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족학교 후기] 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한 걸음
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한 걸음
2021 서울가족학교 우수후기 공모전 아버지교실 우수 (구로구센터/박이삭)
아이 어린이집에서 아버지교실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은 마음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 참석했습니다. 5시부터 6시까지 한 시간은 아버지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을 받았고, 6시부터 7시 반까지 아이들과 함께 놀이에 참여했습니다.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 참여할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었는데 이번 경험이 제 개인적으로는 무척 의미가 있었습니다. 먼저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 내용 중 아이들의 발달 시기에 맞추어 부모의 역할이 달라진다는 가르침이 기억에 남습니다. 영유아기엔 보호자로서, 좀 더 자란 유년기엔 교육자로서, 그리고 청소년기 이후부터는 격려자로서의 역할을 부모가 감당해야 한다는데, 지금 아이의 시기에 맞는 제 역할은 아이에게 바른 행동과 잘못된 행동을 가르쳐주고 교육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좀 더 자라서 다음 시기로 접어들게 되면 그에 맞게 제 역할도 조금씩 변화해야 한다는 것도요. 아마 앞으로도 곱씹어볼 것 같습니다.
교육을 통해 아이와 나 자신의 성향의 차이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껏 이해할 수 없었던 아이의 행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네요. 제가 어릴 적에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좋지 않은 영향들이 아이에게 그대로 대물림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바라는 가족에 대해 각자 생각해보고 나누는 시간도 있었는데, 막연히 생각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종이에 적고 그려보니 정말 그런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도 커졌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화목하고 존중하며 경청하는 가정을 이루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버지인 내가 먼저 아이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실천해야 되겠다고요.
아이와 함께 놀이하는 시간은 제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랑 잘 놀아주지 못했고, 사실 바쁘지 않은 때에 아이와 단둘이 놀아주고 싶어도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자전거 태워서 동네를 몇 시간씩 돌아다니거나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 노는 정도밖에 하지 못했었죠. 날이 좋지 않으면 키즈카페에 데리고 가거나 대형 쇼핑몰 같은 곳에 가는 게 전부였던 거 같습니다. 그런데 강사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몇 가지 놀이 방법들은 간단한 준비물들로도 아이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비닐봉지에 바람을 넣고 묶어서 공중에 띄우기, 종이컵 쌓기, 풍선 만들기 등. 사실 비싼 재료도 아니었고 얼마든지 충분히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들로도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조금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받아 온 물품들로 집에서도 놀면서 지내고 있네요. 2주가 지나가는 지금도 집에는 그날 받아온 종이컵들로 쌓은 탑이 만들어져 있답니다.
저는 좀 더 자주 이런 교육과 만남의 장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아버지이지만 진짜 아버지가 되는 과정에는 반드시 체계적인 교육과 가르침이 필요한 것 같아서요. 사랑하면 다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만, 사랑함에도 무지해서, 방법을 잘 몰라서 겪는 시행착오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경험의 기회들은 저와 같은 아버지들에게 유익이 되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데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또 참여할 의향이 있습니다. 수고해 주신 강사님과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