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족학교 후기] 반성하고 다짐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패밀리셰프>
반성하고 다짐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패밀리셰프>
2023 서울가족사업 우수후기 공모전 / 우수상 / 패밀리셰프 (중랑구센터/백설)
글재주는 없지만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 걸 보다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해서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봅니다.
저희 가족은 저와 남편 그리고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 이렇게 세 명이고, 저와 남편이 둘 다 일을 하는 맞벌이 가정인 관계로 평일에는 보통 각자 사회생활하고 집에 돌아와서 세 가족 겨우 저녁 한 끼 같이 먹고, 씻고, 자는 게 전부라 셋이 함께 무언가를 할 엄두를 내지 못하다 보니 주말에는 세 가족이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을 가족이 함께 알차게 보내고 싶은 마음에 ‘도서관, 박물관’ 등의 기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찾아보았는데, 미취학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부모와 함께 참여하는 수업이 많은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이 아이 혼자만 참여하는 수업이더라구요.
처음엔 아이를 수업하는 장소에 데려다주고, 짧으면 1시간에서 길면 2시간 정도 주어지는 자유 시간이 꿀맛 같았지만, 몇 번 해보니 아이는 혼자 수업에 참여하고, 엄마랑 아빠는 밖에서 핸드폰만 바라보면서 평일과 다름없이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세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검색하던 중 문득 저와 남편이 결혼하기 전 예비신혼부부교실 수업을 신청해서 들었던 가족센터가 떠올랐습니다. 결혼 전 제가 살던 곳 근처에 가족센터(그때 당시엔 건강가정지원센터라는 이름이었던 것 같아요)가 있어서 예비신혼부부교실에 대한 홍보물을 보고 그 당시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지금의 남편)와 함께 수업을 들었었는데, 오랜 기간 만나면서도 몰랐던 서로에 대한 모습을 알게 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비 배우자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그 시간이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가정지원센터>를 검색하다 <서울가족학교>의 존재를 알게 되고و 지금 제가 가정을 이루고 살고있는 중랑구의 <중랑구가족센터>도 알게 되었고, 중랑구가족센터에서 정말 다양하고 좋은 가족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유레카!”를 외쳤답니다! ^^
중랑구가족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 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도 쿠킹클래스를 수강할 만큼 요리 활동에 관심이 많은 아이와 김밥만큼 맛도 좋고 영양가도 좋은 음식이 없는 거 같다는 말을 항상 입에 달고 사는 그만큼 김밥을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분식이라면 그게 뭐든 좋아하는 저 이렇게 세 가족의 취향을 저격하는 <패밀리셰프와 함께하는 분식Day> 수업을 신청해보았습니다.
신청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제가 상대적으로 늦게 신청하는 바람에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 기다리던 끝에 감사하게도 참여 기회를 얻게 되어 어찌나 기쁘던지요~ 드디어 수업이 있는 토요일이 되고, 주말인데도 설레임이 커서인지 세 가족 모두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부지런히 수업 장소로 갔답니다.
수업하는 장소도 처음 가보는 곳이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라 처음에는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했는데 센터 담당자님과 강사님께서 어찌나 따뜻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던지 아이도 저희도 어색함을 금방 없앨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1부에는 가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며 정답을 맞추는 퀴즈 게임을 하며 아이스브레이킹 타임을 가진 후,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부모-자식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는 가족대화법도 배웠어요. 평소에 아이와 나누는 이야기라고는 학교생활에 대한 질문과 “가방 정리해라~”, “밥 골고루 먹어라~”와 같은 잔소리였는데, <감정카드>를 활용해 우리 세 가족이 어떤 상황에 어떤 감정이 생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평소보다 다양한 소재로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평소에 저의 감정을 아이에게 이야기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저의 마음을 표현해 볼 수 있었고, 엄마랑 아빠가 어떻게 할 때 속상한 마음이 들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지 아이 마음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신나게 웃고 떠들다보니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2부에는 사전에 조사했던 ‘우리 가족이 만들고 싶은 캐릭터김밥’에 대한 참여 가족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주셔서 달팽이 김밥, 니모 김밥, 스마일 김밥 등 예쁘고 신기한 캐릭터 김밥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가족이 원하는 김밥을 정한 후 그에 맞게 재료를 고민하고 장바구니 리스트를 작성해서 함께 장을 보러 다녀오는 시간이 있었는데, ‘유모차에 태워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커서 세 가족이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날이 왔구나’ 싶어서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구요^^
장을 보고 와서 저는 김밥/소떡소떡 재료 손질 및 김밥 말기를, 남편은 소떡소떡이랑 블루레몬에이드를, 아이는 엄마아빠의 보조요리사로서 꼬치에 떡이랑 소세지 꽂고, 김에 밥 펼치고 재료 올리고, 달팽이에 눈 붙이고, 그라데이션 효과 내며 레몬에이드 만들기까지 불을 사용하는 활동만 빼고 다하는 등 각자의 역할을 정해 따로 또 같이 처음으로 달팽이김밥도 만들고و 소떡소떡, 밀키스블루레몬에이드까지 만들어 보았는데요. 집에서 혼자 요리할 때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세 가족이 함께 요리를 하는 이 시간을 통해 요리 뿐만 아니라 느끼고 배운 것도 참 많았습니다.
셋이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하다가 서로 힘든 부분이 있으면 물어보고 도와주면서 때로는 엄마아빠가 아이에게 시범을 보여주며 아이를 앞에서 이끌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기회도 주고 아이는 그 기회를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맛보는 이 순간이 어쩌면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과 또 아이 입장에서는 ‘본인이 성장해가는 과정과 닮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집에 있었으면 하루종일 텔레비전 보고 게임하며 시간을 보냈을 텐데 중랑구가족센터의 가족프로그램 덕분에 토요일 오전시간을 즐겁고 알차게 보내며 우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어서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주변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요즘 아이들은 3-4학년만 되도 주말에 가족과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걸 더 좋아하고, 4-5학년만 되어도 자기 방 문을 꽉 닫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고 하던데, 지금부터라도 질문이나 잔소리만 따다다다 늘어놓는 엄마가 아니라 <패밀리셰프> 시간에 강사님께 배운 것처럼 조금 더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또 중랑구가족센터에서 진행하는 <신비한 아빠사전>과 <맞벌이가족 소통프로그램>과 같이 가족이 함께하는 좋은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참여하며 우리 가족만의 좋은 기억을 하나씩 쌓아가서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 중에 힘든 일이 생겨도 그런 추억을 되새기며 힘을 낼 수 있게, ‘엄마아빠는 본인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수업 끝나고 “엄마! 이 수업 신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는데, 어찌나 뿌듯하고 기쁘던지요. 그래서 다음에도 꼭! 또 신청해보려구요❤
수업을 진행해주시고 운영해주신 강사님과 관계자분들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