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가족상담지원사업 참여후기] 앞날이 불안한 40대말 50대초 가장들에게

앞날이 불안한 40대말 50대초 가장들에게

2024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우수상 / 가족상담지원사업 (종로구가족센터_김요셉)

#꼰대 탈출 #상담거부를 거부 #중꺽상담

 

“이번 상담에서 기대하는 것은 딱히 없어요. 저는 자수성가한 나이 오십에 다가가는 남성이 자기 생각을 쉽게 바꾸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요. 저도 이제 점점 생각이 굳어져 가는 것을 느끼고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해졌어요. 천천히 꼰대가 되고 싶은 바람은 있어요. 단지 상담을 통해서 ‘아하!’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한 번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말에 상담 선생님은 “그렇지요. 바로 그거에요. 상담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는 없어요.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 사람 쉽지 않네’라는 선생님의 표정은 읽을 수 있었다.

사춘기 아이들은 자기의 알을 깨기 위해 분투하는 중이었고 부모는 아이들의 투쟁 대상이 된 지 오래되었다. 아내는 아이들의 신경질을 무한대로 받아내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내면서 허덕거리고 있었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는 나는 10년도 넘게 남은 은퇴 날짜를 세고 있었다. 모든 것이 불안했고 모두가 이 어찌할 수 없음을 수년간 견뎌냈다.

어딘가에 우리의 불행과 정신적인 압박을 풀어내려고 했으나, 여행도 취미도 맛있는 음식도 잠깐의 위안을 줄 뿐 그냥 시간이 빨리 흘러가기를 바라는 무기징역수의 기분이었다. 그런 중에 아내가 ‘부부 상담’을 제안했고 마치 엄마가 학원에 등록해 준 아이처럼 그냥 아내를 따라갔다.

상담은 부부와 함께하는 상담과 개별적으로 하는 상담으로 나눴다. 부부 상담하면서부터 변화를 싫어하는 나와 그래도 뭔가 해봐야 한다는 나와의 싸움이 계속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들여다보면서 변화를 싫어하는 자아의 배경에는 ‘억울함’이 놓여있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살았고 가족을 부양하느라고 고군분투하는데 도대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 참 인생이 억울하다. 내 안에는 가족에게 보상을 받아야 변화할 수 있다는 ‘칭찬에 목마를 어린아이’가 있었다. 반면에 ‘여기서 생각만 조금 바뀌면 나의 태도가 바뀌고 지금보다는 조금 즐겁게 살 수 있다. 그 길을 지금 찾아야 해’라고 충고하는 ‘세상 풍파에 단련된 중년’이 있다.

그러나 1인칭 시점에서는 감정의 덫에 걸리고 아직도 마음속에 박혀있는 상처로 인해 눈이 어두워져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만 빙빙 돈다. 그래서 계속 같은 유형의 말만 되풀이하고 그걸 듣는 가족은 함께 지친다. 마지막은 ‘나는 이렇게 늙어가는 거네’라는 자조의 순서로 간다.

상담은 이런 부정적인 악순환을 끊고 새로운 시각을 보게 해준다. 결국 ‘단련된 중년’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어떤 것을 깨달았을까?
먼저, 칭찬에 목마를 아이 같은 ‘나’는 누구도 아닌 성인이 된 ‘내’가 응원하면 된다. 나 자신에게 ‘그래 잘했다’, ‘그때 나라면 똑같은 결정을 했을 거야’라는 적극적인 칭찬을 보낸다. 그냥 중얼거리든 아니면 잠시 눈을 감고 나를 불러내 마음속으로 말해주면 된다.

상담 선생님은 인내를 하면서 오랜 시간 동안 내가 하는 모든 말들을 받아내었다. 그리고 내가 이해하기 쉽게 회사의 나와 가정의 내가 어떻게 대비되는지 비교해 주었다. 아이들은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나와 같은 상황이었다. 가정과 직장은 평행구조로 되어있는데 직장에서는 내가 상사의 표적이 되었다면, 집에서는 아이들이 나의 표적이 되었던 것이다.

‘그렇구나!’ 그 엄청난 전개에 마침내 ‘아하!’를 외치게 되었다.

회사에서 내가 안정과 안전을 원하듯이 아이들도 가정에서 안정과 안전을 원한다. 안정이 되지 않으면 아무도 자기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아이들의 방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상담은 진행 중이지만 내 태도의 변화로 아이들의 방문이 열리는 시간은 늘고 있고 아이들이 흥얼거림도 늘고 있다.

‘가족상담’을 주저하는 부부에게 특히 중년 남성에게 권한다면 우리의 마음의 상처를 이제 무시하지 말자. 부부 상담에서는 나에게 모든 탓을 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끔은 아내도 찔리는 순간이 있다.

결국 부부는 성장하고, 가족도 성장함을 느낀다.

이러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많은 부부와 가족이 가족상담을 통해 다양한 변화와 성장을 경험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TOP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