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가족학교(예비‧신혼부부교실) 참여후기] 비가 온 뒤 땅이 반듯하게 굳어요!
비가 온 뒤 땅이 반듯하게 굳어요!
2024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우수상 / 서울가족학교(예비‧신혼부부교실) (마포구가족센터_김민경)
#대화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첫걸음
24년 5월 14일 도현이와 처음으로 크게 싸웠다. 만난 지 4개월이 된 이후로 투닥거리는 일이 잦아졌지만 이렇게 큰 싸움은 처음이다. 우리는 서로 서운함을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나 달랐다. 남자친구는 화가 나면 입을 꾹 다물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 사람이었고,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당장 답을 찾아가는 스타일이다. 계속 싸우다 보니 도대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싸우는 지도 흐릿해지고, 감정이 상하는 일만 반복됐다. 그래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지혜롭게 해결하는 방법일까 생각하던 중 얼마 전 들었던 강의가 생각났다.
강의에서는 두 가지 영상을 비교하며 부부싸움의 예시를 들었다. 강의 내용에서 올바른 대화법은 눈높이를 맞추고,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싸우는 도중이라 남자친구에게는 말하지 않고 일어서 있던 자세에서 남자친구의 눈을 보려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좀 더 가까운 거리로 옮겨 남자친구의 눈을 보려 노력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 화가 좀 누그러져 보였다. 어느 정도 남자친구의 화가 풀린 듯해 보여서 사실을 밝혔다.
민경 : "자기야 사실 지금 우리가 들었던 강의대로 하고 있다?"
도현 : "갑자기 무슨 소리야??"
민경 : "우리 같이 마포구에서 강의 들었잖아. 거기에 이런 내용 있었던 거 기억나?? 그 영상 비교하면서 보여주면서 강의 들었던 파트"
도현 : "아... 기억나. 부부싸움 영상 말하는 거지?"
민경 : "그 영상에서 부부가 눈 맞춤하면서 가까운 거리에서 이야기하잖아."
도현 : "그래서 자기가 내 쪽으로 다가온 거야?"
민경 : "응! 그래서 내가 지금 갑자기 자기 앞으로 앉은 거야.갑자기 눈도 막 쳐다보고ㅋㅋㅋ "
도현 : "몰랐네 ㅎㅎㅎ그 방법효과 좋다.“
신기하게 이런 대화를 끝으로 우리는 화해했다. 이번 싸움으로 우린 대화의 방식, 화가 났을 때 하는 행동, 화해의 루틴, 문제 해결의 속도 등 다름을 정말 많이 느꼈다. 하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해 대화했다. 새벽 1시에 시작한 대화를 새벽 4시를 끝으로 마무리하며 서로를 점점 더 알아 가는 시간을 가졌다. 사실 이 강의를 들었던 한 달 전만 해도 사귄지 이제 겨우 3개월 지금도 4개월 차이니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베이비커플이지만 진지한 미래를 서로 그리며 노력 중이다. 강의 제목이 예비부부교실이라 우리와 같은 베이비커플도 참여해도 될까 처음엔 고민했지만 강의를 듣고 난 후 지금은 최고의 선택이라 느낀다. 대화라는 건 누구와도 항상 하는 것이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했던 대화들은 평소에 할 수 없던 색다른 대화들이었다. 이번 싸움에는 서로의 감정이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말하는 방법을 특히나 잘 활용했다. 예를 들어 "짜증나"로 뭉뚱그려 표현할 말을 "지금 어떤 부분 때문에 정말 서운해, 자기가 이렇게 말하면 난 너무 슬퍼"하고 말할 수 있었다.
이렇듯 이번에는 대화의 방식과 감정표현 파트에서 배운 걸 활용했다면, 앞으로 같이 함께할 시간들에서 특히, 결혼 후 어떤 방식으로 재정관리를 하고, 서로의 가족을 챙기고, 가정에서의 역할분담을 어떤 식으로 진행할 것인지 등등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로 가득해서 좋았다. 일주일에 한 번 네 시간 동안 강의를 들으며 앉아있는 시간이 조금 길고 부담스럽게 느껴졌지만, 또 우리가 언제 이렇게 나란히 앉아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가치 있는 이야기 할 시간을 가질 수 있나 하는 생각에 감사하기도 했다. 이번 싸움을 통해 느낀 건 비가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화해를 통해 우리 관계가 더 단단해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땅이 굳을 때 울퉁불퉁하게 굳는 것보다 고르고 반듯하게 굳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이번 예비부부교실에서 배운 방법으로 우리 커플은 우리의 관계라는 땅을 고르고 반듯하게 굳히게 됐다. 이렇게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을 알려준 강의가 널리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후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