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가족학교(패밀리셰프) 참여후기] 팥 하나로 시작된 우리 가족의 변화
팥 하나로 시작된 우리 가족의 변화
2025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장려상 / 서울가족학교 패밀리셰프 (서대문구가족센터_이주미)
우리 가족사업에 참여하기 전까지 우리 가족은 바쁘다는 이유로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늘 가까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상에서는 각자 해야 할 일에 몰두하느라 대화를 길게 나누는 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 참여가 우리 가족에게 어떤 변화를 줄지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던 가족 팥빙수 만들기 활동에서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프로그램 안내에 따라 재료를 준비하려 했는데, 정작 ‘팥’을 구하지 못한 겁니다. 동네 슈퍼를 몇 군데 돌아다녀도 팥을 팔지 않았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다음에 하자” 하고 활동을 미뤘을 텐데, 이번에는 이상하게도 누구 하나 포기하자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아이가 먼저 말했습니다.
“팥 없어도 할 수 있지 않아? 우리 과일로 해서 만들어보자!”
아이의 말에 분위기가 한 번에 밝아졌습니다. 우리는 냉장고에 있던 과일들을 꺼내 함께 손질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어떤 과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모양으로 자르면 예쁠지, 이런 소소한 얘기를 하며 웃었던 시간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결국 팥 대신 과일이 올라간 특별한 ‘우리 가족 빙수’가 만들어졌고, 그 맛은 성공이든 실패든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움이었습니다.
이 작은 경험이 우리 가족에게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아이의 의견을 자연스럽게 듣고, 그 의견을 중심으로 가족 활동이 흘러가는 순간을 처음 경험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아이를 따라간 것이 아니라, 아이가 활동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 우리 아이가 이렇게 스스로 생각할 줄 알았구나.” 하는 깨달음이 왔습니다. 실제로 그 이후부터는 아이가 집에서 하고 싶은 활동을 더 자주 이야기하고, 가족 모두가 그 제안을 기꺼이 들어주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예전보다 대화가 많아졌습니다. 특별한 주제가 없어도 일상의 일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로 이어지고, 가족끼리 함께하는 시간이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함께하면 된다.”는 마음이 우리 가족 안에 생겼습니다.
서울가족사업 참여는 우리 가족에게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가족이 다시 연결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변 가족들에게도 이 경험을 이야기했더니, 다들 “우리도 한번 해볼까?”라는 반응을 보여 더 반가웠습니다. 작은 활동 하나가 이렇게까지 가족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팥이 없던 날’로 기억될 그 순간은, 지금 우리 가족의 관계를 더 따뜻하게 만든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완벽한 준비보다 서로의 마음을 먼저 챙기는 가족이 되고 싶습니다. 이번 프로그램 덕분에 우리 가족은 한 걸음 더 가까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