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가족학교(예비신혼부부교실) 참여후기] 싸우지 않는 법보다 잘 싸우는 법을 배운 시간

싸우지 않는 법보다 잘 싸우는 법을 배운 시간

2025 서울가족사업 참여후기 공모전 / 최우수상 / 서울가족학교 예비신혼부부교실 (노원구가족센터_최문영)

 

결혼을 앞두고 있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결혼 전에 부부학교 한번 들어봐라.”라고 하셨다. 처음엔 ‘우리가 특별한 문제도 없는데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호기심에 노원구 가족센터의 예비부부교실을 신청했다. 결혼 준비로 정신없던 시기였지만 진짜 부부 될 준비를 할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수업 시간에 전보영 강사님께서는 감정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특히 서로가 어떤 포인트에서 힘을 얻고, 또 어떤 포인트에서 지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대화의 핵심이라고 하셨다. 우리 부부는 이를 알게 된 후부터는 일상에서 사랑의 방식이 달라졌다. 상대가 힘들어 보이면 이유를 묻기보다 “산책할래?” 하며 손을 내민다. 그렇게 우리는 말보다 행동으로, 위로보다 공감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리듬을 이해하는 관계’가 진짜 사랑이라는 걸 느꼈다.

또 “감정 위주의 대화와 해결 중심의 대화는 구분해야 한다.”라는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이야.’라고 시작하면 감정을 어루만지는 대화가 되고, ‘지금은 해결을 위해 말할게.’라고 시작하면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해보니 놀라울 만큼 효과가 있었다.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 소모가 줄고, 대화가 훨씬 부드러워졌다.

남편은 원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다. 강사님께서 추천하신 감정 카드를 사용하면서는 조금씩 달라졌다. “이 단어가 오늘 내 기분이랑 딱 맞는 것 같아.”라며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꺼내놓는 순간이 늘었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그가 이제는 나보다 먼저 감정 카드를 꺼내며 “오늘은 자기 차례야.”라고 말하며 내게 카드를 건넨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고, 서로의 마음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걸 느낀다.

그 후로 우리 부부의 일상은 조금 달라졌다. 작은 일에도 고맙다고 표현하고, 서로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게 되었다. 남편이 “오늘 당신 덕분에 하루가 행복했어.”라고 말하면 하루의 피로가 녹아내린다. 집에서 둘이 보내는 시간이 제일 행복하고 충전되는 순간이 된 것도 그때부터였다.

예비부부교실은 단순한 결혼 준비 과정이 아니라 사랑을 유지하는 기술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요즘은 결혼식 준비에는 몰두하지만 정작 결혼 ‘관계 준비’는 미루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요즘 내 친구들이 결혼한다고 하면, 나는 식장보다 먼저 이 예비부부교실을 추천한다.

이 교실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됐다. 나는 뭐든 잘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감정을 표현하고 다루는 일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감정 대화는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관계를 지켜주는 생활습관이었다. 꾸준히 표현하고 연습할수록 사랑의 크기는 자라났다.

아직은 서툰 병아리 부부지만 예비부부교실을 통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서로를 향한 대화와 존중, 그리고 작은 연습들이 우리 부부를 자라나게 한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잃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부부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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