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프로젝트 후기] 찬란한 우리의 봄날
찬란한 우리의 봄날
2023 서울가족사업 우수후기 공모전 / 우수상 / 아자프로젝트 (강북구센터/김진철)
‘xn+yn=zn에서 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y,z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그 유명한 ‘파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300년 이상 수학자를 괴롭혔던 난제인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난제 역시 인류 공통의 최대 난제인 ‘육아’에 비할 것이 못 된다고 생각한다. 이 ‘육아’라는 것은 정해진 법칙도 없고, 정답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우리 부모가 그랬듯이 우리도 부모가 된 이상 육아라는 최대 난제 풀이에 도전해야 하고, 정답을 찾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난제에 도전하기에 앞서 두 가지를 다짐하였는데. 첫 번째로 ‘꿈이 가난해지게 하지 않기.’라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함께 하기’이다. 흔히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이라고 한다. 단언컨대 내 부모님의 가난을 부끄러워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불편을 넘어서 내가 꿀 수 있는 꿈 크기를 작게 만들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의 시각에서 지금은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시간이겠지만, 우리가 그랬듯이 곧 친구가 더 좋은 시간이 올 것이고, 입시 지옥을 지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바쁜 시간이 금방 오기 때문이다. 내가 그 시절 미처 알 수 없었지만 내 아이에게는 최대한 많은 것을 함께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제약 없이 자신의 꿈을 그리게 하고 싶었다.
이런 다짐 속에서 아이와 많은 것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심지어 월별로 일정표를 만들기도 했다. 따지고 보면 남들과 특별한 것은 없지만 연극이나 뮤지컬 등의 공연도 보고, 캠핑이나 여행도 가고, ‘100인의 아빠단’에도 가입도 했다. 특히 우리 서울시에는 무엇보다도 매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는데, ‘서울시 공공예약’, ‘우리동네키움포털’, ‘육아종합지원센터’, ‘문화정보도서관’ 등에서는 제공해 주는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이가 체험도 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였다.
가족센터의 파파's 육아클럽 신청 또한, 이런 신념에서 신청하였는데, 잠시 고민과 망설이기는 하였다. 낯선 사람들과 장기적으로 무엇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고 있기 때문인데, 무엇보다도 파파's 육아클럽에서는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은 앞서 말한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아이와 함께 부모도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 구성되어 좀 더 참신하다는 점과 자발적으로 모일 정도의 아버지라고 한다면, 충분히 배울 것도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 반 기대 반의 설레임으로 신청하였다.
그 대단원의 서막인 파파들의 교육이 있는 금요일, 소위 불금이라는 황금 같은 시간에 동료들의 다양한 유혹을 뒤로 하고 바쁜 길을 재촉하였다. 서먹 서먹할 것 같은 분위기는 예상과 다르게 모두 진지하게 교육을 듣고 있었고, 이내 모두 공통의 파파가 되어 두 차례의 교육과 토론 속에서 그동안 간과하여 놓치고 있던 부분도 새롭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앞서 말했지만, 무엇보다도 이 파파's 육아클럽의 최대 장점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도자기를 아이와 함께 만들면서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얼굴에 진지함과 행복함이 묻어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계속해서 무엇을 고민하고, 잘 만들고 있냐고 물어보고 때로는 도움을 청하면서 우리는 함께 만들고 하고 있었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는 아이를 보면서 참 행복한 순간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아버지를 위한 휴식 프로그램도 좋았고, 레크레이션을 통해 전 가족들이 모두 함께 즐기는 시간도 좋았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가족들이 모여서 레크레이션을 통해 함께 하면서 웃음 소리가 끊임없었다. 이웃 사촌들이 생긴 기분이었다.
공연을 보는 것도 좋고 아이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보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아이와 함께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것이 즐거운 일이고 행복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아버지들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파파's 육아클럽은 단연 최고의 프로그램이 아닐까 한다. 육아가 난제이기는 하지만 그 없는 정답 속에서 정답을 찾아가고 있었고, 파파's 육아클럽은 우리가 정답을 풀 수 있게 도와주었다.
파파's 육아클럽을 참여하면서 아이가 신나서 노래도 부르고, 장난도 치면서, “까르르 까르르” 아이의 웃음소리가 내 귓가에 머물 때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었다. 비단 우리 아이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참여한 모든 아이들도 모두 같았는데 마치 따뜻한 봄날의 햇빛을 쬐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간을 봄날에 비유하는데, 난제라고 느꼈던 육아는 봄날의 순간을 계속에서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 순간이 우리들의 찬란한 봄날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소설 파랑새에서 틸틸과 미틸은 자신의 집에 파랑새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계속 찾으러 다녔지만 실패한 후에야 비로소 행복은 늘 가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처럼 육아는 힘들긴 하지만 우리가 부모가 된 이상 봄날은 시작이 되었고, 우리가 함께하는 한 이 봄날은 계속해서 우리 곁에 머물고있는 것이다.
육아에 대한 좋은 정보를 공유도 하면서, 아이와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또한 좋은 이웃사촌들도 생겼으니 이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싶다. 이 간단한 진리를 새삼 알게 해준 가족센터와 파파's 육아클럽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이여 힘내자. 육아라는 영원한 난제 속에서 피어나는 우리의 찬란하고 계속된 봄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