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족학교 후기] 코로나도 막을 수 없었던 사랑의 힘!

코로나도 막을 수 없었던 사랑의 힘!

2022 서울가족학교 우수후기 공모전 예비·신혼부부교실 우수 (영등포구센터/박주리)

 

 

안녕하세요? 저희는 한국여자♥대만남자 국제커플이자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신혼부부입니다. 중국 대학원에서 동기로 만나 연애를 시작한지 6개월만에 코로나19가 발생했고, 어쩔 수 없이 대학원 졸업을 마치지도 못한채 각자의 나라로 찢어진 후 지금까지 장거리 연애를 3년 정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희는 결혼을 전제로 교제를 하고 있었긴 했지만, 각 국가별 방역수칙 등 외부요인에 의해 하늘길이 막힌 상태에서 결혼 준비를 하기에는 실질적,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바꿀 수 없는 외부적 환경에 집중하기보다, 결혼의 참된 의미인 서로를 아껴주고 이해하는 것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시작하고 싶어 서울시 예비부부교실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해외에 있던 예비신랑도 제약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내용이 있었지만 수업을 통해 제가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예비신랑과 저의 성격을 객관적이고도 정확하게 파악하여 몰랐던 제 성격을 알게 되고 예비신랑을 더욱 존중할 수 있게 된 점입니다. 근 몇 년 사이에 성격유형을 파악하는 MBTI가 유행이었습니다. 저도 저와 남자치구의 MBTI 성격유형을 파악해보며 어떤 점은 맞고, 어떤 점이 맞지 않는지 등을 비교해보길 즐겨했었는데 재미로 접근해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예비부부교실에서 보다 전문적인 ‘디스크 성격검사’를 통해 서로의 성격을 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예비신랑은 평소 행동이 굼뜨고 어떤 일을 결심할 때도 시간이 매우 오래걸린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거나, 비교적 여유있게 행동하는 대만인의 민족성에서 오는 특성이라 생각했었지만 이는 부정적이거나 민족적 특성이 아닌 개인의 신중형 성격이 강하여 나타나는 것임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는 추진력이 강한 성격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디스크 검사결과 주도형+신중형 성향이 복합적으로 섞인 성격으로, 제가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남자친구의 신중형 성격이 저한테도 존재하는 한 부분임을 크게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익히니, 서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도 무조건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예비신랑은 왜 이렇게 말하고 행동했을까?”하면서 행동의 원인을 역추적해보는 지혜로운 눈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확실히 실제 싸움이 줄어들었고 깊은 대화가 가능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비신랑이 수업을 통해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은 성평등 파트를 통해 한국사회 및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증진된 것입니다. 예비신랑은 한국어를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미디어를 통해서만 한국을 접해왔고,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성평등 수업의 다양한 성 불평등 사례 혹은 언어사용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한국의 원가족 사이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성불평등 사례를 이해하고 한국 사회문화현상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대만은 성평등 방면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발달한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제가 남자친구에게 은연중에 “우리집 가장은 너야! 남편이 기둥이 되어서 우리 가정을 잘 이끌어 줘야지”라고 했던 말과, 다른 한국 가족들이 예비신랑에게 가졌던 사위(남성)로서의 역할부여에 대해 100% 이해가 되었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너와 내가 함께 꾸려가는 가정이기 때문에 무조건 남자가 가장인 것이 아니라, 우리 둘 모두가 공동 가장인거야”라고 말해주는 남자친구 덕분에 저 또한 성평등이 이루어지는 가정생활을 꿈꾸고 더 책임감 있는 결혼생활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외국인 신랑의 언어 장벽 문제로 예비부부교실에 참여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 미리 준비하면서 노력하고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임할 수 있어서 더 많은 것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서로 왕래를 하지 못하는 상황과 문화차이로 예비신랑이 저희 부모님께 결혼 허락을 받는 과정, 상견례 진행, 상견례 중 문화를 절충하여 결혼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할 때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태도가 매우 중요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예비부부교실 교육으로 더욱 성숙해진 마음밭과 배려의 태도를 가질 수 있었고 온라인상에서 ZOOM으로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상견례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줌 상견례는 앞으로도 저희 커플의 재밌는 에피소드로 길이길이 남을 것 같습니다.) 본 교육은 특히 코로나와 국제커플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직면한 저희 커플에게는 특히 유용한 결혼준비의 길라잡이가 되어주었고, 한줄기의 빛이었습니다. 내년에 결혼식을 올린 뒤에는 신혼부부교실에도 참여하여 똑똑한 결혼생활을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 좋은 기회를 허락해주신 서울시에 감사드리며 차후에 행복한 소식을 또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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