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셰프 후기(2019년도)

패밀리셰프 후기(2019년도)

'요리체험! 오늘은 내가 셰프예요' 전체부문 대상 수상자 광진구 이기형 

주말 아침. 창밖은 이미 환하게 밝아있었다. 평소 같았다면 학교 갈 딸 들을 깨우는 내 큰 소리가 온 집안을 메아리치고 있을 시간이겠지만 주말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늦잠을 자게 하는 편이어서 딸 들은 모처럼의 주말 늦잠을 자고 있다. 며칠 전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 중인 “행복가족 2019” 패밀리셰프 프로그램에 대해 안내를 받고 참여한다고 약속했던 일을 기억해낸 나는 일주일 전 저녁을 먹으면서 딸들에게 이야기했던 게 생각나 딸들을 깨웠다. 두 딸 들은 “오늘 학교 안 가도 되는데”라며 덮고 있던 이불을 얼굴까지 끌어가 덮어버리곤 일어날 생각이 없는지 계속 잠을 자고 있다. “늦었어. 지난번에 프로그램 간다고 아빠하고 약속했잖아.” “빨리 씻고 준비하자.” “꼭 가야 해? 안 가면 안 돼?”라며 짜증을 내는 딸들에게 “아빠가 참여한다고 약속했어. 빨리 일어나 준비해.”라며 소리를 질러 버렸다.

사실 프로그램 처음 안내받았을 때 신청을 했다. 그런데 이미 신청이 마감되어 신청이 불가하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좋은 프로그램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아쉽다고 생각을 많이 했다. 주민 센터에서 선생님께서 신청 가능하니 신청하세요. 라며 안내 오기 전까지는 잊고 있었는데 어쨌든 신청을 하고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뻤다. 딸들을 혼자 키우면서 어딜 간다거나 뭘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일단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해서이기도 하지만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만 찾게 되면서 체험보다는 그냥 눈으로 보는 것만 찾게 되고 무엇을 만들거나 보는 것도 거의 같은 프로그램들이 많다 보니 다양한 프로그램 참여나 여행의 기회가 오면 신청을 하게 된다. 이런 아빠를 두 딸 들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서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준비하느라 늦어서 택시를 타고 중마초등학교로 가자고 하니 기사님이 길을 잘 모르시는지 내비게이션을 켜고 검색을 하신다. 이미 약속 시각이 다 돼 가는데, 가는 내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작은딸 다은이에게 가서 재미있게 보내고 오자며 달래보지만 이미 삐져있어 가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큰딸 다솜이는 학원 보충이 있다고 자연스레 빠졌다. 그래서 다은이는 더더욱 가기 싫었는지 모른다.

중마초등학교에 도착하니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프로그램은 시작됐다. 다른 가족들은 테이블에 앉아서 진행하시는 선생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계속 “집에 가면 안 돼?” 라며 뾰로통해져 있는 다은이를 보는 나는 답답하기만 하고 빨리 프로 그램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메뉴를 월남쌈과 과일꼬치로 정하고 가족이 어떤 것을 할지 정한 다음 구매 할 재료에 대한 설명과 구입 시 주의사항 그리고 안내사항을 들은 후 시장으로 향했다. 구매에 필요한 온누리 상품권과 재료 구매 목록을 적은 종이를 들고 시장을 가는 길에 기분이 조금 풀어졌는지 아니면 아침에 바쁘게 나오면서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인지 “배고파 아빠 뭐 사주면 안 돼?”라고 다은이가 이야기한다. 간단히 먹을 빵과 음료를 사주고 구입한 과일들을 가지고 다시 중마초등학교로 향했다.

같은 조의 다른 가족도 물품 구매를 다 했는지 조금 늦게 도착을 했다. 조리도구가 세팅되어 있었고 위험한 것을 만질까 못하도록 안내를 다시 해주시는데 이미 어떤 아이들은 사 온 재료들을 만지고 있다. 아이들에게 요리는 새로운 경험인 듯하다. 평소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재료들을 칼로 자르고, 볶고, 아이들도 신이나 있지만, 아빠들도 나름 열심히 한다. 그전에 주의사항에 대해 충분히 들었다. 뜨거운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데쳐서 가지런히 재료들을 넣고 쌈을 싸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 과일도 마찬가지다. 쉽게 보이지만 쉽진 않았다. 그래도 다은이는 열심히 한다. 같은 조에 어린 동생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미안해져서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열심히 만든 월남쌈과 과일꼬치를 접시에 담아 앞에 내놓고 평가도 받아보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작은 도시락에 만든 것 중에서 예쁘다고 생각되는 것을 담아보고 과일꼬치도 비닐에 포장도 하고 그러다 보니 체험이 끝나버렸다. 끝나고 주변 정리를 다 한 다음 큰길로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다은이에게 오늘 체험에 대해 물어보면서 생각보다 잘하던데 하고 칭찬을 하니 아빠의 등짝을 한 대 치면서 노려본다. 큰딸이 초등학교 5학년, 작은딸이 유치원 다닐 때 아내와 나는 헤어졌다. 뭐하나 모르면서 그냥 아이들을 키웠다. 당연히 음식 조리는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하지 못하게 했고 뭐든 해주는 것이 익숙하다 보니 프로그램 체험을 하면서 딸들이 해보고 싶어 하는 일이기도 하고 집에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번 2019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 참여를 하면서 가족 간의 서로 배려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참여하면서 자존감도 높아지는 시간이 되었다. 끝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해주고 늘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라 수고하시는 서울시건강가정지원센터의 선생님들 노고와 수고에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 체험에 취약한 가족들을 위해서 수고해 줄 것을 바라면서 글을 마치려고 한다.

 

'패밀리셰프 한번 더 부탁해요' 최우수상 수상자 도봉구 김태희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월천초등학교 4학년 김태희예요. 지금부터 패밀리셰프 요리 수업에 대한 저의 느낌을 써보려고 해요. 패밀리셰프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엄마가 지평선(지역공동체 평생교육을 하는 선한 사람들) 이라는 밴드에 올라와 있는 패밀리셰프에 관한 내용을 읽고 우리 가족도 참여해 보면 좋은 추억이 되겠다 하셔서 참가하게 되었다.

이른 아침 우리 가족은 요리를 할 생각에 한껏 들떠있었다. 나는 덩실 덩실 춤을 추고 있고 부모님은 냄비, 도마, 칼, 부르스타 등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느라 바빴다. 오늘의 요리수업 장소는 마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1층은 경로당이 있는 정자 지하이다. 여기는 학교 반모임이나 동네 분들 모임 장소로 대관도 하는 장소인데 지하이다 보니 모기도 많고 탁자가 없어서 바닥에 비닐을 깔고 해야 했다. 조금 불편해서 앞으로는 요리하기에도 좋은 장소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안에는 반가운 내 친구 서윤이와 같은 4학년이긴 하지만 잘 모르는 다은이까지 먼저 와 있었다. 나는 이번 기회에 다은이와도 친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선생님이 오셔서 파워포인트로 준비해 오신 자료를 보여주시며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는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광장시장에 대해서 그리고 내가 많이 좋아하는 스팸같은 햄 음식의 유해성과 어떻게 조리해서 먹어야 우리 몸에 덜 해로운지 설명도 해 주시고 퀴즈도 풀며 선물로 전통 과자도 주셨다. 나와 엄마는 3문제를 맞춰서 받은 과자를 다른 가족 동생에서 나눠주기도 했다. 기분이 참 좋았다. “자 이젠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선생님께서 두 가족을 한 팀으로 묶어 주셨는데 난 다은이네와 한 팀이 되었다. 다은이와 친해지고 싶었는데 내 맘을 어떻게 아셨지? 이제 장을 보러 고고씽~ 선생님께서 원래는 재래시장으로 가야하는데 우리 동네에는 재래시장이 없어서 선생님께 재료비를 받아 하나로 마트로 출발했다.

나는 서윤이와 다은이랑 손을 잡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며 즐겁게 하나로 마트에 도착했다. 다은이 엄마는 동생을 돌보느라 아빠들이 장를 보기로 했다. 우리는 토마토파스타와 크림파스타 중 토마토파스타를 만들기로 했다. 토마토파스타 재료와 오이피클 재료를 사느라 두 아빠들은 가격과 품질을 살펴보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두 아빠의 알뜰함 덕분에 우리 팀은 돈이 남아서 다 같이 나눠 먹으려고 수박도 샀다. 재료가 많아서인지 장바구니가 너무 무거워서 나는 오이, 다은이는 파프리카, 엄마는 양파를 들고 나머지는 아빠들이 장바구니와 수박을 들고 돌아왔는데 그날은 햇빛이 쨍하고 더운 날 이어서 아빠들 얼굴에 땀이 흘러 있었다.

“자 이제 본격 요리 스타뚜!!!” 다은이와 나는 금세 친해져 꽁냥거리며 놀고 있고 부모님들은 채소를 썰고 계셨다. “나도 오이 썰래” 내가 말했다. 탁-탁-탁 소리가 경쾌하고 나고 나는 써는 느낌으로 중독된 것 같았다. 엄마들과 우리는 누가 더 많이 써는지 경기를 하는 것 같았다. 너무 재미있었다. 우리 아빠는 저쪽에서 선생님이랑 오이피클에 넣을 절임물을 만들고 계셨다. 물, 설탕, 식초, 소금을 계량하고 끓이고 조금 복잡했지만 내가 했다는게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오이피클에 피클링스파이스라는 재료가 들어가는게 신기방기 했다.

이제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팀에 큰 냄비가 하나밖에 없어서 면을 삶을 동안 재료를 볶을 수가 없어 다른 팀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었다. 면이 다 삶아지고 아빠들이 재료를 넣으면 나와 다은이는 소스를 저었다. 시간이 조금 늦어졌지만 그래도 맛있는 토마토 파스타가 만들어졌다. 이제 맛을 볼 차례! 역시 우리가 만든게 최고다!! 나만의 생각이였나? 엄마는 면에 비해 소스가 조금 부족해서 조금 싱거운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만 내 입에는 너무 맛있었다. 다른 팀에게 맛보여줄 우리 파스타를 접시에 담아내고 다 같이 맛있게 파스타 파티를 했다.

나는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 디저트로 우리가 사온 수박도 같이 나누어 먹었는데 너무 배가 불러서 수박은 한 입 밖에 먹을 수가 없었다. 남은 수박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아빠들이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골라 맛이 있고, 이웃들과 같이 나눠먹으니 두 배로 더 맛이 있었다. 그리고 요리를 내가 하니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집에서는 요리를 할 기회가 전혀 없는데 이렇게 친구와 엄마 아빠와 같이 요리를 하니 재미있고 내가 만든 음식이라 더 맛있었다. 오이피클은 집에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엄지척^^

패밀리셰프를 하고 난 후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던 다은이와 요즘에는 반갑게 인사도 하고 다니고, 서윤이는 원래 친했지만 지금은 100배는 더 친해져서 항상 재미있게 놀고 있다. 짜증내지 않고 요리를 완성해 낸 다은이네 가족, 우리 가족 그리고 모든 가족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이 요리수업을 해 좋은 점이 너무 많아 한 번 더 하고 싶다. 이웃과 친하게 지내며 음식도 나누어 먹는 즐거운 시간을 또 느끼고 싶다. 예전에도 주말에 아빠가 가끔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어 주셨지만, 그때는 소스만 넣어 만들어서 그냥저냥 맛있는 맛?ㅋ 그런데 이 요리 수업을 한 뒤 아빠의 요리 실력이 레벨업 된 것 같다. 소스에 양송이버섯과 진짜 토마토를 넣어 만들어 주시니 요즘 아빠의 토마토 파스타는 정말 맛이 있다. 엄마와 나는 주말 아빠의 면(파스타, 짜파게티, 비빔면, 라면) 요리에 정말 행복하다.

 

'야무진 가을 햇살, 따스한 9월의 토요일 아침' 우수상 수상자 광진구 이동희 

야무진 가을 햇살이 따스한 9월의 토요일 아침. 광진구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2019년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사춘기에 접어들기 시작해 조금은 서먹해진 11살 막내의 손을 잡고 광진구청 행사장소로 향했다. 프로그램 시간이 장장 4시간이라 처음에는 행사 참여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얼마나 거창한 요리를 만들길래 그 긴 시간을 프로그램에 할애했을까 의아해할 정도였다. 그러나 알고 보니, 통상적인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하는 미리 준비된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프로그램과 달리, 이번 패밀리셰프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져서, 1부에는 마을 전통시장 장보기, 2부에는 이웃과 함께 요리하기로 구분되어 2가지 활동 모두를 하기 위해서는 좀 넉넉한 시간이 필요했었던것이다.

식재료 마련을 위해 이웃사촌과 함께 마을의 전통시장을 돌며 손수 준비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점이 이번 패밀리셰프 행사에서 가장 신선하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요리의 시작인 식재료 준비에서 부터 직접 만든 요리를 이웃사촌과 함께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를 통해 가족의 개념을 혈연이 아닌 함께 사는 이웃사촌까지 확장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 가족 공동체로 인식 전환을 확대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본격적인 행사 진행에 앞서, 처음 만난 가족들과의 어색함을 달래기 위해 아이스브레이킹을 위한 몇 가지 퀴즈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낯선 분위기는 조금씩 녹아들기 시작했고, 조별 편성된 가족 간에도 조금씩 눈빛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사람관계란 것이 묘하게도 서로 이해관계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남남처럼 느껴지지만,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공유하기 시작하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살갑게 가까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조별 게임을 하면서 우리 모듬 조는 조금 더 친해지기 시작했고, 내 아이만이 아닌 내 옆에서 함께 한 아이에게도 환한 웃음을 보이기 시작했다.

1부 미션 마을전통시장 장보기를 위해 조별로 식재료 준비를 위한 토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고, 가족별 입맛에 따라 다양한 식재료가 열거되면서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논의도 함께 이뤄졌다. 일단 오늘의 주인공인 자녀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준비할 재료들의 우선순위를 정했다. 이번 패밀리셰프의 메인 요리는 월남쌈과 파르페였다. 우선적으로 전통시장에서 장보기를 시작하면서 시장 물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던 나와 아이는, 아니 우리 모듬조의 대부분의 아빠와 아이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으로는 선정한 식재료를 충분히 구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장보기 목록에서 우선순위를 다시 매겨야만 했다.

마트에서 구매해야 할 가공식품의 양을 확 줄이고 좀 더 저렴한 야채와 과일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아빠 옆에서 장보기를 함께하던 막내는 연신 물건값을 더해가며 총무를 맡은 아빠의 셈을 도왔고, 예산이 부족해서 어떤 재료를 빼야 할지를 모듬 조의 가족들과 상의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내는 의젓한 모습도 보여주었다. 장보기 경험이 많지 않은 우리 부자는 현실물가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됨은 물론, 알뜰살뜰 아껴가며 살림을 꾸려가는 아내에게 먹을만한 반찬이 없다며 투정을 부리던 우리 부자의 모습에 부끄러움도 함께 느꼈다.

30분이면 충분할거라 생각한 장보기는 제한된 예산 문제부터 식재료 선택에 있어서 고민들이 이어지면서 1시간이 넘게 이어졌고, 장보기를 마쳐야 할 시간에서야 부랴부랴 서둘러 몇 가지 식재료는 포기하고 행사장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막내는 자신이 좋아하는 칵테일 새우를 예산의 문제로 사지 못 함에 대해 서운한 모양이었지만, 선택에 있어 우선순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기회도 되었다.

본격적으로 2부 행사인 이웃과 함께 음식 만들기를 위해서, 준비한 식재료를 씻고 다지고 자르며 우리 모듬조 모두는 진짜 가족 같은 ‘패밀리’ 셰프가 되어가고 있었다. 음식을 함께 준비하고 나눈다는 의미에서 ‘식구’란 말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때 우리 모두는 진정으로 하나의 식구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 있었고, 내 아이만이 아닌 오늘 처음 보는 내 옆의 아이의 입 속에 음식을 넣어주며 그 아이의 입가에 핀 웃음꽃을 보며 함께 향기로워 지고 있었다.

긴 시간이라 생각했던 4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이웃사촌과의 소중한 시간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서로의 마음속에 나눠 담아 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맛있는 요리는 다양한 재료의 조화로움 속에서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이웃사촌 또한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핵심 재료이며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사회는 결국 우리와 이웃하는 가정 하나 하나의 행복에서 출발하며 그 행복이 조화롭게 버무려 질 때야 비로소 제대로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패밀리셰프 행사는 단순하게 우리 가족만의 즐거운 한때를 선사하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내 이웃 하나하나의 행복이 결국 우리 모두가 꿈꾸는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는 초석임을 깨닫게 함은 물론, 이러한 막중한 책임이 각 가정마다 부여돼 있음을 함께 인식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 할 건강한 사회에 대한 책임감에 대해 나는 물론 아직 어리지만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는 막내에게 이번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 행사가 작은 밀알이 되어 마음속에서부터 조금씩이나마 커져가는 깨달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이번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 행사를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광진구건강가정지원센터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패밀리셰프” 서울가족학교와 아빠육아휴직을 통한 삶의 의미 찾기' 우수상 수상자 노원구 하운철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딸과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아들을 둔 두 아이의 평범한 아빠입니다. 평상시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회사를 다니며 잦은 야근 등으로 엄마에 비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부족함과 한 살씩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소통의 어려움이 조금씩 느껴지는 즈음에 노원구 주관 “패밀리셰프”라는 프로그램(‘19.5.26.)에 참여하였습니다.

해당 과정은 아동교육 관련 전문가가 나오셔서 재미있게 진행을 하면서 아빠와 함께 아이들이 ① 어떤 것을 함께 요리해 볼까하는 우리 아이들과 의견 모음에서부터 출발하여 ② 인근 동네 시장(마트)을 방문하고 ③ 정해진 금액 내에서 관련 재료를 사 와 ④ 직접 아이들과 음식을 만들어 같이 먹는 게 전체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예전엔 평상시 가끔 쉬는 주말 아침에는 평일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아내를 위해, 그리고 주말에나 아빠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두 아이들을 위해, 간단히 아침 식사(토스트, 계란찜, 생선구이 등)를 준비해 본 적이 있는 차라 “나는 보통 아빠들보다는 아이들에게나 배우자에게도 잘 해 주는 편”일 거라는 나름 나에게 스스로 관대한 평가를 하던 시기였습니다.

저희 가족이 포함된 테이블(팀)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김밥”을 하기로 정했습니다. 중요한 키포인트는 첫 순서인 “무엇을 요리해 먹을까”하는 메뉴 선정이었습니다. 다양한 메뉴가 조그마한 각자의 입에 솔솔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평범한 떡볶이, 샌드위치, 유부초밥, 짜장면, 김밥 등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먼저 나왔지만, 솔직히 아빠들도 시간과 예산도 많지 않고 짧은시간 내 손이 덜 가는 현실적인 메뉴가 눈에 들어왔고 실제로 저희를 제외한 3팀 정도(총 4팀)가 실제로 떡볶이, 샌드위치, 짜장면을 요리하는데 기가 막힌 아이들의 공통된 마음에 놀랍기도 하고 그 평범함에 살짝 웃음도 머금었던게 사실이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햄을 볶고(위험한 것은 아빠가) 플라스틱 칼로 단무지와 계란프라이를 자르고 오이를 채 썰며 김 위에 밥을 펴서 온갖 재료들을 올려놓아 아이들이 조그마한 손으로 직접 듬성듬성 김밥 옆구리 터져가며 끝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옆 가족 아이들의 입에도 김밥 하나씩 넣어주며 제일 늦게 마무리를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또한, 다른 테이블(팀)에는 짜장면을 직접 만든 아빠가 계셨었는데 아이들이 음식 만들기에는 참여를 많이 못 한 면은 있었더라도 직접 짜장면 재료들을 준비해 평상시 가족들에게 요리하는 아빠를 직접 만나 보았고 그동안 나는 다른 아빠들보다 잘 하고 있을 거라는 나만의 자만 비슷한 감정은 싹 날아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전에 ‘아빠랑 나랑’ 프로그램(3,4월)을 먼저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가장으로써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어깨가 무거운 아빠이지만 퇴근한 아빠가 아이들에게 엄마만큼의 영향력을 줄 수도 없고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주며 대화를 어떻게 해 나가는 방법도 모르는 부족한 아빠의 솔직한 모습을 자각하고 일과 가정 양립을 하기 위해 지금부터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면, 이번 “패밀리셰프” 프로그램 과정은 “가족 소통”의 방법과 지금 내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하는 나의 삶의 이유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제공하여 주었습니다.

지금은 노원구에서 제공해 주셨던 서울가족학교 프로그램들을 통해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나의 아이들과 하루 시간을 보내기 위해 회사에 1년 기간의 “육아휴직”을 내고 생활하고 있고 우리 집 가훈인 “순간을 소중히”를 평소 실천하기 하기 위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자신 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이런 소중한 기회를 주신 노원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특히 “패밀리셰프” 담당 김율리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대신 지면으로 남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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