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족학교 후기] 아들과 나는 가족 요리사

아들과 나는 가족 요리사

2022 서울가족학교 우수후기 공모전 대상 (패밀리셰프/영등포구센터/김경남)

 

 

아들과 함께 패밀리셰프라는 프로그램의 참여자 문자를 받고 일찍 퇴근을 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많은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하고 있었다. 햄버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수제버거와 함께 바나나 요거트를 만드는 것이었다. 우리 현진이는 약간 긴장을 하고 있었고 나 또한 아들과 이런 프로그램을 코로나 이후로 처음으로 가져보는 시간이라서 기대가 많이 되었다. 현진이는 이런 프로그램을 아빠랑 온 적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앞에서 행사를 진행해주는 선생님의 말에도 처음에는 따라하지 않고 그냥 말없이 앉아 있고, 나도 회사를 마치고 와서 그런지 피곤한 느낌이었다. 선생님은 아이스 브레이크 시간을 가지면서 아이와 나를, 그리고 전체 분위기를 이끌어 주셨다.

 

몸을 움직이면서 아이와 나도 점점 분위기에 적응을 해서 웃음도 나오고 서로 말도 하고 행사에 점점 빠져들었다. 회사일을 마치고 오면 지쳐서 같이 해주지 못한 아이가 아빠랑 같이 하니까 점점 밝아지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집에 오면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고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가 아빠랑 같이 오니까 좋아하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는 햄버거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반반 섞어서 패티를 만드는데 아이와 함께 고기를 으깨고 같이 손을 넣어서 만지는데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아이의 손가락이었다. 바빠서 자세히 보지 못했던 아이의 손가락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행복했다. 그리고 어색하게 패티를 후라이팬에 넣고 굽는 중에 태울까봐 아이가 기름에 다칠까봐 걱정이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옆에서 도와주시고 같이 오신 부모님들도 함께 해주셔서 다행히도 수제 햄버거 패티를 만들고, 빵도 만들고 했다. 아이와 함께 한다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여기 오기 전에 아이는 게임한다고 안온다고 하고 나도 가지말까하고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나의 삶에만 빠져 있어서 아이가 이렇게 큰 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돈을 벌어서 아이들 양육만 하면 되는지 알고 그렇게 살아왔는데 아이와 함께하는 추억이 없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되었다. 아이가 벌써 2학년이 되고 어리고 약하게만 보이던 아이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을 하였다. 자신이 뭔가를 하고 싶어하고 할 수 있다라고 자신을 아빠에게 자랑스러워 보이고 싶어하고 싶다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자격증 준비를 하면서 가족 부양 및 가족관계에 대한 부담감이 커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서 그 전에는 아이들과 함께 많이 놀러도 다니고 함께 맛있는 것도 먹었는데 그런 기회들이 많이 사라지고. 있었다는 것도 다시금 생각이 나곤 했다. 아이와 함께 햄버거를 만들고 걸어가면서 아이와 함께 뛰고 다시 아이와 함께 한다는 것이 행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내가 지금까지 행했던 것이 이런 작은 행복을 아이와 나의 추억을 위해서 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끄럽지만 아이에게 화가날 때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때도 있었고, 아이가 더 잘하지 못할 때는 혼을 내기만 했던 내가 왜 그렇게 했을까 후회도 되기도 하였다.

 

패밀리셰프를 마치고 오면서 아이와 택시를 타기 위해서 길을 같이 걷는데 아이가 아빠인 나를 따라오는데 나를 따라오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 문득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도 아빠를 따라다닐 때가 있었는데 나와 닮은 아이가 나를 아빠라고 부르면 같이 걷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집에 가기 전에 걸으면서 손을 잡고 같이 가고 얘기도 하고 자신의 얘기를 아빠가 들어주고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내가 그동안 내 아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들어주었나라는 생각을 했다. 아빠라는 내가 무척이나 이기적으로 행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금은 패밀리셰프를 한지가 시간이 좀 지났다. 문득 이 후기를 쓰면서 그때가 생각이 난다. 그 이후로 아이와 같이 공원도 같이 많이 갔다. 줄넘기 못한다고 위축되었던 아이에게 용기를 주고 1개를 할 때마다 칭찬을 해주고, 구구단을 외우지 못한 것으로 위축된 아이에게 선물도 주면서 점점 실력이 늘어가는 것도 보게 되고, 학교에서도 많이 힘들어하던 아이가 담임선생님의 칭찬문자도 오기 시작하고, 아이도 점점 학교에서의 생활이 좋아진다는 문자도 보게 되고, 그것이 행복이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배워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음식을 같이 해본 것만으로도 아이와 많이 친근해지고 아이도 나와 함께한 그 시간을 가끔 이야기 한다.

 

그 이후로 가족과 함께 서점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물론 아빠인 나에게도 직장도 안정이 되어가면서이지만, 가정에서의 안정이 먼저인지 회사에서의 적응이 먼저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가정에서 아이들과의 관계가 회복이 되면서 나도 많이 좋아졌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가 특히 가족이 함께 하는 것이. 그날 아들과 함께 만든 수제햄버거를 먹으면서 아이 엄마와 딸도 함께 맛있게 먹고 만들면서 했던 있었던 일도 얘기하면서 즐거워했다. 그리고 패밀리셰프에서 한음식도 정말 맛있어서 직접 집에서 해먹은 적도 있었다. 그리고 밀키트 구매해서 아이와 함께 얘기하면서 만들어서 먹기도 하고, 한 번 그런 일을 경험하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한번 하면 다시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의 바로 그 행복한 순간을 패밀리 세프를 통해서 가지게 되었다. 여전히 아들과 함께 많이 하는 시간을 가지기는 어려울 때도 있다. 하지만 햄버거를 같이 만들었던 그 행복한 추억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작은 시작이 어렵지만 시작을 하면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아이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나도 아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족 요리사.. 내가 아이를 위해서 요리를 해주고 아니 아이도 나를 위해서 요리를 해주고 있단 것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아이가 커가면서 아빠에 대해서 실망을 할 수 있고 만족할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고 나도 아이에게 대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언젠가 이 추억이 아들과 나에게 잊지 못할 행복한 한순간이었음을 마음에 남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고, 또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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