다가가지 못하게 해달라고... 항상 좋고 긍정적인 생각만 깃들게 해달라고 .. 하지만 이제 잠은 잘 못자지만, 정말 잘운다. 역시 하나님께서는 다 주시지는 않는 가보다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아가는 아가다워야 좋으니깐... 오늘은 휴일이지만, 남편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평일에는 서로 회사일로 바빠서 만나기는 커녕 전화도 제대로 할수 없었다.퇴근하고 오면 정훈이를 봐야해서 정훈이를 재워놓고 나면, 남편은 피곤해해서 얘기를 나눌수 없었다. 그래서 할수 없이 따로 수당을 더 드리기로 하고, 정훈이를 선생님께 맡기고 나왔다. 아파트안에 있는 놀이방이라서 이럴때는 수월하게 아기를 맡길수 있어서 편하다. 남편은 사실 아가를 원치 않았다. 무정한 편이기도 했지만, 아가보단 자신의 행복을 더 추구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리고 일에 욕심이 너무 많아서 아가를 챙길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연애시절엔 나도 남편생각에 동의를 했다. 아가보단 우리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 나는 변했다. 지나가다 아가를 안고있는 엄마들이 부러웠고, 내가 낳은 아가가 너무 궁금했다. 정말 너무 이쁠것 같았다. 그리고 임신하고나면 남편생각이 변할수도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임신소식을 들은 남편은 당황스러워 했다. 그리고 자신없어 했다. 그래서 임신을 했지만, 일을 그만둘수 없었다. 일을 그만둬버리면 내 자신의 존재가치가 없어 보일것 같았다. 그리고 남편과 오래도록 행복하게 잘 살수 있을 수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일을 더 해야만했다. 임신한 후 얼마 있지않아, 발령이 났고, 혼자 잘 할수 있겠냐며... 남편은 그렇게 떠났다. 그 후, 이혼을 결심했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얼굴없는 아빠로서 아이를 대할수도 없었고, 임신하면 부리는 그 흔한 투정조차 사치였던 나에게... 그만큼 섭섭하고, 용서할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남편은 일이 고된지 얼굴이 수척해보였다. 몸도 근육도 빠진것 같고, 전체적으로 많이 말라보였다. 나는 붓기도 제대로 빠지지 않아서, 살이 통통하게 올랐는데 말이다. 꼭 나만 잘먹고 잘산것같은 느낌이었다. 남편이기 때문에, 정훈이의 사진을 곧잘 보냈다. 우리의 아가는 이렇게 잘 크고있다며, 섭섭한 마음을 가득담아 보냈었다. 사진을 보며 남편은 생각이 크게 바뀐듯 했다. 얘기의 대부분이 정훈이의 안위에 관한 물음이었다. 너무나 놀라웠다. 한번도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없었는데.... 남편은 다시 서울로 발령신청을 했다고 한다. 바로는 힘들겠지만, 유동성이 있어서 그리 오래걸리지는 않을거라며, 상당히 미안해했다. 그리고 정훈이 잘 키워 보고싶다고도 했다. 아가를 싫어할것 같기도 했고, 이혼얘기가 오고갈수있는 상황에서 정훈이를 데리고 나오고 싶지 않았는데, 정훈이를 왜 데리고 오지 않았느냐며.... 핀잔까지 하다니... 그동안 생각을 많이 한듯 보였다. 그렇게 남편과 나는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부터 바라는 아가가 아니였던 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것 같았다. 지금은 남편이 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그동안의 섭섭함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였지만, 남편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고, 앞으로 정훈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에 대해서 걱정이 많았던 터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의 짧은 만남 후, 정훈이는 더 커진것 같았다. 표정도 한결 밝아지고, 계속 웃기만 하는 것이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정훈이의 표정은 좋아졌고, 밤에도 울면서 잠을 못자는 일도 줄었다. 정훈이는 어느새 순한아가가 되어있었다. 놀이방 선생님도 예전보다 정훈이의 돌보는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며, 혹시 다른아가가 바뀐것 아니냐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건넬 정도였다. 회사에 가서 동료들과 이 일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좋긴 하지만 아가가 너무 달라져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내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부장님께서 하신말이 나를 관통했다. “아기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있어. 내가 보기엔 자기의 표정이 예전과는 너무 달라져있어. 그표정을 아기가 보고 그대로 따라한거겠지. 항상 우울해 있는 엄마를 보고 아기가 과연 웃을수 있었을까? 웃는 표정을 보지 못한 아기는 웃는 방법을 모를수도 있을거같아. 자기의 태도변화가 아이를 변화시킨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깐 이제 항상 정훈이에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줄려면, 자기부터 변화시키는 게 중요할꺼라고 봐....” 회사를 퇴근하자마자 정훈이가 너무 보고싶었다. 정훈이를 안고 오는데, 아가가 너무 불쌍해 보이고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못된 엄마였다는 사실에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우니까 정훈이도 따라 울었다. 눈물을 멈추고 내가 웃고있으니까 정훈이도 따라 웃었다. 내가 울고있으니깐 정훈이도 따라 울었다. 아... 내가 그동안 우리정훈이에게 못난 엄마였구나.. 정훈이가 태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잘 모를거라고 생각했다. 내 감정을 아가가 느낄수있다고는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당황스러웠고 아가에게 너무 미안했다. 아가가 너무 반응이 없었고 항상 울면서도 잠이 들지는 않아서, 혹시나 아가가 잘못된건 아닌지.. 병원에만 찾아다닐생각을 했었지.. 원인이 나에게 있을꺼라곤 생각을 못했다. 아가를 사랑해 주고, 웃어주는 것이 방법이었다니...! 그 간단한것을 왜 난 해주지 못했을까???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본사로 발령이 나서 같이 살수있을꺼라고 했다. 그리고 이제 행복한 가족을 만들어보자고도 했다. 너무 행복했다. 이제 우리가족은 행복한 가족이 될수있을것이다. 정훈이에게 멋진아빠와 엄마가 될수있을것이다. “정훈아! 엄마가 그동안 너무 미안해! 이제는 아빠엄마가 노력을 많이 해서 멋진 아빠 엄마가 될게! 그동안 아빠엄마의 잘못은 용서해주겠지? 우리 가족..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가족이 될수있도록 우리함께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