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가족학교(예비‧신혼부부교실) 참여후기] 혼자살이 20년차의 같이살이 첫걸음 떼기

혼자살이 20년차의 같이살이 첫걸음 떼기

2024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장려상 / 서울가족학교(예비‧신혼부부교실) (금천구가족센터_김은설)

#신혼부부는처음이라 #힘든가요 #현명하게 #대처하는것이 #궁금하다면 #신혼부부교실!

 

나는 16세부터 혼자살이를 시작했다. 그렇게 20년 넘게 혼자 살다가 36세에 결혼으로 ‘같이살이’를 시작했다. 타인과 함께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 혼자 산 세월이 길어지면서 혼자인 것이 더 익숙해지고 편해질 때쯤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잘할 수, 잘 살 수 있을까?

지난해 여름 혼인신고를 하고 남편과의 ‘같이살이’가 시작되었다. 겨울에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기에 같이살이의 초반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결혼식, 신혼여행, 집안 인사, 설 명절과 같은 새로운 미션을 마치니 봄이 성큼 찾아왔다. 그리고 우리의 갈등도 찾아왔다.

남편은 군대 생활을 제외하고는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본 적이 없었다.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가기에 사소한 관점의 차이와 갈등이 매일매일 새롭게 발생했다. “여보, 왜 치약을 중간에서 짜?” “화장지가 떨어져 있으면 채워 줬으면 좋겠어.” “설거지는 바로 해야 벌레가 안 생겨” “사람이 없는 방에 왜 불을 켜놓는 거야?” 우리는 각자의 관점에서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서로 괜찮은 척, 상처받지 않은 척, 우리는 갈등을 지혜롭게 다루고 있어! 라고 위로했지만, 사실 그건 단지 그 상황을 모면하려는 것일 뿐이었다.

“여보 우리 이거 한번 들어볼까?” 서로 점점 힘들어질 때쯤 금천구가족센터의 예비부부교실 포스트를 보고 제안했다. 지난 4월의 예비부부교실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갈등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의사소통 방법, 결혼의 의미와 사랑에 대한 관점, 구성 요소,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심도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1년의 결혼 준비동안 웨딩촬영, 결혼식장, 예단, 예물, 전셋집, 이사, 혼수 등 정말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정작 중요한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고, 준비하는 시간은 없었다. 문득 ‘같이살이’전에 예비부부교실 프로그램을 들었다면 더 좋았겠다…. 라는 생각이 들 때쯤, 금천구가족센터에서 신혼부부교실이 열렸다.

신혼부부교실은 신혼부부에 대한 이해와 점검, 갈등과 대화법, 그리고 부부 태교와 순산, 임신에 대한 이해와 부부체조까지 그야말로 풀 패키지였다.

이렇게 편지를 쓰게 돼서 조금 쑥스럽긴 한데,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어. 결혼 준비하면서 느끼는 감정이 정말 많아.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지만, 가끔은 불안한 마음도 드는 게 사실이야. 그런 순간마다 너와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나에게 큰 힘이 돼. 우리가 함께한 시간 동안 정말 많은 것들을 나눴잖아.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고마워. 덕분에 우리는 더 가까워졌고, 작은 갈등도 있었지만, 그 경험들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 너와 나, 서로의 성향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 다름이 더 소중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됐어. 때때로 어려운 일들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며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우리의 사랑이 더 깊어지고,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특별해지길 진심으로 바라. 너와 나, 서로에게 힘이 되고, 사랑이 되어가는 이 여정이 계속되기를 정말 바라. 앞으로도 함께하며 많은 순간을 나누자! 사랑해♡

이번 신혼부부교실을 통해 예비부부교실에서 배웠던 바람직한 의사소통을 넘어, 부부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현재 우리의 관계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소통할 수 있었다. 지난 1년의 같이살이를 되돌아보며,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현재 6개월간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부부 태교와 순산, 임신 그리고 부부체조와 부부 마사지도 매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부부체조와 부부마사지를 할 때는 30명 정도나 되는 부부들이 모두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다 같이 일어나서 체조하고, 사랑하는 눈빛을 가득 담아 서로의 손에 아로마 오일을 발라서 마사지를 해주는 데 정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친구들에게 신혼부부수업을 구청이나 보건소로 들으러 간다고 했더니 유튜브에도 그런 내용이 많은데 굳이 뭐 하러 주말에 몇 시간이나 들으러 가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가 예비부부 수업과 신혼부부 수업을 들었던 이유는, 다른 부부들의 공감 가는 이야기와 엄선된 좋은 강사님들과 눈을 맞추며 수업을 듣는 것, 그리고 꼭 필요한 커리큘럼과 가족센터 담당 선생님의 열정이 유튜브에서는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가족센터는 생애주기별 가족 사업을 진행하고 요즘 트렌드에 맞춘 1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친구들에게 서울시가족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꼭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있다. 비록 내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몇 시간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 몇 시간이 우리 부부와 가정, 그리고 우리의 ‘같이살이’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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