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맞돌봄프로젝트 참여후기] 우리의 프로젝트는 영원하리

우리의 프로젝트는 영원하리

2025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우수상 / 남성양육자 맞돌봄프로젝트 (송파구가족센터_한우영)

 

저는 서울에서 부인과 함께 두 딸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2024년에 첫째 규빈이와 아자(아빠 자녀)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올해 2025년 둘째 수빈이와 남성 양육자 대상 맞돌봄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뭐든지 한번은 얼레벌레하기 쉬워도 또 하라고 하면 하기 어렵기 마련입니다. 군대도 한번은 어찌어찌 다녀왔지만, 또 가라고 하면 못 갈 것 처럼요. 그렇지만, 아빠로서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또다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면서 둘째 수빈이에게 새삼스럽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항상 뭐든지 규빈이에게 밀려서 두 번째로 하기 일쑤였고, 옷도 규빈이가 입었던 옷만 입고, 돌잔치도 수빈이 때는 “한번 해봤으니까 그냥 대충 넘어가자“ 는 식으로 집에서 조촐하게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수빈이는 아기 때부터 분위기 파악을 잘해서 떼도 잘 쓰지도 않고, 불평도 안 해서 키우기는 편했지만, 오히려 그런 의젓한 모습이 더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수빈이와의 프로젝트를 더더욱 열심히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요.

 

맨 먼저 일정표를 봤습니다.

카네이션바구니 만들기, 피크닉 도시락 만들기, 몽촌토성 방문 등등 다채로웠습니다. 제가 어릴 때만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프로젝트를 그것도 무료로 수빈이와 할 수 있다는 것에 서울시 가족센터와 송파구 가족센터에 무한히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서울시와 송파구에서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시니, 그 열의에 힘입어 규빈이와 수빈이를 잘 키워야겠다는 의지가 샘솟았습니다.

한편 수빈이는 아빠와 둘이서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에 좀 어색함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는 규빈이와 수빈이랑 있을 때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는 해주었지만, 대화를 그다지 많이 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정말이지 아이들과 같이 있으면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생각이 나질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가서 수빈이와 뭔가를 같이 한다는 것은 더더욱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다 해버리는 게 속편하지, 수빈이와 함께 하는 건 오히려 거슬리기만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프로젝트는 아빠와 아이가 한 팀이 되어서 같이 해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그나마 작년에 규빈이와 프로젝트를 할 때는 그래도 규빈이가 9살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말을 알아들었지만, 올해 수빈이는 이제 겨우 7살이었기 때문에 이런 아이와 어떻게 화합을 해서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수빈이가 너무나도 만들기를 잘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의 7살과 지금의 7살은 천지 차이라는 것을요. 또한 수빈이랑 7년 동안 같이 살았지만, 수빈이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제 속에 빠져서 수빈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수빈이와의 프로젝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원한 열무김치 담그기였습니다. 사실 그 날은 너무 불안했습니다. 저는 열무김치를 어떻게 만드는지도 몰랐고, 수빈이는 열무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하기 짝이 없었는데, 다행히 강사님께서 너무나도 쉽고 친절하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잘 설명해주셔서 너무 재미있게 열무김치를 만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또한 저는 수빈이가 아직도 간난아기처럼 보여서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양파도 잘 다듬고, 열무도 잘 다듬는 모습을 보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저는 이번 남성 양육자 대상 맞돌봄 프로젝트를 통해 수빈이와 아주 가까워졌고, 수빈이도 아빠가 남자 중에는 제일 멋있고 좋다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또한 수빈이에 대한 고정관념도 많이 사라지고 과소평가하는 마음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맞돌봄 프로젝트 마지막 날에 출석을 잘했다고 개근상까지 받았습니다. 다 끝나고 가족센터 선생님께 받은 피자를 수빈이랑 먹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나갈 수는 없을까? 그리곤 문득 수빈이와 함께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떠올랐습니다. 같이 줄넘기 100개 성공하기였습니다. 수빈이에게 얘기했더니 “응, 아빠랑 같이 하면 성공할 수 있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인 즉은 맞돌봄 프로젝트를 통해 아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뜻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틈틈히 수빈이와 줄넘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줄을 넘기면 수빈이가 뛰는 방식으로 올해 안에 100개를 성공하려고 목표를 세웠고, 현재 기록이 64개입니다.

제가 어릴 때는 아버지와 같이 뭘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주말도 쉬지 않고 일을 하셨고, 직장에서 돌아오시면 잠만 주무셨으니까요. 그냥 아버지는 돈만 벌어주시면 할 일을 다 하신 거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돈만 벌어준다고 다가 아닌 것 같습니다. 사회의 가장 기본인 가정에서 서로 소통, 화합이 안되면 밖에 나가서 어떻게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저 역시 서울시 가족센터와 송파구 가족센터가 아니었다면 아버지와 다를 바 없었을 것입니다.

정말 서울시 가족센터와 송파구 가족센터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바로 우리 규빈이와 수빈이를 잘 키워서 밝은 마음과 올바른 인성을 가지게 해서 이 세상에 조금이나마 쓰임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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