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부모교실 후기(2018년도)

청소년기 부모교실 후기(2018년도)

'목화꽃을 피우기까지' 전체부분 대상 수상자 광진구 정경희 

재작년 경우 크리스마스에 문익점 선생이 붓끝에 씨를 넣어 와서 우리나라에 목화를 보급했다던 그 목화솜 꽃을 센스 있는 지인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그 뒤로 1년 동안 집에 묵혀둔 뒤 먼지가 쌓여 버릴까 하다가 솜 안에 있는 씨를 발견하여 자그마한 화분에 무심코 심었다. 그런데 그 화분에서 강낭콩 새싹처럼 모습을 드러내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모습을 바라보는게 쏠쏠하게 재미가 있었다. 도대체 이렇게 자라서 어떻게 저런 팝콘 같은 목화솜 꽃이 되는 걸까 신기하기만 하였다. 가끔 생각날 때 물 한번 주고 생각나서 어쩌다가 들여다보면 어느새 다른 모습이 되어있었다. 어느 날 봉우리에서 아이보리색 꽃이 피었다.‘아! 이게 진짜 목화꽃이구나.’감탄을 하고 그다음 날에는 분홍색으로 변하면서 수줍게 오므라들더니 보라색으로 시들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밑에는 호두 알 같은 열매가 열려있었으며 그 열매를 보호하기 위한 꽃 받침대 같은 것이 오므라들었다가 활짝 펼쳤다가 때때로 변하였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 그 호두알이 무르익어 탁 터지더니 팝콘 목화솜 꽃이 되었다. 나는 이 과정을 지켜보며 아이들에게 목화의 일대기를 이야기하며 너희들도 이렇게 소중한 생명의 신비로움으로 탄생했으며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참고 견디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해줬다. 그러나 아들의 대답은 “안물(안 물어봤고), 안궁(안 궁금해요)!!!” 게임에만 관심 있고 엄마의 말을 잔소리라고만 생각하는 아들과의 감정상태는 올해 초 최고조에 달했다. 사춘기 아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방법에 대해 책을 찾아 읽어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하던 중 마침 청소년기 부모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비슷한 시기의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와 함께한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고 나와 다른 육아방법에 대해서 귀가 솔깃했다. 교육시간에‘나는 부모로서 몇 점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0점부터 10점까지 다양하게 응답하였다. 나는 아주 낮지도 않고 높지도 않은 7점이라고 대답하였는데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아들이 나를 몇 점짜리 부모로 생각하는지가 중요한 것임을 느꼈다. 강의내용 중 아이의 유형을 알아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유형을 짚어가며 아들의 유형을 파악하게 되었고 ‘안물, 안궁’이라고 대답했던 아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사실 그렇게 대답한 아들이 참 밉기도 하고 ‘대화가 안 되는구나’하며 서운했었다.

여러 가지 사례를 들으며 나는 아이를 나의 사춘기 시절과 비교하여, 나의 잣대로 아이에게 요구하고 벗어나려고 불안해했던 나를 뒤돌아보게 되었다. 성인인 엄마는 사춘기 남자아이를 이해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시대는 변했고 부모가 자식을 이기는 것이 진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고 기다려주어야, 사춘기를 잘 보내야하는 이 과정의 과업을 잘 이루는 것이라는 알게 되었다. 결국 청소년 사춘기 아들을 정상적으로 잘 커가고 있으며 너무 많은 관심과 기대가 아들에게는 힘든 부담일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청소년기 부모교실을 통해 강사의 교육을 직접적으로 듣고 공감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새로이 발견하게 된 것뿐만 아니라 교육을 통해 부모인 나 자신을 발견하고 더욱더 성숙해져 가는 계기가 되었음을 확신한다. “엄마 나 머리가 눈에 찔리는데 미용실에 같이 가줄 거야?”아직 가을의 첫걸음인 듯하나 쌀쌀한 기운이 돌아 추위에도 끄떡없다는 털 잠바를 두툼하게 걸쳐 입고 중3 아들의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나선다. 언제나 제일의 스스로 알아서 하겠다던 아들은 엄마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말을 잔소리 취급하지만, 미용실 갈 때는 꼭 같이 가기를 원한다. 유난히 머리 스타일에 관심이 많다. 살짝 귀찮은 마음에 이제 다른 아이들처럼 혼자 가서 깎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다가도 ‘그래도 엄마가 필요하구나.’싶어서 거울을 통해 머리 깎는 모습을 지켜보고 스타일이 어떻다는 소감도 함께 곁들여본다. 한 달에 한번 미용실에 다녀오는 길엔‘이 아이가 내 아들이 맞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또 속는 것 같지만 ‘계속 속아주자.’

그렇다. 부모는 아이가 자라는데 있어, 목화꽃과 열매를 받치고 때때로 오므라들었다가 펼쳤다가 하면서 열매가 잘 자라서 팝콘처럼 터질 때까지 지지해주는 것, 기다려주는 것이 최고의 관심과 사랑임을 느낀다. 꽃은 자기가 스스로 햇빛을 받고 토양의 영양분도 흡수해가면서 벌레에게 몸도 내어주고 그것을 이겨내야 결실을 맺게 된다. 잔소리를 덜 하면 아이는 나에게 조금씩 다가온다. 아이가 하는 것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면, 칭찬해주면 한 걸음 더 다가온다. 그렇게 청소년기 아들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목화 꽃을 피우는 듯이 조금은 무심해져 보려한다. 내 인생의 자로 재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인생을 아이가 재도록 믿고 기다려 보려한다.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최우수상 수상자 광진구 조윤아 

저는 항상 지금보다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둘째를 가지면서 하던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다시는 사회로 되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하나일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진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더 이상 일을 병행하며 육아를 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달리 선택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어요.

그렇게 집에 들어앉게 된 제 인생. 엄마로서 보내는 시간들이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아이들을 향하여 정서적으로 저의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어요. 아이의 한마디에 웃고 기뻐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는.. 한때는 저를 자신들의 우주라고 느끼는 아이들이 시간이 흘러 점점 커가는 것을 봅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엄마인 나의 우주가 온통 아이들이 아니었나하고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항상 큰아이에게 엄마가 처음인 제가 많은 실수를 저질러 온 것처럼 둘째 아이에게도 둘째를 키우는 엄마로는 처음인 제가 또 실수를 합니다. 육아는 정말 어렵네요.

14살이 되어 일명 사춘기가 온 큰아이도. 9살이 되어 아이 티를 벗고 좀 소년스러워진 둘째도... 부디 이 엄마로부터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저는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배우고 또 노력합니다. 그래서 2018 서울가족학교 청소년기 부모교실 신청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인 광진구에서 서울가족학교 청소년기 부모교실을 하더라고요.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잘한다고 자신할 수 없기에 늘 변해가는 시간 속에서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매일 하루하루가 새롭고 처음이기에... 나의 숨결 속에서 나의 혀와 손에서 나오는 세상의 언어 속에서 배우고 자라는 아이들이 정말 행복한가. 고민해보기 위해 서울가족학교 프로그램 중 하나인 청소년기 부모교실을 신청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복지관에서 청소년기 자녀를 둔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복지관에 종종 오고가는데... 마침 2018 서울가족학교 청소년기 부모교실 모집안내문을 보고 신청했습니다. 2018 서울가족학교 청소년기 부모교실을 총 4주간 일주일에 한 번 모임이 있었어요. 4번의 모임 중 다 다른 강사님이 오셔서 그날 주제에 맞는 강연을 진행해주시는데요. 1차는 부모자녀 관계형성, 2차는 자녀와 의사소통하기, 3차는 우리자녀의 진로와 교육 가치관 탐색, 4차는 청소년기 심화교육입니다. 마지막은 접근하기 조심스러운 청소년 성교육이었어요. 강사분이 참 좋으셨습니다. 강의 내용이 한마디로 마음을 활짝 열고 오픈마인드가 되게끔 해주신답니다. 진심으로 아이를 이해하도록 설득해주셨습니다.

배 속에서 있을 10달 동안 내내 엄 아이에게 단 한 가지만 바란답니다.‘부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손가락 10개, 발가락 10개~~’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가 변한다고 합니다. 건강하고 영어도 잘했으면 좋겠고 운동도 잘했으면 좋겠고 반에서 1등 했으면 좋겠고... 건강하기만 하면 좋겠다는 엄마의 바람은 정말 산을 넘고 넘어 거대한 욕심이 되고 그리고 그 욕심 앞에서 아이는 상처받습니다.

내 아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또 못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적어보았는데요..우리 아이들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100가지도 적겠는데... 못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잘 모르겠더라고요. 고작해야 엄마 잔소리를 무척 싫어한다는 거? 느끼한 음식을 싫어한다는 거? 저는 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늘 부족하지만, 아이랑 끊임없이 소통하며 아이의 맘을 헤아려 주고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엄마가 되는 것도 배우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 지혜로운지 머리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으로는 쉽지 않은 엄마되기...청소년 부모교실 강연들을 통하여 무척 유익함을 얻었습니다.

전문가들로부터 듣는 내용들은 우리 집 청소년기 자녀를 이해하는 데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되었어요. 또 함께 만난 엄마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위로도 많이 받았고요. 앞으로의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 필요한 용기와 기운도 얻었습니다. 내 아이가 커갈 때마다 엄마인 나의 마음도 그만큼 커져가기를...바라는 마음으로 다음에도 서울가족학교 청소년기부모교실 또 참여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사랑한다고 후회 없이 말해줄래요' 우수상 수상자 마포구 김서희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 쌍둥이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이렇게 글로 내가 아닌 아이들의 엄마라고 소개를 하는 것이 익숙하면서도‘엄마’라는 이 단어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었나 새삼스레 떠올려 보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저에게도 초등학교 시절이 분명 있었고 남들과 다르다고 느꼈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이 존재했었는데.. 부모가 되어보니, 마치 나는 그런 적이 없던 것처럼.. 지난 시절을 망각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먼저 우리 쌍둥이의 첫째 아이 ‘모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모리는 마음이 굉장히 여리고 착한 아이입니다. 7살 무렵 틱장애가 심하게 와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소아정신과에 다니며 약을 먹고 있습니다. 조금 느리고 엉뚱하지만 착하고 배려 많은 아이라서 늘 애잔하면서도 애틋한 아이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두 번째 아이 ‘해밀’이는 너무너무 독특하고 창의적이고 재밌는 아이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아이와 제가 너무 많은 트러블이 생겨서 서점에서 육아서적을 읽어보기도 했고 사춘기가 시작되는 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청소년기 부모교실 너의 사춘기, 나의 기다림 강의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아이 모리에게 틱장애가 발현된 이후로 해밀이에게 모리는 조금 아프니까 해밀아 모리가 스트레스받지 않게 우리가 이해해주자. 라던가.. 모리에게는 너그러운 모습, 해밀이에게는 더 큰 기대감에 보였던 냉정함.. 저도 모르게 해밀이에게 당연시해야 하는 점을 부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리를 질투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었고 밝은 아이가 어두운 모습을 많이 보였던 것도 같습니다.

그렇게 10살이 되었는데 아이와 제가 말 한마디 나누고 하는 것이 지옥같이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밀이의 행동에 대한 지적, 그 지적으로 인한 아이의 짜증, 그 짜증으로 인한 저의 훈육. 마치 회전하는 것처럼 아이와 계속적인 마찰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훈육을 하면 할수록 감정과 혼합되어서 아이에게 독설로 마음을 후벼 파는 일도 더러 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엄마 나는 엄마 뱃속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나 봐. 나는 사는 게 즐겁지 않아”라는 해밀이의 말에 정말… 아이의 감정상태를 내가 만들었다는 자책감에 하루하루 슬픔이었고 괴로웠습니다.

그럼에도 육아서적, 대화의 소통에 대해서 또 나의 육아성향을 다시 관찰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너의 사춘기, 나의 기다림 강의로 인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과 더불어 아이의 미래와 행복지수에 대해서 그리고 사춘기에 대한 부모로서의 이해까지 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사님의 강의 내용을 굉장히 많이 메모를 했더랬는데. 간략히 요약하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가장 부정적인 여파를 아이에게 미칠 수 있다는 것과 부모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아이는 그대로 보고 배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사고의 전환이 될만한 건강한 스트레스 조절법을 찾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에 크게 공감되었습니다.

부모와 즐거웠던 기억의 양으로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도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또한 아이가 힐링할 수 있는 단 한가지의 취미를 찾아줘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왕따를 당했을 때에도 ‘나는 너희가 없어도 괜찮아 하지만 조금 외롭기도 해. 그래서 나는 강아지랑 놀거야.’등등의 대처법과 생각의 유연성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와 싸우지 않고 대화하는 방법인 대화의 기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감정과 판단과 비판이 들어있지 않은 그대로 아이에게 전달하는 대화의 기술. 마치 사진 찍듯이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서 옆에 있는 사람과 연습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마냥 쉬울 것 같았던 대화의 기술은 실제로 해보니 그동안 내가 얼마나 내 잣대로 비판을 해왔는지 반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시간에 아이의 미래에 대해서 진로와 적성에 대한 부분까지 아직 먼 미래 같지만 그렇게 멀지않은 미래이기에 새삼 중요성을 느끼며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국한된 직업의 종류, 그리고 잘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분별해 나갈 수 있게 지금부터 체험을 하여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부모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어서 신선하면서도 앞으로 노력해야 할 많은 부분들로 인해 기대감 또한 들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사춘기는 생각 사(思) 봄춘기, 즉 생각이 싹트는 시기라고 합니다. 새로운 모든 것을 접하며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우리도 그렇게 외로운 시간들을 부모님의 사랑으로 견뎌 왔는데 말이죠. 앞서 배운 많은 기술들도 정말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밑바탕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 관용, 포용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이를 믿고 사랑하면 우울감을 갖고 있던 우리의 둘째 아이가 어느 날 ‘엄마 지금 너무 행복해요.’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늘 긴장감을 끌어안고 사는 첫째 아이 모리에게도 세상은 늘 평온하고 행복하다고 말할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런 희망을 갖고 아이를 살펴보고 사랑으로 키워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이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저처럼 아이들 문제로 고심하는 많은 부모들에게 본래의 어린 시절의 나를 돌아보는 계기와 더불어 아이를 사랑하고 있음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이런 강의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강의를 듣고 변화하는 멋진 어른, 엄마가 되도록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청소년기 부모교실 참여 후기' 우수상 수상자 구로구 이상숙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낼 때는 예비 학부모 교육이 있다고 들었다. 처음으로 학교에 갈 아이를 생각하니 엄마인 내가 더 떨렸던 기억이 난다. 아마 6년 전 그런 교육이 있었으면 당연히 달려갔을 것이다. 이제 우리 수빈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다. 아이 하나를 어떻게 키웠는지,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6년을 보냈지만, 여전히 자신이 없다. 더구나 이제 몇 달 후면 중학교에 간다. 우리 딸이!! ‘중학교 예비 학부모 교육은 없나?’하던 어느 날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이 청소년기 부모교육이 있다고 했다. 진로지도에 대해서도 교육을 해준다고... 냉큼 신청을 했다.

일을 마친 저녁 얼른 집으로 돌아가고픈 유혹도 없지 않았으나 아이를 볼 때마다 슬며시 올라오는 불안감을 떠올리면서 교육을 받으러 갔다. 그동안 ‘이렇게 해라! 제발 저렇게 좀 해라!!’ 소소한 잔소리와 신신당부를 하면서 살았는데 우리 딸은 날이 갈수록 내 맘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슬며시 엄마로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 애가 이렇게 갈수록 말을 안 듣는다면’이란 가정을 하니 불안감이 더 커졌다. 거기에다 주위에 중학생을 둔 엄마들로부터 들었던 공부걱정, 학원걱정, 돈 걱정 등등이 보태져서 나는 ‘걱정엄마’가 되었고 내가 원하는 대로 따라오지 않는 딸을 보면 폭풍처럼 화를 내게 되었다.

둘째 날인가 강사 선생님이 이렇게 말했다. 아이의 성격에 대해 생각해 봤냐고, 엄마인 내 틀에만 맞추지 말고 아이의 틀로 생각해 보라고......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라고...... 듣는 순간 머리가 띵 했다. 내가 아직까지 내 딸을 위해 이렇게 힘들게 일하며 살아가는데, 이렇게 거의 모든 순간을 아이를 걱정하며 살아왔는데 아이의 인격이라는 말을 들으니 왜 이렇게 낯설고 가슴이 내려앉는지. 그거였다! 이제 6학년 우리 딸은 인격 대 인격으로 만나야 할 나이였다.

셋째 날 교육은 내가 가장 기대했던 진로지도였다. 내게 아이의 진로는 무지였다. 엄마가 무지하니 오히려 아이에게 요구할 일은 무한대였다. 나도 잘 모르는 아이의 앞길에서 ‘좌충수’라도 두고 봐야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강사 선생님이 진로에 대해 딱 잘라 말했다.“아이의 진로는 엄마가 걱정해서 될 일이 아니다. 진로는 본인이 헤쳐 나가는 거다. 부모가 아이를 앞서 나가지 마라.”다른 부모들도 모두 고민은 많이 하지만 고민일 뿐이고 반면에 천하태평 해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걱정만 더 커진다고 하였다. 아이들이 더 정확하게 자신의 적성과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아이들을 따라가라는 이야기였다.‘그래 맞아!!’감탄이 먼저 찾아왔고,‘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위로도 따라왔다.

그렇게 청소년기 부모교육은 6학년 딸을 보며 가졌던 막연하고 무거운 마음에 작은 불을 달아준 교육이었다. 엄마인 나만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우리 아이는 나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 훌륭한 인격체로 자라고 있다는 믿음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교육을 받게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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