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다음 세대를 위한 부자유친프로젝트

다음 세대를 위한 부자유친프로젝트 

2020 부자유친프로젝트(現 아자프로젝트) 우수후기 공모전 우수 (현순철/노원구센터)

 

‘따르릉 ~’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노원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가족사업팀 담당 선생님의 전화였다. 예전부터 한 번씩 센터의 프로그램을 참여했었고 연락처를 남겨 놓으면서 또 좋은 기회 있으면 연락 달라고 부탁을 드렸었는데 잊지 않으시고 나에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연락을 주신 것이었다.

 

프로그램 내용은 ‘유아기-신나는 놀이 팡팡’과 ‘아동기-창의력 팡팡’으로 아이와 함께 놀고, 활동하면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고, 코로나19로 인해 Zoom을 활용하여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키트까지 집으로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평소 보건복지부 ‘서울시 아빠단’ 활동을 하며 부모코칭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너무나 감사하고 소중한 기회였다. 가족사업팀 선생님께 둘 다 해보겠다고 말씀드렸고,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문득 매주 토요일마다 쉬지도 못하고 그것도 6주 연속으로 9세 첫째 아들과 6세 둘째 아들 각각 2시간씩 총 4시간을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전문가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교육이었고, 메이키메이키 같이 생소하고 처음 접해보는 과학놀이 분야라서 아이들에게 분명 행복하고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고 믿고 시작하게 되었다.

 

 

 

1~2회기는 아이들의 참여 없이 아빠들만 참여하는 부모 이론교육 이었는데, Zoom으로 이런 걸 처음 해보니 신기하기도 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역시나 프로그램 참가자들중에 2가지 프로그램을 둘 다 하는 아빠는 나 혼자뿐이었다. 1회기 교육은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이사 간 다음 날 바로 첫 수업이라 집안 정리도 안 된 상태에서 교육을 듣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강의 듣는 동안 와이프가 혼자 이삿짐 정리를 하다 보니 약간 나에게 눈치를 주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았는데, 내가 노는 게 아니라 자녀를 위한 강의를 듣는 상황이다 보니 뭐라고 싫은 소리도 하지 못하고 와이프 혼자 끙끙대던 상황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기회에 와이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강사님께서도 행복하고 화목한 부부의 관계가 육아의 첫 시작이고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2회기는 유아기, 아동기 아이의 성장과 발달 특성을 이해하고, 생애주기에 맞는 부모역할의 변화에 대해 공부해보는 시간이었다. 사랑과 훈육을 적절하게 병행하면서 자녀의 신체, 인지, 정서발달에 신경 써줘야 하고, 특히 아이의 자존감을 많이 높여주어야 한다고 배웠다.

 

3회기부터 6회기까지는 아이와 함께 놀이키트를 활용한 수업이었다. ‘아빠 놀이학교’를 하며 아이의 반응과 관심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웃음이 끊이질 않을 정도로 매우 유익한 수업이었다. 땀이 날 정도로 몸으로 놀아주는 놀이들은 역시나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진리 같았고, 흔히 접하는 구슬, 신문지, 색종이, 풍선, 포스트잇 등으로 집에서도 다양하게 놀이와 게임을 진행하면서 나 또한 ‘앞으로 이렇게 놀아 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전문가 선생님들에게 배워야 하고, 부모 또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랑 창의과학’의 활동이었던 메이키메이키는 전기가 통하는 원리를 활용하여 코딩을 해보고 전선, 구리선, 찰흙 등을 활용해 전자키보드를 만들고 게임도 해볼 수 있었는데, 음악에 관심이 많은 아들이라 재미있게 잘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온라인교육이고 가정에서 갖고 있는 노트북 사양이나 전산 환경이 다르다 보니, 작동이 잘 안 돼서 우왕좌왕하는 가정들도 있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느덧 ‘아빠 놀이학교’와 ‘아빠랑 창의과학’ 프로그램이 끝나간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이번 활동을 시작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분명 발전해 있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토요일 참여수업을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아이들 또한 이번 활동을 매우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노원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정혜경 선생님과 여러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만약 주변 분들이 이런 기회를 놓고 고민 중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할 정도다.

 

그동안 주말이 되면 키즈카페, 박물관, 놀이터, 동물원, 체험활동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장소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경험시켜 주는 것으로 아빠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었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이번 교육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곳에서 난 아이들을 풀어놓기만 했을 뿐, 나 혼자 핸드폰을 만지거나 의자에 앉아서 쉬면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이번 교육의 핵심은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활동하고 리액션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큰 자극과 추억을 선사해 준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나름 친구 같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어떤 정해진 틀 속에서 나 자신과 아이들을 그 틀에 맞춰서 육아와 코칭만을 해왔었는데, 이번 기회로 토요일마다 4시간씩 다양한 강의와 체험활동을 하며 아이들과 시간을 가지면서 좀 더 유연해지고 자녀와 함께 나 또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화와 공감 그리고 소통. 정말 쉽고, 우리가 흔히 듣는 단어들이지만 나름 어려웠는데 그게 이제는 많이 자연스러워진 것 같다. 와이프가 말하길, 요즘 애들과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속으로 그 이야기를 듣고 매우 뿌듯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모아져서 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자녀들 또한 나중에 부모가 되었을 때, 본인들이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내리사랑 하기를 바래본다. 행복한 다음 세대를 만드는 일은 바로 부모들로부터 시작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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