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아빠와 딸,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

부녀유친에 참여한 아빠와 딸, 서로에게 보내는 편지

2020 부자유친프로젝트(現 아자프로젝트) 우수후기 공모전 우수 (조한경/강동구센터)

저는 매일 바쁜 아빠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가끔 빨리 들어와도 악보 그리는 일 때문에 집에 240개 이상 있는 보드게임도 자주 하지 못했고요. 아빠는 매일 하나씩 놀아준다더니 거짓말쟁이였습니다. 그런데 매주 금요일 ‘부자유친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빠와 소통하고 노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요리도 하고, 마술도 하고, 컵타도 해 보면서 아빠와 제가 각각 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아빠가 생각하는 숫자를 맞추는 신기한 마술을 할 때 아빠의 생각도 알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가족과 직접적으로 만나지는 못했지만 Zoom으로 다른 가족을 보게 된 것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집에서 아빠와 함께 여러 가지 활동을 했던 것, 엄마랑 동생 서은이와도 함께했던 재미있는 놀이가 하나하나 모두 내 머릿속 기억의 수첩에 남아있고, 다시 참여할 수 있다면 내년에도 또 ‘부자유친프로젝트’에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빠가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는 우리 집 딸들이 너무 예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습니다. 평소에도 너무나도 부모에게 잘하는 착한 아이들이기 때문이죠. 다만 저와 제 아내가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벌여놔서 오히려 어려서부터 부모를 따라다니느라 고생을 많이 해 늘 안쓰러운 마음이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벌여놓은 일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에 와서도 그 일들을 붙잡기 일쑤이거나 늦게 들어오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와 단둘이 함께 시간을 보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딸은 어느덧 아빠인 저보다는 동생과 함께 지내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잘 놀아주지 못하니 늘 함께 옆에 있어 주는 동생이 제일 좋은 것은 당연하겠지요. 첫째 아이는 곧 사춘기를 앞두고 있어 언젠가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즐거워하진 않을까라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늘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하기에 ‘부자유친프로젝트’를 통해서 어느 정도 의무감을 갖고 딸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를 만들어야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의 여건이 허락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에게 아이와 함께해야 하는 시간의 이유를 만들어 주신 면에서도 깊이 고마움을 표합니다. 저는 딸들과의 관계가 매우 좋습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 ㅎㅎ) 하지만 관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이렇게 시간을 정해두고 함께 무엇인가를 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본다는 것은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부자유친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안 딸과의 알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됩니다. 그러면 어느덧 더 좋은 아빠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런 모습은 아이에게 ‘우리 아빠가 최고야!’라는 결과를 저절로 가져다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놀라운 결과에 제가 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준비를 미리 다 강동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미리 준비해주셨습니다. 게다가 하나하나 다 집으로 보내주셔서 집안에서 받기만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는 정해진 시간에 즐기기만 했는데 아이에게 너무나도 훌륭하고 좋은 아빠가 되어 있었습니다. 좋은 아빠가 되는 너무나도 쉬운 길이었습니다. 이런 일을 마다할 이유가 그 어디에 있을까요? 이런 프로그램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와 함께 조금이나마 가까워지고 싶은 아빠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갖게 해준 센터의 여러 선생님들에게 매우 깊이 감사드립니다. 세세히 챙겨주시고 연락해주시고. 이루 고마움을 다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매우 고생하신 선생님들 너무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을 추천해준 제 아내의 말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어린 자녀와 보내는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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