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바람직한 아빠로 거듭나게 해준 부자유친
바람직한 아빠로 거듭나게 해준 부자유친
2020 부자유친프로젝트(現 아자프로젝트) 우수후기 공모전 장려 (이용재/송파구센터)
저희 가족이 탄생한 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 사이 저희 가족에게는 토끼같이 귀엽고 깜찍한 세 딸이 생겼습니다. 그만큼 저의 어깨는 천근만근 무거워지긴 했지만요. 첫째 연서와 둘째 연희는 4살 터울이고, 막내 연경이는 연년생이기 때문에 워킹맘인 아내는 더 많은 고충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연서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체력마저 고갈되어 보이더라고요. 결국 그해 말에 10년이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네요. 얼마 안 되어 새로운 직장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지만요.
처음에는 육아기와 더불어 초등학생 학부모라는 무게가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바지런한 와이프 덕에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엔 잘 알지 못했던 가족 참여 프로그램이 우리 주변에는 무궁무진하더라고요. 시작은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해야 하는 운동회였는데, 막강한 태풍으로 인해 참여를 못 할 뻔했지만 아내의 고집과 아이들의 성화에 비바람을 헤치고 체육관에 도착하여 태풍이 지나간 것도 모를 정도로 2시간을 알차게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왔답니다. 그때부터 주말 나들이 대신 걷기대회나 각종 체험활동을 함께 다니게 되었고, 2020년이 되어서는 오롯이 아빠와 아이만 참여하는 ‘부자유친프로젝트’를 아내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하는 프로그램이고, 언니와 동생 사이에서 이른 사춘기가 온 둘째 연희만을 위한 활동이라는 아내의 강력한 발언에 용기를 내어 참여하겠노라 다짐하였습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예정된 프로그램이 취소되거나 연기가 되어 저의 강력한 의지는 한풀 꺾이게 되었지만, 다행스럽게도 5월이 되어 줌(ZOOM)이라는 것을 통해 각 가정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화면을 통해 다른 참가자들도 만나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기존의 체험들을 강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진행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첫째 연서와 막내 연경이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원래 연희는 아빠와 둘이서만 참여하는 것을 은근 불편해했거든요. 6살이지만 동생과 언니를 배려하는 마음이 따뜻한 아이거든요.
파우치, 다육이 테라리움, 원예테라피까지 줌으로 체험을 이어가던 중 코로나가 잠시 주춤하여 센터에 직접 가서 체육활동을 하는 기회도 주어졌는데 막내 연경이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배려를 해주셨어요. 토요일 오전 시간이라 맛있는 떡과 음료를 간식으로 챙겨주시는 센스까지, 센터에서는 음식을 함께 먹거나 할 수 없어서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먹으라고 챙겨주신 거였더라고요.
센터에서 챙겨주신 곤충 만들기 키트도 그렇고, 다음 활동들은 저희 딸들이 좋아할 만한 케이크와 쌀클레이로 바람떡 만들기였는데 평일 저녁으로 시간이 바뀌게 되어 제가 함께 만들지는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멋진 작품을 만들고, 제가 올 때까지 기다려 인증샷을 남긴 후 함께 맛있게 먹었답니다. 가장 최근 활동은 원목 필통과 액자 만들기였는데 아이들이 처음 해보는 체험인데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해주셔서 새로운 추억거리가 되었답니다.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아이들도 지쳐가고, 아내와 저도 무료해지는 시기를 보낼 뻔했지만, ‘부자유친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저 스스로도 아이들을 위한 활동을 먼저 찾아서 하게 되고, 특히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아내에겐 미안하지만 우리 딸들은 엄마보다 아빠가 요리를 더 맛있게 한다며 우리 집의 요리사는 아빠라고 한답니다.
또 이번 활동을 통해서 다른 아빠들을 알게 되고 나름의 육아 고충을 함께 나누며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아직 코로나19가 극성이지만 하루 빨리 사라져서 예전처럼 마스크 벗고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항상 새벽에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는 아빠를 한결같이 반겨주고 사랑 표현해 주는 우리 연자매들에게 아빠도 너희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많이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