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즐겁게 GO!

즐겁게 GO!

2023 서울가족학교 우수후기 공모전 / 최우수상 / 아자프로젝트 (구로구센터/강형윤)

 

조그마한 변화라도 기대하며 신청한 아자프로젝트

 

우리 가족에게 첫째 아이 이후론 아이는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자궁경부무력증과 고위험산모에 해당하는 아내가 힘들게 첫째 아이를 지켜 출산했기에 또다시 그 힘듦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째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동생을 바라고, 놀이를 할 때나 주변에 형 또는 누나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워하면서 외롭다고 하는 아이를 보면서 우리 부부는 고민 끝에 아이를 갖기로 하였다.

그 후 작년 8월에 아주 작지만 예쁜 아이 “윤슬”이를 만나게 되었고 윤슬이가 태어나고 우리 가족 그러니까 나, 아내, 첫째 아이 이든에게 일상생활에 변화가 하나둘씩 생겨났고 무엇보다 이든이가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사랑을 독차지하던 삶 속에서 자기가 받던 사랑과 관심을 그렇게 바라고 바랬던 동생이지만, 동생에게 빼앗긴다는 느낌을 받게 되자 이든이의 행동과 말투가 전과 달리 날카로워지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이든이에게 윤슬이가 태어나기 전처럼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이든이와 같이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던 중 구로구에서 하는 “아자프로젝트”를 알게 되어 신청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집에 늦게 들어와서 아이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나지만,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여 이든이와 단둘이 시간을 보낸다면 아이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도 조금의 변화라도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말이다.

 

아자프로그램의 참여자는 부자였지만, 큰 수혜자는 우리 가족 모두!

 

아자프로젝트에 참여 후 가장 놀라운 점은 아이의 표정과 말투 그리고 행동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틱이 왔었는데 그것도 사라지고, 외출 시 윤슬이를 챙기기도 하고 우리 부부가 집안일을 하느라 둘이 있어야 할 땐 양보도 하고 말이다.

아마도 평일에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적은데다, 어린이집 하원 후에는 동네 놀이터에서 놀고 집에 들어와서 저녁식사를 하고, 책 읽기가 전부였던 일상에 “아자프로젝트”를 통해 평일에 한 번이지만 다양한 활동을 하였기에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가 된 게 아닐까 싶다.

프로그램 중에 한번은 항동에 위치한 푸른수목원에서 “부자 숲 놀이”라는 프로그램을 하였다. 내 기억에도 그렇지만 아이도 가장 재미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한 프로그램인데, 자연물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든이에겐 식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처음 보는 단풍씨앗을 하늘로 날려도 보고, 다양한 가을 곤충들을 알아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또한, 그날 아빠와 함께 우리 가족을 표현해보는 만들기 시간이 있었는데 만들면서 뭉클했던 순간이 있었다. 이든이가 아빠는 우리 가족을 지켜주니까 크게 만들고, 엄마는 꽃을 좋아하니까 꽃을 달아주고 윤슬이는 자기보다 작고 귀여우니까 머리숱을 적게 하면서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면서 얼마 안 되는 소재들로 그것을 표현하는 이든이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었나 하며 감사함과 뿌듯함.. 그리고 가슴이 뭉클했던 순간이었다.

얼마 전 추석이 있던 주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라는 취지에서 보드게임인 “징고보드”를 보내주셔서 함께 하였는데 이 보드게임 완전 요물이다. 이든이에겐 학습효과도 이끌어 낼 수도 있고, 오빠 바라기인 윤슬이에겐 같이 할 수 있는 놀이가 생겨서 좋고!

그래서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보드게임을 이든이가 스스로 꺼내 와서 윤슬이랑 같이 앉아 둘이 할 때가 있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아자프로젝트 참여자는 이든이와 나 뿐이었지만, 집에 있는 아내와 윤슬이에게도 작지만 큰 변화를 가져다 주웠다. 동생이 생긴 후로 스트레스를 받던 이든이에겐 마음의 여유와 그리고 우리 부부에겐 아이가 성장하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순간들을 담아낼 수 있었고, 아직 말은 못하지만, 다 알아듣고 표현할 줄 아는 윤슬이에게도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된다.

 

즐겁게 go!

 

아자프로젝트는 곧 끝이 나겠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귀하게 여기고, 지금처럼 언제나 그랬듯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며 추억들을 하나하나 쌓아갈 것이다.

지난번 카페에 갔을 때 어느 한 가족이 테이블에 앉아 각자 본인의 테블릿 혹은 핸드폰만 보며 대화 없이 얼굴을 보지 않은 채 각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을 봤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여러 가지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에게도 그러한 시기가 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디지털시대니까.

그래도 최대한 시간이 있을 때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때 몸을 부대끼며, 부딪혀가며 소중한 추억들을 하나하나 쌓아가 보고 싶다. 앞으로 우리 가족들에게 어떠한 일들이 펼쳐질지 모르겠지만 그 일들이 시련일지라도 즐겁게 go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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