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가족학교(예비신혼부부교실) 참여후기] 서로 다름을 생각하며 다정하게 기다리기

서로 다름을 생각하며 다정하게 기다리기

2025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장려상 / 서울가족학교 예비신혼부부교실 (강동구가족센터_제갈현자)

 

바늘구멍 같은 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를 간신히 넘어보니 그보다 더한 사회가 턱하니 버티고 있었다. 매일매일이 힘든 나날이었고 그 힘듦을 꾸역꾸역 버티며 사회생활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에게 언제든 힘들면 일을 그만두어도 아무 지장이 없는 남자 정도는 될 수 있다는 어설픈 청혼을 받았다.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게 해준다는 말보다 현실적인 그 말이 더 마음에 와닿아 청혼을 받았고 나는 평생의 든든한 내 편을 가지게 되었다.

남편은 어떤 상황이든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라 쓸데없는 말이 없었고 무던한 편이라 나는 그 안에서 깊은 안정감을 느꼈다. 그런 안정감으로 8년째 살면서 무엇이든 좋은 방향으로 넘기고 자신의 생각을 쉽게 말하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나는 답답함을 느꼈다. 성격 급한 나는 빨리 행동이나 말로 옮기지 않는 남편 대신에 먼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해야 했고 남편은 회피하려고만 하는 모습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갈수록 내 감정을 여과 없이 내뱉었고 남편은 온전히 내 감정을 받아야 했다. 언제나 다툼은 일방적이었고 나는 남편이 어려웠다. 남편이 왜 어렵고 힘든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올해 뜻밖의 서울 가족학교 예비부부교실 참여자 모집을 보게 되었다. 예비부부는 아니었지만 관심 있는 참여자로 참가하게 된 우리 부부는 정말 많은 도움을 한꺼번에 받았다.

DISC를 이용하여 서로를 이해해 보기를 통해 외향적인 성격에 빠른 의사 결정을 가진 나와 내향적이며 신중하고 인내심 많은 남편은 성향 자체가 달라 행동과 말도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음을’, ‘그 당연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일까’ 라는 후회가 밀려들어왔다. 진행해 주신 강사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기다림을 참지 못하고 먼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사람이라 남편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앞으로 어떤 상황이 생기면 우선 남편이 먼저 해결할 수 있게 기다리라고, 남편은 신중한 사람이라 그게 무엇이든 잘 해결할 사람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관건은 나의 기다림이었다.

선생님의 말씀을 생각하며 우리 부부는 행복한 커플 대화법을 통해 서로에게 맞는 대화법을 찾았다. 여기서도 나는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당신이 먼저 해줬으면 좋겠어. 나는 ‘기다릴게.’라는 말을 했다. 서로의 감정에 대해 바꿔가며 얘기하는 그 시간 덕분에 나는 남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기질적으로 성격이 급한 탓인지, 아니면 어쩌다 보니 급한 사람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다정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남편은 나에게 자신의 감정을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두 손을 맞잡고 눈을 맞추며 나누는 대화는 달랐다. 어느새 코끝이 뜨거워졌고 남편의 맑고 순한 눈에 눈물이 맺혔다. 나는 당황스러워 ‘이게 눈물 날 일이야?’라며 특유의 장난스러운 말을 내뱉었다. 나도 남편도 웃으며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다정하게 기다릴게. 라는 내 말에 남편은 ‘고마워.’라고 했다. 숱하게 맞잡은 두 손이 그 어느 때보다 따뜻했다.


TOP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