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아빠!! 같이 놀자!!

아빠! 같이 놀자!

2021 아자프로젝트 우수후기 공모전 장려 (김정열 | 노원구센터)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중 아내에게 사진 한 장이 전송되었다. ‘아빠! 오늘은 뭐해요?’ 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부- 자녀 친밀감 향상을 위한 아자프로젝트에 관한 홍보사진이었다.  2000년에 상계청소년문화의 집에서 첫째아이와 함께 했던 ‘너두 요리할 수 있어’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본 후 첫째 아이가 요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8~10세 아동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보글보글 요리 뚝딱’을 단순하게 아이와 함께 요리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신청하게 되었다. 그런데 대상이 8~10세로 정해져 있어서 여섯 살 둘째 딸 아이가 서운해 할 것 같아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신나는 놀이 팡팡’도 신청하게 된 것이다. 

아내도 두 아이의 프로그램을 연달아 하면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감당 할 수 있겠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보았지만 대충 시간만 때우면 되겠지 하며 쉽게 생각하고 신청해달라고 자신만만하게 얘기했다.  

 

솔직히 만만하게 봤는데 왠 걸 1~2회기 아빠교육 시간에 강사님께서는 계속 대화를 유도하고 나도 모르는 아빠로서의 내 마음을 드러나게 해주셨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와 자녀를 너무 아이처럼 대하지 말고 아이에게 어려운 말을 써도  아이가 바로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해할 때가 온다는 강사님의 말씀은 내가 지금까지 아이들에게 “넌 몰라도 돼. 넌 어리니까 아직 몰라”라며 아이를 존중하지 않고 있었음을 깊이 깨달았다. 아자프로그램 이후,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일들이나 다니던 회사에서 어려운 일들에 대해서도 아이들에게 감추지 않고 9살, 6살 두 아이에게 현재 아빠의 상황을 설명하고 두 아이를 내 삶의 대화 상대자로 인정하며 존중하며 지내고 있다. 

아빠랑 놀이학교와 아빠랑 요리학교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나에 대해 얘기하자면 나도 왜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남자아이는 남자답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둘째 딸아이 보다는 아들에게 권위적이고 거리를 두며, 아버지가 나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큰아이를 대해왔었다. 그런데 아빠랑 놀이학교를 통해  스스럼 없이 다가오는 큰 아이를 보며 그 생각이 얼마나 크게 잘못된 생각인지를 깨달았다. 얼마나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지 집에서 다양하게 즐겁게 놀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평소에 그래도 나 정도면 좋은 아빠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주말마다 여기저기 놀러 다녔고 코로나19 후에도  함께 집에서 컴퓨터 게임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매이션도 함께 보곤 했었는데 아빠랑 놀이학교, 요리학교는 나에게 새로운 세계였다. 요리학교 전에 투명 필름으로 서로의 얼굴 그려주기도 하고 요리 모자도 함께 만들어 서로 씌워주기도 하는 시간이 있었다.  내 아이들이고 한집에 함께 살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자세히 본게 얼마만인지.... 어느새 아이들은 갓난아이에서 훌쩍 성장해서 나의 얼굴을 그려주고 함께 웃고 생각하는 존재가 되어있었다. 

 

 

아빠랑 놀이학교는 여섯 살 둘째 보다 아홉 살 첫째아이가 더 좋아했다. 나 자신조차도 아버지와 이렇게 몸으로 놀아본 적이 없었다. 컴퓨터 게임은 할 줄 알지만 몸으로 부대끼는 신체놀이 활동은  나도 처음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신체놀이 활동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나도 항상 아버지가 어려웠고 거리감이 느껴졌었다.  당연히 아들들은 아버지를 어려워 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아자 프로그램 후에 첫째 큰 아이가 나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와 안기고 뽀뽀하고 장난을 친다. 아자 프로그램 전에도 나는 아들에게 괜찮은 아빠이며 그래도 그렇게 큰 벽은 없다고 느꼈는데 그것은 나만의 감정이고 나만의 생각이었다. 아들이 나에게 다가와 먼저 안길 때 보이지 않던 벽이 사라진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도 그게 신나고 즐거워 예전에 아이들이 “ 아빠 공놀이 하자, 비행기 날리자”라고 얘기하면 “ 너희들끼리 놀아, 아빠는 쉬고 싶어.” 라며 거절했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공놀이 하자, 같이 나가자 하며 얘기를 한다. 

아내도 아자 프로그램을 통해 변화된 나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시작 전에는 6주가 길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자 프로그램 내내 토요일을 기대하며 지냈고 아자 프로그램 후에는 끈끈해진 아빠와의 사랑 덕분에  매일매일을 기대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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