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족학교 후기] 사춘기 아들과의 전쟁

사춘기 아들과의 전쟁

2023 서울가족사업 우수후기 공모전 / 장려상 / 청소년기부모교실(노원구센터/신승희)

 

아들 셋을 키우고 있는 40대 워킹맘인 나는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하루하루를 매일 공격적으로 치열하게 살고 있었다.

우리 집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아이들은 나한테 뭐가 그렇게 서운한지.. 나의 어떤 모습에서 진정성이 없다고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내 마음을 몰라!’라며 늘 큰소리가 나는 덕분에 멘탈이 너덜너덜해지는 날이 일쑤였다. 화가 나면 울고 불고 소리치면서 방문을 닫고 나오질 않는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총 칼만 없지..이게 전쟁이 아니면 뭐가 전쟁이겠나..’ 싶었다.

 

매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떻게 이 수업을 신청하게 됐는지 조차도 지금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꼭 나에게 필요한 수업이란걸 나도 모르게 직감했는지 의식의 흐름처럼 겨우 짬을 내서 수업에 참여하였다.

 

첫 번째 수업이 시작되고 나도 모르게 집중하며 수업에 빨려들어갔다.

강사님은 다름 아닌 중년의 여성이셨고 그분 역시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 그런지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강사님의 자세한 설명과 여러 사례를 들으면서 나의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걸 판단할 수 있었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올라왔지만 ‘40년을 이리 살아왔는데 어찌 한 번에 고칠 수 있나’라고 나 스스로를 다독이며 ‘아이와 나도 함께 차근차근 변화해보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메모를 시작했다.

 

강사님께서 알려주신 명령적, 강압적인 대화에서 공감, 이해, 권유의 대화법 사용하기는 나에게 도전이 되었다. 그래서 열심히 적용해보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100%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감정의 널을 뛰면서도 계속 강의 내용을 되새김질하며 나를 바꾸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에게 사과하는 횟수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엄마가 비교해서 미안해, 갑자기 화내서 미안해’ 등등 이유도 가지가지다.

 

강의를 들으며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로 비춰지고 있을까?’ 라는 물음표가 생겼다. 강사님께서 자녀들과 야자타임을 하며 서로의 장·단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신 얘기를 듣고 나에게도 정말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야자타임을 가져보았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의 장점과 단점들을 이야기해주기 시작했고 뜨끔했다. 아이들은 나를 비교적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지만 화를 쉽게 터트리는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래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내 마음대로,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고 아이들은 속상한 일이 생기면 엄마랑 대화로 풀어갈 것을 약속했다. 엄마도 노력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니 아이들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눈치였다. 서로 안아주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이전에는 문을 쾅 닫고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고 이야기도 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아이도 나와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너무나 눈부신 많은 발전이다.

 

나에게는 청소년기부모교실이 너무나 유익했다.

‘아.... 정말 내 맘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고 밖에서 치이고 집에 와서도 애들한테 치이고 삶이 참...힘들다.’라고 생각한 날들이 많이 있었지만 청소년기부모교실에 참여한 후 강압적이었던 지난날들을 반성해보며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많이 가지게 되었다.

부모의 아픈 곳을 잘 알고 딱 맞는 처방을 너무나도 잘해주셨기에 빠른 효과가 일어났다. 사춘기 자녀와의 대화 방법 수업을 통해서 가족 전체가 변화를 한 것 같아서 이렇게 후기까지 쓰게 되었다.

 

이런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고 또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저럴 때가 있었지’라며 회상하는 것도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앞으로도 삐걱대는 일들이 종종 있겠지만 나와 아이들이 경험한 긍정적인 변화들이 쌓여 사춘기를 무탈하게 지나가기를 소망해본다.

 

이런 양질의 소중한 교육을 주최해주신 여러 관계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도 많이 계속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TOP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