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맞돌봄프로젝트 참여후기] 사교육으로 바빴던 아들, 우리만의 진짜 아지트를 찾다!
사교육으로 바빴던 아들, 우리만의 진짜 아지트를 찾다!
2025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최우수상 / 남성양육자 맞돌봄프로젝트 (강남구가족센터_임태운)
어느 날 아내가 링크 하나를 보내 오더니 선착순이니까 잘 기억했다가 시간 맞춰서 꼭 신청 하라고 하더군요. 손이 빠른 제게 가끔씩 학원 레벨테스트 예약을 부탁 하곤 했었기에 처음엔 그런 건 줄 알았습니다. 링크를 열어 보니 아지트? “아빠랑 지금 데이트” 라는 문구가 보였고 내용을 살펴보니 하루 다녀오는 일회성이 아닌 4월 부터 7월 까지 한 달에 토요일 마다 한두번 정도 시간을 내서 가는 것 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반대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아들은 토요일에도 대치동으로 학원을 다니는 사교육으로 매우 바쁜 아이였기 때문입니다. 대치동에서 아이들을 키워보신 부모님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을 하실 수도 있으실 겁니다. 요즘 학령기 아이들은 사교육을 하느라 주말에도 매우 바쁘기 때문에, 공부 하느라 안그래도 바쁜데 여기 다닐 시간이 되겠냐구요. 무조건 저는 공부가 우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직장이 수원에 있고 왕복 출퇴근시간이 2시간이 훨씬 넘지만 아이 교육 때문에 작년에 서울 대치동 근처로 이사를 왔기 때문입니다.
1. 아빠와 아들의 첫 데이트 250426
첫 시간에 아들과 둘이 집 근처에 있는 강남구 가족 센터에 가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며
아들의 이름을 넣어 우리 팀 이름을 “아(빠)랑 하랑”으로 정하고 앞으로 할 활동에 대한 계획도 세웠습니다. 이 날 아빠가 생각하는 아들, 아들이 생각하는 아빠에 대해서 적고 발표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들이 ‘재미있게 웃겨주는 아빠’, ‘야구를 잘 아는 아빠’ 라고 해줘서 아들에게 감동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들에게 말로는 늘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현실은 수학 문제를 알려 주며 혼내기만 해서 내심 뜨끔 했었거든요.
이 날, 아빠 교육으로 아들과 자녀의 공감 소통 대화법을 배우고 오늘부터 아들에게 그렇게 공감 해 주는 아빠가 되겠노라 다짐 했었답니다.
2. “아랑하랑” 250524
드디어 아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지트 도자기 ‘한상만들기’가 시작 된 날 이었습니다. 도자기 공방까지는 집에서 10분 남짓 걸어가는데, 따스한 봄 햇살을 받으며 아들과 단둘이 손 꼭잡고 이야기 나누며 걸어 간 그날의 느낌이 매우 좋았습니다. 오늘 만들 도자기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아들 학교에서 있었던 재미있었던 일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공방에 도착해서 도자기로 파스타 접시를 만들고 우리팀 이름인 “아랑하랑” 이라는 글씨도 새겨 넣었습니다. 뭔가 모르게 아들과 우리 둘만의 이름을 적어 놓으니 아들도 꽤나 만족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공원과 놀이터를 지나 집으로 오는데 아들이 놀이터에서 조금 놀다가 가면 안 되냐고 하더라구요. 생각해 보니 초등학생이 된 뒤로는 아들과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 준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더라구요. 저는 흔쾌히 “아랑하랑”구호를 외치며 팔을 뻗자 아들도 “아랑하랑” 을 외치며 팔로 우리는 크로스를 한 뒤 신나게 놀이터로 뛰어 갔답니다!
3. 실패해도 괜찮아! 제일 멋진 “아랑하랑” 네잎클로버 접시 250531
이 날은 도자기 접시를 만드는 날이었습니다. 전 날 아들이랑 어떤 모양으로 접시를 만들지 구상을 하다가 우리는 행운을 준다는 뜻이 있는 네잎클로버 모양으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저는 도자기 공방에서 아들이 최대한 스스로 많이 만들어 보길 바랐습니다.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아들이 혹시 망칠까 두려워했지만 저는 첫 시간 아들 공감대화법에서 배운 것처럼 아들의 의견을 공감 해 주며 실패해도 괜찮아~ 마음 편안하게 만들어 보자, 아빠가 옆에 있잖아^^ 아랑! 하랑! 수업중이라 작게 구호를 왜 치며 팔을 내밀자 아들도 수줍게 구호를 외치며 팔을 내밀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은 점점 자신감있게 적극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대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조금씩 도움을 주며 아들과 함께 만든 클로버 접시에 가운데 한 칸을 더 만들어서 가운데는 ‘랑’자를 넣고 위 두 칸에는 ‘아빠‘ 밑에 두 칸은 ’하랑‘으로 새겨 “ 아빠랑 하랑“ 접시를 성공적으로 만들었고 우리는 너무 뿌듯했습니다. 다른 팀 접시보다 우리 팀 접시가 칸이 더 많아서 만들기 힘들었지만 제 눈엔 우리접시가 제일 멋져보였습니다.
아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난번 같이 놀았던 놀이터가 나타나자 이번엔 제가 먼저 아랑!을 외치자, 아들도 바로 하랑!을 따라 외치며 우리는 놀이터로 함께 뛰어 갔습니다. 우리는 땀이 흠뻑 젖도록 놀다가 집으로 갔습니다.
4. 도자기 공방으로 가는 날은 힐링 데이: 우리들만의 아지트를 찾다 250614,250621
6월달 토요일 두 번은 이미 구워진 밥그릇, 국그릇, 컵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번 네잎클로버에서 영감을 받아 네잎클로버 모양으로 그려 보았습니다. 저는 국그릇에 그렸고 아들은 밥그릇에 그렸습니다. 다른 아빠들을 보니 아이가 그린 그림을 좀 더 완벽하게 하기 위해 그 위에 아빠가 다시 색칠 하곤 했지만 저는 삐뚤빼뚤하게 색칠된 아들의 밥그릇 네잎클로버가 너무 귀여워서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동안 도자기 공방으로 오가는 시간 동안 아들과 손잡고 걸으며 대화로 소통 하고 아들의 이야기에 공감 해 주는 시간이 점점 많아질수록 저는 아들과 한발 더 가까워진 우리 사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단순히 그냥 도자기를 만들러 가는 것이 아닌 그동안 아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있었구나 라는 걸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아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지금 아이의 공부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것을 저는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로 지금 , 함께 하는 이 순간이 행복이란것을요.
이런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주신 강남구 가족 센터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프로그램을 꼭 예약해서 다녀오길 바랐던 아내의 깊은 뜻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저랑 단둘이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도자기 공방으로 오가는 시간과 또 아들이 좋아하는 도자기를 만드는 그 시간을 진심으로 힐링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아들이 주말에 숙제를 하며 짜증을 많이 냈었는데 도자기를 다녀온 날 이후로는 아들의 짜증이 점점 줄었고 더욱 화목한 가족이 되어 가는 걸 느꼈습니다.
도자기 수업을 마치고 ’아랑하랑‘을 외치며 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놀이터가 이제는 우리 둘만의 진짜 “아지트”가 되었습니다! 아들과 1시간 흠뻑 땀이 나게 놀아 주고 같이 집에 가서 샤워를 하면 와이프도 미소 지으며 좋아하고 또 아빠와 한층 더 돈독해진 우리 사이를 질투 하곤 했습니다^^
5. 농장에서 직접 뽑은 파로 함께 요리하기 : “아랑하랑”의 요리시작 250712
7월12일엔 온가족 농장체험이 있어서 아내도 함께 온가족이 농장으로 갔습니다. 파를 사 먹어 보기만 했지 직접 뿁아본적은 없었는데 아들과 함께 파를 뽑고, 또 직접 찹쌀을 찧어 인절미를 만드는 색다른 경험도 해 본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강남구 가족센터에서 보내주신 소불고기에 ‘아랑하랑’표 소불고기와 파계란국을 만드는 미션도 있었습니다. 엄마는 꼭 쉬게 하라는 안내처럼 아들과 둘이 요리하자 아내도 매우 좋아했습니다.
우리 아들이 아빠랑 요리를 해보니 아빠랑 도자기 만드는 것만큼이나 재미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좋은 생각이 났습니다! 이제 아지트 일정은 다 끝났지만 ‘아랑하랑’의 요리하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요^^ 저는 토요일마다 그 이후로 아들과 함께 요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창한 요리가 아니어도 괜찮았어요. 아들과 핫케이크도 만들고 비빔밥도 만들었습니다. 무엇을 만드냐가 중요한 것ㄴ이 아니라 아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아지트를 통해 배우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