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족학교 후기] 우리 가족의 강점 피자
우리 가족의 강점 피자
2021 서울가족학교 우수후기 공모전 패밀리셰프 우수 (강서구센터/최효정)
안녕하세요. 저는 9월 11일 강서구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서울가족학교 폐밀리셰프 프로그램을 신청한 최효정이라고 합니다. 제가 신청한 패밀리셰프에서는 감자정원과 감자샌드위치를 만드는 활동이었답니다. 토요일 오전, 온가족이 함께 하였던 경험입니다. 특히 코로나 언택트 시대에 맞게 이루어진 교육은 정말 유익했답니다. 마치 블렌디드 러닝을 경험한 기분입니다. 미리 가족 모두 가족교육영상을 시청하였답니다. 그리고 나서 센터 관리자가 만들어 주신 단톡방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앞으로 진행될 일정을 안내받았답니다. 재료 수령은 대면으로 각자 이루어졌습니다. 재료 수령 시에도 싱싱한 야채와 다듬어진 구성품들, 아이들 일일 간식까지 정말 풍성하게 챙겨주셨답니다. 재료 수령이 안전히 이루어졌음을 단톡방을 통해서 인증하기도 했답니다. 특히 사전 양육 검사지 또는 스트레스 검사지 체크도 좋았습니다. 보통은 사후에만 간단히 이루어지는 만족도 검사로 끝나기 마련인데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에서는 사전 검사를 통해 사후 변화된 모습과 달라진 영역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어서 색달랐습니다. 검사지 체크를 한 후 토요일 오전 2시간 동안 줌을 통해 교육이 이루어졌답니다.
저는 워킹맘이라 평일에는 퇴근하고 저녁 식사를 차리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줄곧 배달 음식을 사 먹거나 아예 외식을 하기도 한답니다. 저녁을 후다닥 때우기 일쑤이지요. 그 가운데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도 여력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아이들의 다음 날 등교를 위해서 준비물 준비, 숙제 검사 등을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전에 패밀리셰프가 되어서 아이들 포함 저희 4인 가족 구성원이 모두 모여 요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정말 진귀한 경험이었습니다. 늦잠 자기 일쑤인 토요일 오전에 패밀리셰프 교육이 예정되어 있기에 주말 오전의 행복한 구속감을 느끼는 것, 온 가족 구성원이 모두 다 선호하는 감자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것, 한 명도 빠짐없이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 분배되어 있는 것, 줌 수업 속의 가족 간의 퀴즈를 통해 우리 가족 간의 지난 경험 및 추억을 되살릴 수 있었던 것, 이러한 이점들이 너무 많았기에 저는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 프로그램을 참 좋아한답니다.
저희 아이들은 11세 여아, 9세 남아입니다. 큰아이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 세팅을 즐기는 반면, 둘째는 요리 보다 혼자 책을 읽거나 게임을 하는 것만을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패밀리셰프를 할 때는 본인이 스스로 삶은 감자를 으깨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음식 플레이팅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동안 “엄마인 내가 빨리하고 말지” 또는 “딸이 잘하니깐 딸 이름만 부르고 딸에게만 보조 활동을 부탁해야지” 했는데 아들도 아들 나름의 역량이 있었고 요리를 통해 우리 가족과 소통을 잘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남편 역시 패밀리셰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 직접 나서서 요리하며 특히 요리가 끝난 후 뒤처리 및 설거지를 담당해 주었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요리를 통해 가족 간의 유대감이 깊어지고 좀 더 끈끈해지는 경험이 생김이 분명했습니다.
간간이 진행됐던 가족 월드컵을 통해 우리 가족 구성원의 선호와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다른 가족보다 더 잘 맞추려는 재미까지도 함께 했습니다. “짜장 대 짬뽕” , “치킨 대 피자” 등의 질문에 다소 다른 대답을 통해 각자의 취향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재미와 기쁨이 함께하니 말투도 평소보다 온화해지고 서로의 하루의 일상,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엄마 나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감자 깎아 봤어.” 또는 “우리 선생님은 샌드위치를 제일 좋아한대” 등 평소에는 바빠서 듣지 못했던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요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듣고 나눌 수 있었답니다. 감자 정원 꾸미기에서는 아이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며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력, 협치를 바탕으로 멋진 정원을 완성했답니다. 평소 같으면 자신만 나서서 했을 텐데 서로 간 생각과 의견을 교류하며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했습니다.
줌 수업이 끝나고 사후 검사지를 통해 변화된 가족의 모습을 다시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똑같은 문항이고 이미 체크했던 사전검사인데도 사후에는 자신도 모르게 더욱 긍정적인 반응을 하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사전 검사에는 내가 “보통이다” 라고 반응한 것 같은데 사후에는 “매우 만족한다” 라는 우호적인 반응으로 바뀌었네?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또한 각 가족의 작품을 단톡방에 서로 올리며 서로 간 소통할 수 있었던 것도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가족은 이렇게 만들었구나” , “재료를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가족 작품 사진을 보는 것도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큰 즐거움이었답니다.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 프로그램은 단순히 가족 간의 요리만 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 구성원 간의 강점을 발견하고 주말의 소중한 경험을 통해 우리 가족이 얼마나 정서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프로그램이랍니다. 혼자 정적인 활동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아들은 손수 자신의 역할을 찾아서 자기가 하겠다고 소리쳤고, 늘 시간이 없어서 가족과 저녁을 함께 하지 못했던 남편은 위험한 칼질과 뒷정리는 자신이 하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평일에는 자신의 감정을 얘기할 틈도 주지 않았던 빡빡했던 일상이 패밀리셰프가 진행된 토요일 오전에는 요리를 하면서도 각자의 일상을 공유하며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저는 그래서 이 시간을 “우리 가족 강점 피자”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 가족의 이야기와 강점, 감정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피자가 완성되는 시간인 듯 싶어서 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