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행복은 작은 것부터

행복은 작은 것부터

2021 아자프로젝트 우수후기 공모전 우수 (박영길 | 종로구센터)

코로나로 인하여 재택근무 및 집합금지 등으로 인하여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평소 같으면 야근과 회식으로 아이들이 잠든 늦은 시간에 귀가하여 아침 일찍 출근하고 주말에는 피곤하다는이유로 이불과 한몸이 되어 온종일 TV를 보는게 일상이었습니다. 이러한 일상은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등교 대신 Zoom 수업으로 방안 컴퓨터 안에서 모든걸 해결하는 그야 말로 방학 아닌 방학을 보내고 있었지만 단한명 이러한 저와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아내, 아내의 잔소리에 의무적으로 주말만이라도 일정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으나 방에서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이 좋은 큰딸과 코로나로 집 밖은 위험해라고 외치는 둘째딸, 그리고 만사가 귀찮은 저까지 이러한 3명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일은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는것외에는 없었습니다.

역시 또 한번 아내의 잔소리와 종로구 "아자프로젝트"라도 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직업이 개발이다 보니 VR, Coding, 3D 프린트 등등 오랜만에 아이들 앞에서 아빠의 멋짐을 보여 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아이들도 마땅히 다른것이 없고 저마다 다른 목적으로 3명 모두 동의하여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 참석 첫날부터 기상과 서울의 교통을 예상 못하여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헐레벌떡 도착한 강의장, 시작부터 꼬이기 시작하자 아빠의 멋짐을 보여 주자는 의도와는 다르게 수업 내내 진도 따라 가기도 힘들었습니다.

이래서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순간 역시 믿을건 가족뿐이라는 말처럼 학교에서 미리 선행 학습(?)을 한 큰딸이 만들고 가끔 삼천포로 빠져서 문제지만 실행력 갑인 둘째딸이 장비 셋팅 및 동작을 맡아서 나서니 어느새 진도를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마냥 사춘기에 사고뭉치라고 생각했던 현실 자매의 의기 투합, 초진지 모드를 보니 저 또한 의욕 충만과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각자 만들고 싶은걸 설계하여 3D 프린터로 출력하는 단순 작업 같지만 설계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 10분내외로 나온것과 하루종일 해도 안되는 것까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완성한 이세상 단 하나뿐인 컵과 반지 등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시작은 아내의 강요에 의해서 시작했지만 우리가 생각한 것을 설계로 옮기고 수정하고 실제 물건으로 출력까지 하기 위해서 장비를 설정하고 조작하는 하나하나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이 그냥 이루어지는것이 없다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되었으며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늘 옆에서 지켜봐 주고 함께 했던 순간들이 이제는 아이들이 컸다고 귀찮다는 이유로 함께 하는 것이 전무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나고나면 다시 오지 않을 오늘을 난 그동안 수없이 그냥 흘려 보냈구나하는 생각에 이제라도 아이들과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차곡차곡 추억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우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스마트폰, TV는 1순위로 멀리 하였으며 대화를 통해서 아이들의 일상과 생각을 경청하였습니다.

음에는 어색해 하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자 자연스레 대화하고 본인들의 생각을 얘기하는게 즐겁고 좋아하네요.
그동안 가족이 무언가 할때는 아이들 의견보다는 부모의 의견을 반영하여 결정하였는데 모든것을 대화를 통해서 진행하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의견과 할일이 생겼습니다.

버킷리스트처럼 각자가 하고 싶은 것을 적고 그중에 하나를 선정하여 적어도 한달에 하나씩은 실천하고 다함께 하기로 약속 하였습니다.

우리는 네잎 클로바(행운)를 찾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세잎 클로바(행복)를 헤집고 밟고 다닙니다. 클로바의 꽃말처럼 막연한 행운을 위해서 눈 앞의 행복을 짖밟는 일은 하지 않아야겠습니다.

가족을 위한 삶이 물질적인 풍요만이 아님을 생각하며 한번 지나고 나면 다시는 오지 않는 시간의 소중함과 늘 함께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고 때로는 함부로 대하는 나에 사랑하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더 많은 것을 함께 하고 만들어 가겠습니다.

참고로 가족의 버킷리스트 입니다.

이 많은걸 언제다하나 고민스럽지만 결코 나쁘지 않은 행복한 고민입니다.

왜 저의 버킷리스트는 없냐구요? 전 작은 것(가족과 함께 하기)에서 행복을 찾았거든요. ㅎㅎㅎ

아내의 버킷리스트
1. 가족여행-전국일주.
2. 이사-애들 각자 방 주고, 아빠 서재 주고, 거실엔 쇼파.tv 있는집. 마당 있고, 수영장 펼쳐서 물놀이 가능한집. 옥상에 텐트치고 바베큐도 가능한 집.
3. 매년 성장하는 가족-독서 12권 및 독후감 최소 5편 쓰기
4. 우리가족 함께 매일 성경읽기-1년에 1독
5. 온 가족 매주 주일마다 교회가서 예배드리기
6. 온 가족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기-나부터 화내지않고 차분히 이야기하고 들어주기
7. 1달에 한번은 산에 가기-운동+자연+친목도모
8. 서로 서로에게 매일 사랑한다는 말 1번 이상 꼭 하기.
9. 첫눈오는날 한강 유람선 타기
10. 캠핑가기

큰딸의 버킷리스트
1. 부르마블하기
2. 1시부터 다같이 낮잠 자기
3. 요리 해보기
4. 부모님과 어버이 자서전 해보기
5. 가족 사진&영상 100장 넘게 찍어보기
   (1년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찍기, 여행 브이로그 영상 찍어보기 등)
6. 서로 테마를 정해서 이벤트 준비해보기
7. 서로 손편지 써서 보내보기(보내는 곳과 받는 곳 같게해서)
8. 우리 가족만의 마스코트? 아이템 만들기(키링이나 옷등)
9. 우리가족만의 잡지 만들어보기(닮을 꼴 찾기, 추억 사진 등)
10. 마니또 해보기

작은딸의 버킷리스트
1.영화관람
2.보드게임
3.캠핑
4.놀이동산가기
5.워터파크
6.요리하기
7.맛집탐방
8.코노
9.사진찍기
10.여행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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