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네 자녀 아빠의 셋째랑 친해지기
네 자녀 아빠의 셋째랑 친해지기
2021 아자프로젝트 우수후기 공모전 장려 (이승호 | 송파구센터)
저희 가족은 아빠, 엄마 그리고 네 아이가 있는 다자녀 가정입니다. 둘째까지는 사실 신경을 나름 많이 썼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지방에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평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무언가를 하고 논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었죠. 그래서 일부러 주말에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찾아보고 계획을 세우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셋, 넷이 되면서 그럴 여유가 없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아이들은 아빠랑은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힘들어져서 아빠와의 시간 보내기는 더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신청한 '아자프로젝트'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아이들 중 셋째는 유독 마음이 여리고 아빠를 무서워합니다. 아빠랑 친해질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프로그램 신청을 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4명의 아이가 다 활동에 참여하기보다는 셋째와 아빠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물론 넷째의 방해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날이 있기도 했지만 아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토요일 오전은 주로 셋째와 아빠의 데이트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첫 시간에는 아빠와 아이의 얼굴을 펜으로 그려보기 그리고 라인클레이로 표현하기 활동을 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그렇게 자세히 쳐다보았던 적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아들이 표현한 작품을 보면서 저랑 정말 닮은 거 같다고 아내에게 계속 자랑을 했습니다. 연준이도 아빠가 그린 그림이 자기랑 닮았다고 신기해하고요.
두 번째 미술활동 시간에는 살고 싶은 집을 표현해보았습니다. 저는 개울까지 자세하게 표현하는 아들 작품을 보며 “이리 와봐, 연준이가 만든 거 와서 봐봐”를 얼마나 외치게 되던지요. 생각보다 미술 활동을 잘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아이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본 적이 거의 없으니 신기했던 것 같아요.
세 번째 시간에는 아빠는 부모교육을, 아들은 카네이션무드등만들기를 했지요. 작은 블록으로 만들기를 하는 거라서 쉽지는 않았지만 완성하고 나니 연준이는 굉장히 뿌듯해 했습니다. 아빠는 어버이날이 다가온다고 카네이션을 선물 받은 느낌까지 들고 조명등을 켜고 사진을 찍으니 더 멋지다고 좋아했답니다.
네 번째, 다섯 번째 시간은 아빠와 함께하는 신체놀이를 했습니다.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하기도 하고 그야말로 몸으로 놀아주는 시간이다 보니 아이가 너무 좋아했던 거 같습니다. 역시 친해지는 방법에는 스킨십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강의 시간 내내 ‘하하하, 깔깔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는 비밀을 말씀드립니다.
여섯 번째 시간에는 스누피 네온사인 만들기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엄마랑 주로 생활을 하다보니 연준이는 아빠는 ‘~은 못한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한 번은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받아온 영어책으로 활동을 하자고 연준이가 그러더라구요. “아빠는 영어 못해” 얼마나 웃음이 나오던지 참느라 혼났습니다. 그런데 네온사인 만들기 활동이야말로 엄마는 못하는, 아빠가 잘하는 그런 활동인 것 같더라고요. 아빠랑 만들기를 하면서 연준이는 보조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저는 중간 중간 “아빠 아니면 못 만들겠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도 “이거 어떻게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다”는 둥 추임새를 외쳐주었습니다. 완성하고 나서 불을 들어오게 하고는 연준이가 아빠랑 만든 거라고 얼마나 으스대던지요~ 그 날 저는 왕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일곱 번째 시간에는 라이스클레이 꽃 케이크 만들기를 했습니다. 요리 활동은 사실 해 본 적인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역시 이번 활동도 아빠와 아들 각자에게 고정관념을 깨기에 너무나 좋은 시간인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먹는 것이 주는 즐거움으로 활동에 초집중하여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아이가 도우미로서 활동에 참여해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꽃을 만드는 정교함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거든요. 두 아들들과 함께하는 동안 아내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지만 아내는 ‘아자프로젝트’라며 거절하였습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준이는 재료가 클레이 같은 느낌이라서 그런지 색을 섞어보고 조물거리느라 사실 장식은 뒷전인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제법 그럴싸한 완성품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두 아들들은 끝나기가 무섭게 입으로 케이크를 가져가며 함박웃음을 보여주었답니다. 케이크를 한 입 넣고 “아빠도 잘 만들지?”않았냐며 자화자찬의 시간을 갖았습니다.
마지막 시간에는 원예활동으로 파키라 심기를 해보았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라 처음 보는 파키라 그리고 장식하라고 주는 공룡 피규어! 연준이가 수업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저 또한 이런 활동은 처음 해본다고 너무 신기한 수업이라며 좋아했습니다. 활동을 잘 마친 지금도 잘 자라고 있나 물 주어야할 시기가 된 거 아닌가 자주 물어보는 연준이랍니다. 자연이 주는 따뜻함과 식물을 가꾸는 아름다운 마음이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자칫하면 코로나로 더 위축되고 재미없이 지나갈 수 있는 주말 오전을 다양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진행 준 ‘아자프로젝트’ 정말 좋았습니다.
연준아, 우리 이 분위기 몰아서 쭉 아빠랑 친하게 가는 거다.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