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우수참여후기 장려 "아들과 친구가 되다."

아들과 친구가 되다.

2019 부자유친프로젝트 우수 참여후기 장려상/송파구센터 김영철

 

2015년 8월 8일 우리 집에 막내 건호가 태어났습니다.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몇 번을 엄마, 아빠 걱정을 시키더니,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2녀 1남 중 막내다 보니 누나들과 주변의 예쁨을 많이 받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정작 아빠와는 회사 일을 핑계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건호가 5살이 되던 해인 올 3월 “다음 주부터 송파구에서 진행하는 ‘부자유친프로젝트’라는 놀이프로그램에 건호랑 참석해. 신청해 놨어! 그래서 건호랑 좀 더 친해져 봐!”라고 부인이 얘기했습니다. 저는 주말에 쉬고 싶은데 그런 프로그램을 신청했다며 부인을 나무랐습니다. 또한, 건호랑 단둘이서 외출을 해보지 않아 두려움도 밀려왔습니다.

 

드디어, 3월의 셋째 주 토요일 아침, 건호의 손을 잡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저는 새삼 건호랑 단둘이 외출해 본 적 없었다는 기억에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서 있었습니다. 그때 건호가, “아빠! 우리 버스 타는 거야? 와, 신난다!”라고 말했습니다. 건호가 좋아하는 걸 보니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습니다.

 

이내 버스가 도착하고 우리는 버스에 올라 뒷좌석에 앉았습니다. 건호는 창밖을 보면서 연신 ‘아빠랑 같이 버스 타니까 좋아!’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자니 왠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동안 바쁘고 힘들다는 핑계로 건호랑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한 탓이겠지요.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장소에 도착해 보니 몇몇 아빠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건호를 또래 아이들이 놀고 있는 옆 놀이방에 두고 조용히 빈 자리에 앉았습니다. 첫 시간은 자녀 훈육이었습니다. 강의 내용은 무료라고 하기엔 내용과 강사님의 열의가 너무 좋았습니다. 이 강의를 통해 건호가 잘못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나만의 방법을 고민해 보고 다른 아빠들의 훈육에 대한 고민을 들어볼 수 있어 저에겐 아주 유익하고 필요한 시간이었습니다. 건호와 좀 더 잘 지내고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시간은 원예 활동이었습니다. 건호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우리 집을 꽃들로 만들어 보는 거였습니다. 여러 가지 소품으로 집을 만들어 스펀지 판에 꽂고 갖가지 꽃으로 장식하였습니다. “아빠, 누나들하고 엄마하고 이런 집에서 살고 싶어!” 웃으면서 얘기하는 건호의 얼굴에는 어느새 함박웃음이 가득했습니다. 건호의 웃음은 곧 아빠인 저에게 전이되어 저 또한 미소를 짓게 되었습니다. 또한, 건호가 이렇게 활짝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언제인지 새삼 생각해 보았습니다.

 

수업이 끝날 무렵 건호는 저에게 “아빠랑 만들기 하니까 정말 좋아, 어린이집에서 하민이랑 노는 거보다 좋아!”라고 얘길 하였습니다. 하민이는 어린이집에서 건호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인데 그 친구와 노는 것보다 더 좋다고 해주니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럼 이제 아빠랑 친구 할까?” “좋아!!” 이렇게 하여 건호와 전 친구가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건호가 “아빠랑 노니까 제일 좋아!”라고 말하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침만 해도 건호와 단둘이 외출하는 게 겁나던 제가 ‘부자유친프로젝트’라는 놀이프로그램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고, 또 건호랑 외출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동안 시간이 있어도 건호랑 어떻게 놀아야 할지, 잘못하면 어떻게 혼을 내는지에 대해 너무도 무지했었던 저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이고 건호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아빠랑 노는 걸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해준 부인에게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이후로도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에, 건호와 함께 음악놀이, 미술 놀이, 신체놀이, 요리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였습니다. 장소와 놀이 내용은 모두 달랐지만, 건호와 늘 함께 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건호와 전 좀 더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으며 남자들끼리 뭔가 통하는 걸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 건호가 아빠를 생각할 때, 때론 친구처럼 때론 다정한 아빠처럼 건호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도 많이 노력하고자 합니다. 또한, 내년에도 ‘부자유친프로젝트’를 하게 된다면 꼭 참석하고 싶고 주변에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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